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의 임금체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은 5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 고의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자기 주머니에 넣으려 한 것은 3년 이하 징역과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다. 이를 '깔끔'하게 해야 할 '돈문제'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예의와 도리의 문제로 생각하고 싶은 것 같다. 반의사불벌죄라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더라도 죄는 죄다. 그동안 '과학적 인식'을 강조하는 기사가 자주 올라왔던 것 같은데, 역시 사회에 대한 과학적 인식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떨어트려 생각할 수 없나보다.

-개인적으로 어떤 사이이건 근로계약을 한 갑을 관계임에도 근로계약이 아니라 '너와 나는 평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능력을 가늠해서 함께 일하고자 약속한 것'이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서점에는 자기개발서가 쌓여있는 우리 사회의 기업들이 그려놓은 환상의 세계다. 이 반성과 사과에서도 이 환상의 세계가 느껴진다면 과잉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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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운영자 이승환입니다. 이미 많이들 아시듯, 제가 임금 관련해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수 차례 말을 바꿨고, 주기로 한 돈을 그날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2014년 5월 16일 추가: 현재 약속한 금액은 모두 지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듯 단순히 “하루 늦게 지급한” 문제가 아닙니다.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한 시점보다 좀 뒤부터 정산하면 안 되겠냐는 등 “돈 관계는 깔끔하게”라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고, 단순히 작은 실수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입장을 반대로 두고 생각해보니, 제 잘못이 더욱 명확히 들어왔습니다. 예전에 한 가게에서 일할 때 월급날이 됐는데, 사장님은 급여를 받고 이내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서 돈을 보름 뒤에 정산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를 이슈화했고, 사장님과 티격태격한 후에서야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저지른 일은 정규직인 만큼, 또한 제가 함께 일하자고 제의했기 때문에, 수십 배는 큰 잘못입니다. 김수빈 씨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원래 말과 행동을 생각 없이 하는 편이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꼭 지켜야 할’ 것을 못 지킨 것,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배려심도 가지지 못했던 점은 두말할 것 없이 제 잘못입니다.

이번 일로 실망을 안긴 많은 분들께,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음을 맹세합니다. 향후에라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계약 관계를 명확히 하고 돈 문제에 있어 깔끔해지도록 가능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바람 들지 않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매사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김수빈 씨께 용서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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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7 22:54 2014/06/0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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