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죽음이 주는 감사

내가 기억하는 첫죽음은 닭씨의 죽음이다

 

모처럼 시골집에 놀러갔던

초복인지 말복인지 아무튼 복날이었는데

할머니가 닭을 잡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목이 반쯤 잘린채

(반은 붙어있은채 -ㅅ-;;)

꽤나 비참한 몰골로 드넓은 시골집 마당을

뛰어다녔던 닭씨의 죽음은 이후로도 꽤나 오랬동안

충격적인 영상으로 내 머리에 기억되었다.

 

덕분에 그 후로 한동안 닭고기를 못먹었으며,

종종 머리가 반쯤 달린 닭이 나를 공격하는

충격적인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래도 어린시절의 그 기억은

닭고기는 물론 모든 고기를 보면

자연스레 닭씨의 죽음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그 끔찍한 죽음의 기억은 내가 섭취하는

고기가 누군가의 생명이었음을 각성케 하는

촉진제가 되었다

 

이런 경험이 나중에는

내가 섭취하는 음식이 생명이었음을

생명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

 

지금은 해산물은 먹는 채식인으로 지내며

여전히 그때의 충격을 지니고 있다.

(충격이 주는 교훈과 함께...)

 

간혹 채식에 대해서 너무 강력한 자부심을 갖고있어

육식을 하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있고,

채식주의자에게 식물은 생명이 아니냐는

일차원적인 비아냥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사실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채식주의자던 육식을 하던 사람이던

가장 중요한것은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이

생명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점이다.

 

좀 우스운 것이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사람들은 그것이

소라는 생명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음....채식이냐 육식이냐의

무엇을 섭취할 것인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먼저 생명에 대한 각성이

수반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음식 남기지 말란 말이다! ㅎㅎ

식당어디를 가도 넘쳐나는 음식때문에

정말 가슴아프다 ㅠㅅㅠ

 

돼지고기던 버섯이던

타살된 생명체를 감사히 먹지는 못할망정

맛없다고 배부르다고 남기는 건

정말 못봐줄 일이다

(물론 나도 ㅠㅅㅠ)

 

그래서 난 육식을 즐기는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런 할 말이 없지만

음식을 남기는 사람에게는

할 말이 무지하게 많다.

 

아무튼 음식 남기자 말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