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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과 성추행의 관계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

좀 어이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퇴근시간대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버스를 탔는데 잠시 후에 자기 옆에

젊은 청년이 서더란다

 

그런데 시간대가 그래서 그랬던지

그렇지 않아도 사람많은 버스안에

자꾸만 사람들이 꾸역꾸역 타

거의 사람들이 쥐포화되어가는 와중에

옆에 있는 청년이 자꾸 가슴에

손을 대는 걸 느꼈다는 것이다

 

처음 한두번은 사람이 워낙 많아

서있기도 힘든 버스여서 그랬겠지

생각했는데, 이게 정도를 지나치게

자꾸 와닿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대화는 커녕 제대로 서있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이 친구는

일단 가방으로 가슴을 가리는

방법을 취하곤 때를 기다렸다.

 

시청을 지나서야 겨우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가슴에 닿는 감촉의

불쾌감을 여전히 기억하는 그녀는 

"이봐요, 실수로든 남의 신체를 만졌으면

사과를 해야죠." 라고 했더니 왠걸

이 청년 가볍게 썩소를 날리며 

"뚱땡이 주제에 무슨...."이라는 말을 남기고

어안이 벙벙해있는 그녀를 남기고

버스를 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청년의 태도보다 더 분한 것은

그 사람이 내린후 버스안 사람들의

킥킥대는 비웃음이었단다

 

건강에 조금 무리가 있을정도의

체중을 소지한 그녀가 당한 성추행은

그 뻔뻔스런 청년에게도 버스안 사람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궤변에 불과했다

 

체중과 미모가 인간의 인권에 비례할 수 없고

하물며 성적인 폭력이야 말 할 필요도 없겄만

미와 체중이 가치로 인정받는 사회에서는

최소한의 룰조차 지켜지지 않는 듯 하다

 

성추행을 당하고도

사과는 커녕 타인의 비웃음을 받은

그녀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그러나 그들의 표현대로

가치가 덜한 몸을 소지한 그녀는

정당한 분노마저 표출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성추행을 성추행이라

인권을 인권이라 인정받는 사회는

아직도 허무한 유토피아에 불과하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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