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아빠의 안전점검 우리가족 안전행복?

아빠의 안전점검 우리가족 안전행복?


 

광주->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오던 길, 고속도로 옆 공사장에 설치된 커다란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아빠의 안전점검 우리가족 안전행복

순간 몇해전 결혼한 언니가 늘어놓았던 푸념이 떠올랐다.

"일을 계속한다니까 '일은 해도 좋지만 대신 집안일에 소홀히 해서는 안돼'

라고 설교하더라"


언뜻 듣기에 연관성없는 발언같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두가지 말들은 긴밀한 연관관계를 지니고 있다. 두 발언 모두 '가장의 책임은 아빠에게 집안일과 양육의 책임은 엄마에게'라는 불변의 명제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물론 아빠를 지칭한다.)의 재해, 가족에겐 재앙입니다.

이 표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가족 구성원 누군가 재해를 당한다면 가족전체는 함께 재해의 피해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길거리에 난무하는 수많은 표어가,  그리고 이 표어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동등한 가족공동체 일부의 손상을 말하고 있는가?

대답은 NO. 재앙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가족공동체 일부의 손상이 아니라 가족공동체 전부의 손상을 말하고 있다. 가장이라는 책임을 전적으로 지니고 있는 아버지의 손상은  그 가정의 경제적 능력의 완벽한 상실과 가정을 구성하는 핵심기둥의 손상을 의미한다고 표어들은 말하고 있다. 즉, 남성이 유일한 가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 사촌언니의 푸념이 이 표어가 겹쳐지는 것이 이 까닭이다. "남성만이 유일한 가장이다" 라는 명제. 아직도 우리사회는 가장의 역활을 아빠 혹은 남편에게 있음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여성가장이라는 단어가 있으나 여성가장은 남성이 부재된 가정내에서의 여성을 지칭하므로 제외다.)


가장=남성 이라는 인식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괴롭혀 왔다. 강압된 책임으로 남성들은 막중한 책임의식에 시달려야 했고, 여성은 사회에서 배제되어 집 안에만 갇힌 채, 남성의 권력을 인정해 주는 한 편 스스로의 가치를 전혀 인정받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을 살아나가야 했다.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현재도 이러한 상황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여성들은 과거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여성의 역활을 수행하는 한편 경제적인 능력도 시험받고 있다.(물론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가장 역활을 인정해주지 않을 뿐더러 가장의 역활과 살림 육아의 책임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간극에서 많은 여성들은 이중의 책임을 진 채 쏟아지는 일속에 파묻혀 살고 있다. 동시에 가장의 역활을 인정해주지 않는 가정내에서 절대적 권위를 내세우는 가장 남성의 욕구를 해결해줘야 하는 역활도 맡고 있다.


웃는엄마 밝은가정 알고보니 아빠안전

아빠의 안전점검 가족의 행복확인

아빠가 지킨안전 행복한 우리가정

 

이 표어들은 아빠의 안전을 염려하는 표어뿐만 아니다, 여성들에게는 이중 삼중의 책임을 부과하고 무엇하나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의 관점을 주지시키는 무시무시한 의미를 지닌 표어들일 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