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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18
- 인정하고 견뎌내다.
친구가 전공을 문화쪽으로 하고 싶은데 뭘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에 그럼 부르디외, 푸코, 데리다같은 사람하지 그러냐
라고 했더니,
자긴 남자들이 한 이론 같은 거 공부는 해도 전공하고 싶은
맘은 전혀 없다고 했다. 무슨 말인진 알 듯 했지만
뭐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갔다.
그리고 오늘 무슨 영화평을 읽는데 '진보적인' 글임에도
불구하고 그 텍스트를 읽어내는 방식이 남성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그 영화를 두번 봤었다. 내가 그 영화를 읽었을 땐
퀴어 정치학이었던 것이, 그 사람이 읽어내는 순간 국제정치로
해석되는 걸 보면서, 이게 바로 그런 거구나 싶었다.
불편한 평론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진보와 소수자의 진보 사이에
그 갭이 느껴졌다면 좀 오바일려나.. 논리를 펼쳐가는 과정이
자기 진보를 펼치기 위한 장의 설정인 것 같아
진보를 외친대도 같은 진보가 아니라 여러 진보들이 보였다.
아무래도 '그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진보들 간에도
끊임없는 전선들의 투쟁이 있어야겠지...
난 왜 스스로 인생을 망치려는 사람처럼
시간을 보내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열두번씩 하게 된다.
그건 내가 정말 삶을 잘 살고 있는가, 엉망으로 보내는가
등의 판단이라기 보단 자책에 너무 익숙한
자학성 성향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
방패막을 준비할 틈도 없이 그냥 세상에 내던져진 채 살다보니
세상이 전쟁터로 느껴지는 게 당연했다.
조금이라도 꿈에 가까워지고 미래를 만들기 위해선
하루하루를 편하게 지낼 수가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혼자 책망하면서 산다고
달라지는 게 없는 걸 보면 그냥 이런 자학에
익숙해져가나 보다 싶다. 혼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렇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이게 무슨 나이 먹는다고 해결될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지도 않고, 이건 모조리 태도때문에 비롯된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런 것에 익숙해지는 것은 정말 싫지만
단순히 도망친다고 될 그런 일도 아니기 때문에 매우 힘든 일이다.
두가지 방법이 있다면
하나는 한국을 오랜 시간 동안 떠나있는 것일테고
다른 하나는 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견뎌내는 것이다.
방법은 그냥 이게 내 삶이라고.
인정하고.
견뎌내다.
공허감을 잘 견뎌내지 못하는 내겐 모든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이런 게 가장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누가 대신해주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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