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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석학 캘리니코스의 역작
이 책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반자본주의 선언≫(An Anti-Capitalist Manifesto, Polity, 2003)을 완역한 것이다. 캘리니코스는 현존하는 마르크스주의 분야의 세계 석학이자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Socialist Workers Party)의 지도적 인물로서, 그의 주요 저작들이 이미 대부분 번역돼 출판됐으며, 최근 우리 나라에 자주 방문 강연하여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반자본주의 운동
1999년 ‘시애틀 전투’에서 시작돼 올해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있었던 반WTO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세계화 운동은 1989~1991년 소련?동유럽 블록의 붕괴 이후 인류의 숙명으로 간주돼 왔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결코 인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웅변하고 있다. 또한 체제에 대한 집단적 저항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의 부활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론적/실천적 의의를 갖는 새로운 사회 운동 흐름이다.
그런데 반세계화 운동은 흔히 “운동들의 운동”(movement of movements)이라고 불리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점을 빼고는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다양한 운동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1999년 제3차 WTO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시애틀에 집결한 운동은 세계 각지의 노동 운동, 환경 운동, 농민 운동, 각종 NGO, 좌파 조직들이었는데, 이들은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슬로건 아래 하나로 합류했다.
하지만 오늘날 반세계화 운동의 내부에서 몇 가지 쟁점을 둘러싸고 상이한 입장들이 존재한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저지하는 것이 자본주의 틀 내에서 성취될 수 있다고 보는지의 여부, 그리고 이 과제를 기존의 국가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하는지의 여부, 또 이 과제를 수행하는 주체로서 조직 노동 계급의 중심성을 인정하는지의 여부, 2001년 9/11 대미 테러와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 이후 대두되고 있는 반전 운동과의 연대 여부 등이 그 주요한 쟁점들이다.
반자본주의 운동의 쟁점과 과제
캘리니코스의 ≪반자본주의 선언≫은 이와 같은 반세계화 운동의 주요한 이론적/정치적 쟁점들과 향후 과제를 자신이 지지하는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에서 평가하고 정리한 책이다.
캘리니코스는 먼저 반세계화 운동이 세계화의 어떤 특정한 양상이 아니라, 세계화 그 자체에 대해 총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또 국제주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 운동을 반세계화 운동이 아니라 반자본주의 운동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캘리니코스는 이 책 전반부에서 반자본주의 운동의 배경이 되는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과정에서 금융 불안정과 과잉생산 위기, 환경 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캘리니코스는 최근의 세계화를 시장 근본주의의 전 세계적 확산, 금융세계화 등 주로 경제적 세계화로 이해하는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수 견해에 반대하면서, 오늘날 세계화는 무엇보다 미국 제국주의의 새로운 얼굴로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세계화 과정에서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정치/군사적 갈등이 격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오늘날 세계화는 '무장한 세계화'라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캘리니코스의 핵심 논지다.
그 다음 캘리니코스는 현재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양한 흐름을 ①반동적 반자본주의, ②부르주아 반자본주의, ③지역주의적 반자본주의, ④개량주의적 반자본주의, ⑤자율주의, ⑥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등 여섯 가지로 분류한 후, 마지막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의 입장에서 앞의 다섯 가지 반자본주의 운동 전략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다소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양한 흐름을 이와 같이 유형화해 비교/분석한 것은 캘리니코스가 이 책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다. 특히 현재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에서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ATTAC(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과 같은 개량주의적 반자본주의 전략과 최근 일부 좌파들이 지지하고 있는 자율주의에 대한 비판은 매우 날카롭다. 무엇보다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운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흐름들이 오늘날 세계화의 제국주의적 본질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반자본주의 운동을 반전 운동과 연계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캘리니코스는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양한 전략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이 지지하는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노선의 구체적 대안을 정식화한다. 캘리니코스는 팻 데바인(Pat Devine)의 ‘협상 조정’ 모델과 같은 민주적 계획 모델을 시장 경제를 대체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사회주의 경제 모델로서 제안한다. 캘리니코스는 나아가 자유/평등/연대와 같은 ‘문명 세계의 가치들’은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민주적 계획에 기초한 새로운 세계 경제 체제를 건설하는 혁명적 변혁의 토대 위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캘리니코스가 제안한 민주적 계획 모델은 최근 우리 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는 마이클 앨버트(Michael Albert)의 ‘참여 경제’(‘파레콘’) 모델과 함께 대안 체제 구상과 관련해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캘리니코스는 민주적 계획과 같은 ‘최대 강령’의 실현 이전에 반자본주의 운동이 집중해야 할 ‘이행기 강령’으로 ①제3세계 부채의 즉각적인 탕감, ②토빈세 도입, ③자본 통제의 회복, ④보편적인 기본 소득 도입, ⑤주당 노동시간 단축, ⑥공공 서비스 보호와 재국유화, ⑦누진세, ⑧이민 통제 폐지, ⑨환경 재앙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 도입, ⑩군산복합체 해체, ⑪시민적 자유 방어 등을 제시한다. 캘리니코스가 여기에서 열거하고 있는 반자본주의 운동의 ‘이행기 강령’들은 그 동안 반자본주의 운동 과정에서 제출된 각종 투쟁 슬로건과 요구들의 정수를 뽑아 낸 것들로서 향후 반자본주의 운동의 행동 강령으로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이다.
