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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그 자체가 죄인 것.

오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할까.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일이랜다.
16세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법정에 출두했다.
그 이유는 성폭력의 피해자로서 법정에 나섰다.
그녀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에 의해서 성폭력을 당했다.
당연히 이탈리아 법전에는 성폭력에 대한 처벌이 있다.
그러니 당연히 성폭행을 한 죄인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다.
소녀도 자신에게 치욕스러운 범죄를 저지른 죄인을 벌할 수 있는 법정이었다.

그러나 그녀를 범한 죄인은 아주 경미한 벌을 선고 받았다.

왜냐고?

그녀는 성폭행을 당하기 전에 이미 성적인 활동을 했다는 이유여서이다.
이미 처녀성을 잃은 소녀에게 성폭행이란 그저 얼굴을 얻어 맞은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니, 처녀성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소녀에게 악몽으로 남겨질 범죄를 제대로 벌할 수도 없다는 것인가.

이는 전부 가부장제에 의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에 의한 법제도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여성을 혐오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한 여성 재소자가 교도관에 의해 성추행을 꾸준히 당하고, 결국 그에 못이겨 자살을 했다는 기사가 뉴스에 나오고 있다.
내가 기가 막혀하는 것은 이러한 기사에 대한 정부와 교도소의 입장에 대한 기사이다. 어제 밤에 본 뉴스에서 교도소장이 말하길, 이 여성 재소자는 이미 여러번 정신과 상담을 받던 재소자이고, 그런 이유로 자살이 성추행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물론 기사 내용은 기자가 맘대로 잘라서 붙일 수도 있으니 곡해할 여지가 있더라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말을 했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사실 권력 구조상, 재소자는(여성이든 남성이든) 교도관 아래에 놓이는 위치이다. 당연히 그녀로서는 교도관에게 저항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녀에게 범해진 성추행을 그녀는 어떻게 참아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자살의 원인은 어떻게든 자살한 사람의 유서에서 찾는게 옳지 않는가?
그녀의 유서는 그 정도의 가치도 없나?

결국 교도소인 "권력"은 한 여성의 죽음을 자신들이 범한 죄가 아니라 "그녀의" "정신 상태"로 책임 전가하고 있다.

그녀의 정신상태가 어찌되었든 그녀가 피해자라는 사실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이는 전부 가부장제에 의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에 의한 법제도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여성을 혐오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의 성추행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바로 한나라당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다. 뉴스에 대서특필되고 헤드라인으로 나오는 이 사건은 자본주의 사회의 피폐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자와 재소자"

왜?
여성들이 다 성추행을 받은 것이 아니더냐.
물론 여기자가 직업 특성상 언론에서 보다 더 크게 다루어질 것이라는 것은 잘 알지만, 문제는 한나라당과 언론이 보여주는 행동이 교도소와 언론이 보여주는 행동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당대표가 나와서 사과하는 것, 그것으로 한나라당을 봐주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그들이 보여주는 차별성에 대해서 화가 나는 것이다. 여당이 하는 일, 정부가 하는 일, 전부가 못마땅해서 반대하는 야당들이 왜 이 재소자 문제를 가지고는 한마디 말도 없는 건지.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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