21세기의 ≪공산당 선언≫
1999년 시애틀 전투 이후 반자본주의 운동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수많은 팸플릿과 논문, 저서들이 출판됐지만, 반자본주의 운동을 그 배경과 주요 쟁점, 과제로 나누어 이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캘리니코스의 이 책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다음달 1월 16일부터 21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제4차 세계사회포럼이 열린다. 세계경제포럼에 맞서 열렸던 세계사회포럼이 벌써 4회를 맞이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는 한국에서도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라는 기치 아래 모인 전 세계 다양한 진보 세력들의 토론과 협력의 장이 될 세계사회포럼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이 책이 출간된 것은 더욱 뜻깊은 일이다.
그리고 이 책은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캘리니코스는 ≪공산당 선언≫의 형식을 간헐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공산당 선언≫이 역사에서 큰 획을 그었듯이, 이 책도 많은 논쟁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과 캘리니코스의 ≪반자본주의 선언≫
≪공산당 선언≫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정치 팸플릿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세계 20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혔다는 평가도 있다. “프롤레타리아가 잃을 것은 쇠사슬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라는 유명한 말로 끝나는 이 작은 책자가 인류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났다.
그러나 소련과 동유럽이 몰락하고 프란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을 외치는 동안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했던 예언은 빗나간 듯 보였다.
하지만 1999년 시애틀 저항 이후 급성장한 반자본주의 운동은 마르크스를 다시 복귀시키고 있다.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부르주아지는 자신의 생산물을 팔 수 있는 시장을 끊임없이 확장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으로 인해 지구상의 모든 구석구석을 누벼야 한다.……부르주아지는 산업의 발 밑으로부터 산업이 딛고 서 있는 일국적 기반을 빼앗아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현재 자본주의의 세계화를 아주 정확하게 예측한 것이었다. 또한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쟁적 자본 축적은 현재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묘사한 프롤레타리아화 과정이 세계적 규모로 계속되고 있다. 또한 자본의 세계화가 진행되는 정도에 따라 임금 노동자의 숫자가 전 세계에서 증가했다.
그러하기에 캘리니코스는 현 자본주의 사회의 분석의 틀은 마르크스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캘리니코스는 이 책의 2장에서 ≪공산당 선언≫ 3장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문헌”의 형식을 차용해 반자본주의 운동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력들의 정치 지형을 분석/비판하고 있다. 이 둘을 비교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다.
물론 ≪공산당 선언≫과 ≪반자본주의 선언≫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잘못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1848년 쓰여진 ≪공산당 선언≫과 2003년에 쓰여진 ≪반자본주의 선언≫은 150여 년이 넘는 시/공간적 거리를 극복해 서로를 보완/발전시키고 있다.
지은이 알렉스 캘리니코스 (Alex Callinicos)
1950년 짐바브웨 출생으로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며 SWP의 계간 저널인 ≪국제 사회주의≫(International Socialism)의 편집위원이다. 현재 영국 요크 대학교 정치학 교수다.
번역된 주요 저서로는 ≪마르크스의 사상≫(북막스), ≪노동자 계급에게 안녕을 말할 때인가≫(책갈피), ≪역사의 복수≫(백의), ≪노동조합 속의 사회주의자들≫(풀무질), ≪트로츠키주의의 역사≫(백의),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성림), ≪역사와 행위≫(교보문고), ≪이론과 서사≫(일신사), ≪현대 철학의 두 가지 전통과 마르크스주의≫(갈무리), ≪마르크시즘에 미래는 있는가≫(열음사), ≪알뛰세의 마르크스주의≫(녹두) 등이 있다.
옮긴이 정성진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며 사회과학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주요 역서로는 ≪마르크스의 사상≫(알렉스 캘리니코스, 북막스), ≪소련 국가자본주의≫(토니 클리프, 책갈피), ≪연속혁명 그리고 평가와 전망≫(레온 트로츠키, 책갈피), ≪붐 앤 버블≫(로버트 브레너, 아침이슬), ≪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형성 2≫(로만 로스돌스키, 백의) 등이 있다.
정진상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며 현재 사회과학연구원장이다.
주요 역서로는 ≪마르크스의 사상≫(알렉스 캘리니코스, 북막스)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한국 사회의 이해≫(지이) 등이 있다.
책소개 |
파이를 키우는 것이 먼저인가, 나누는 것이 먼저인가는 시장경제의 오래된 논쟁거리 중 하나다. 현재 세계 경제모델의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세계화'는 선 성장 후 분배를 말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 주장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60∼80년대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세계화가 주창되기 시작한 80∼2000년대보다 훨씬 나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반세계화, 반자본주의 운동의 배경과 주요 쟁점, 과제를 정리한 의미있는 저작이다.이 책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반자본주의 선언≫(An Anti-Capitalist Manifesto, Polity, 2003)을 완역한 것이다. 캘리니코스는 현존하는 마르크스주의 분야의 세계 석학이자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Socialist Workers Party)의 지도적 인물로서, 그의 주요 저작들이 이미 대부분 번역돼 출판됐으며, 최근 우리 나라에 자주 방문 강연하여 우리 나라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반자본주의 운동 1999년 ‘시애틀 전투’에서 시작돼 올해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있었던 반WTO 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세계화 운동은 1989~1991년 소련?동유럽 블록의 붕괴 이후 인류의 숙명으로 간주돼 왔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결코 인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웅변하고 있다. 또한 체제에 대한 집단적 저항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의 부활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론적?실천적 의의를 갖는 새로운 사회 운동 흐름이다. 그런데 반세계화 운동은 흔히 “운동들의 운동”(movement of movements)이라고 불리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점을 빼고는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다양한 운동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1999년 제3차 WTO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시애틀에 집결한 운동은 세계 각지의 노동 운동, 환경 운동, 농민 운동, 각종 NGO, 좌파 조직들이었는데, 이들은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슬로건 아래 하나로 합류했다. 하지만 오늘날 반세계화 운동의 내부에서 몇 가지 쟁점을 둘러싸고 상이한 입장들이 존재한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저지하는 것이 자본주의 틀 내에서 성취될 수 있다고 보는지의 여부, 그리고 이 과제를 기존의 국가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하는지의 여부, 또 이 과제를 수행하는 주체로서 조직 노동 계급의 중심성을 인정하는지의 여부, 2001년 9?11 대미 테러와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 이후 대두되고 있는 반전 운동과의 연대 여부 등이 그 주요한 쟁점들이다. 반자본주의 운동의 쟁점과 과제 캘리니코스의 ≪반자본주의 선언≫은 이와 같은 반세계화 운동의 주요한 이론적, 정치적 쟁점들과 향후 과제를 자신이 지지하는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에서 평가하고 정리한 책이다. 캘리니코스는 먼저 반세계화 운동이 세계화의 어떤 특정한 양상이 아니라, 세계화 그 자체에 대해 총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또 국제주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 운동을 반세계화 운동이 아니라 반자본주의 운동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캘리니코스는 이 책 전반부에서 반자본주의 운동의 배경이 되는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과정에서 금융 불안정과 과잉생산 위기, 환경 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캘리니코스는 최근의 세계화를 시장 근본주의의 전 세계적 확산, 금융세계화 등 주로 경제적 세계화로 이해하는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수 견해에 반대하면서, 오늘날 세계화는 무엇보다 미국 제국주의의 새로운 얼굴로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세계화 과정에서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정치, 군사적 갈등이 격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오늘날 세계화는 '무장한 세계화'라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캘리니코스의 핵심 논지다. 그 다음 캘리니코스는 현재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양한 흐름을 ①반동적 반자본주의, ②부르주아 반자본주의, ③지역주의적 반자본주의, ④개량주의적 반자본주의, ⑤자율주의, ⑥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등 여섯 가지로 분류한 후, 마지막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의 입장에서 앞의 다섯 가지 반자본주의 운동 전략의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다소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양한 흐름을 이와 같이 유형화해 비교?분석한 것은 캘리니코스가 이 책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다. 특히 현재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에서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의 ATTAC(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과 같은 개량주의적 반자본주의 전략과 최근 일부 좌파들이 지지하고 있는 자율주의에 대한 비판은 매우 날카롭다. 무엇보다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운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흐름들이 오늘날 세계화의 제국주의적 본질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반자본주의 운동을 반전 운동과 연계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캘리니코스는 반자본주의 운동 내부의 다양한 전략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이 지지하는 사회주의적 반자본주의 노선의 구체적 대안을 정식화한다. 캘리니코스는 팻 데바인(Pat Devine)의 ‘협상 조정’ 모델과 같은 민주적 계획 모델을 시장 경제를 대체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사회주의 경제 모델로서 제안한다. 캘리니코스는 나아가 자유?평등?연대와 같은 ‘문명 세계의 가치들’은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민주적 계획에 기초한 새로운 세계 경제 체제를 건설하는 혁명적 변혁의 토대 위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캘리니코스가 제안한 민주적 계획 모델은 최근 우리 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는 마이클 앨버트(Michael Albert)의 ‘참여 경제’(‘파레콘’) 모델과 함께 대안 체제 구상과 관련해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캘리니코스는 민주적 계획과 같은 ‘최대 강령’의 실현 이전에 반자본주의 운동이 집중해야 할 ‘이행기 강령’으로 ①제3세계 부채의 즉각적인 탕감, ②토빈세 도입, ③자본 통제의 회복, ④보편적인 기본 소득 도입, ⑤주당 노동시간 단축, ⑥공공 서비스 보호와 재국유화, ⑦누진세, ⑧이민 통제 폐지, ⑨환경 재앙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 도입, ⑩군산복합체 해체, ⑪시민적 자유 방어 등을 제시한다. 캘리니코스가 여기에서 열거하고 있는 반자본주의 운동의 ‘이행기 강령’들은 그 동안 반자본주의 운동 과정에서 제출된 각종 투쟁 슬로건과 요구들의 정수를 뽑아 낸 것들로서 향후 반자본주의 운동의 행동 강령으로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이다. 21세기의 ≪공산당 선언≫ 1999년 시애틀 전투 이후 반자본주의 운동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수많은 팸플릿과 논문, 저서들이 출판됐지만, 반자본주의 운동을 그 배경과 주요 쟁점, 과제로 나누어 이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은 캘리니코스의 이 책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다음달 1월 16일부터 21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제4차 세계사회포럼이 열린다. 세계경제포럼에 맞서 열렸던 세계사회포럼이 벌써 4회를 맞이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는 한국에서도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라는 기치 아래 모인 전 세계 다양한 진보 세력들의 토론과 협력의 장이 될 세계사회포럼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이 책이 출간된 것은 더욱 뜻깊은 일이다. 그리고 이 책은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캘리니코스는 ≪공산당 선언≫의 형식을 간헐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공산당 선언≫이 역사에서 큰 획을 그었듯이, 이 책도 많은 논쟁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 |
[예스24 제공] |
지은이 소개 |
알렉스 캘리니코스 저자 - 알렉스 캘리니코스 - 1950년 짐바브웨 출생으로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며 SWP의 계간 저널인 「국제 사회주의」(International Socialism)의 편집위원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자본론의 논리학」이라는 논문으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3년 현재 영국 요크 대학교 정치학 교수이기도 하다. 영국 반신자유주의 단체인 글러벌 라이즈 레지스턴스(Globalise Resistance)의 활동가이며, 우리 나라에도 여러 차례 방문해 강연한 적이 있다. 지은 책에 <마르크시즘의 미래는 있는가>, <현대철학의 두가지 전통과 마르크스주의>, <역사의 복수>, <노동조합 속의 사회주의자들>, <이론과 서사>, <알뛰세의 마르크스주의> 등이 있다. 역자 - 정성진 -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며 사회과학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주요 역서로는 ≪마르크스의 사상≫(알렉스 캘리니코스, 북막스), ≪소련 국가자본주의≫(토니 클리프, 책갈피), ≪연속혁명 그리고 평가와 전망≫(레온 트로츠키, 책갈피), ≪붐 앤 버블≫(로버트 브레너, 아침이슬), ≪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형성 2≫(로만 로스돌스키, 백의) 등이 있다. 역자 - 정진상 -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며 현재 사회과학연구원장이다. 주요 역서로는 ≪마르크스의 사상≫(알렉스 캘리니코스, 북막스)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한국 사회의 이해≫(지이) 등이 있다. |
[엘리트2000 제공] |
목차 |
한국어판에 부치는 저자 머리말 |
[알라딘 제공] |
중앙일보 | 좌파의 역사 읽기와 만들기 | 정운영 논설위원 | 2004.07.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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