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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닉, 그 변천사

전남편과 이혼하면서 '새물'이란 닉을 버렸다.

처음으로 인터넷에서 가져본 '새물'이란 이름은 정이 많이 들었지만 당시 사정으로 인해 '언니네의 자기만의 방'을 닫으면서 함께 닫아버렸다.

전남편의 전화만 받아도 공포때문에 가슴이 뛸 정도였는데 그 남자가 알고 있는 닉을 계속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후, 이홍이란 닉을 사용했다. 부모님의 성을 함께 넣은 것이다. 엄마는 여성신문에 실렸던 이홍**라는 내 이름을 보고 의외로(?!) 참 좋아하셨다.

 

미디어몹이란 곳에서 이 닉을 사용했다.

호주제폐지시민의 모임과 언니네와 같은, 여성에게 안전한 곳만 드나들다가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공간에 있으려니 좋은 지인들도 알게 됐지만 엄청난 미움도 동시에 받게 됐다.

 

내 성향이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엄마, 나는 엄마 뱃속에서 나왔는데 왜 아빠 성씨만 써야 해?"라고 물었다가 "얘가 커서 모가 되려고 이렇게 엉뚱한 소리만 하냐"는 소릴 들어야 했다.

 

87년 대선 때 처음으로 투표를 했는데, 그 당시 후보를 사퇴한 백기완씨 이름에 기표하여 무효표를 만들었다.

 

그 담에도 민중당을 찍었고,,, 어찌보면 지금의 민주노동당을 꾸준히 지지해 온 셈이다.

 

한 번도 내 표가 사표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고 내가 진보정당에 던지는 한 표가 언젠가는 한 알의 밀알이 되리라 생각했었다.

 

여성주의자라고 자칭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여의도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여성대회보다는 인사동마당에서 소규모로 열리는 여성대회 쪽에 더 맘이 끌렸고,,, 거기서 '조이여울'을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리는 일도 생겼다. 얼마전 '일다독자모임'에 가서는 "당신은 내 딸의 여성모델입니다"라고 조이여울편집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팔자라는 것이 있다면 이게 내 팔자다. 나는 단 한 번도 "돈 많은 남자 만나 행복하게 살아야지" 따위의 꿈을 꿔 본 적도 없고(여성주의자라 자칭하기 전에도 그랬다) 이 세상의 주류가 되고 싶어 안달해 본 일도 없다.

대충 순하다는 소릴 듣는 편인데 화나면 엄청 무섭다는 소릴 듣는 것도 그렇고.

 

그 사람의 성향이 자기 팔자를 만든다면 난 100% 믿어버리련다.

 

 

 

삼천포로 빠질 것 없이 이 글을 끄적이게 된 연유를 말해 보자면, 미디어몹에 기거하는 마초새끼들의 스토킹을 피해 이홍이란 닉을 버렸는데, 우연히 진보넷에 블로그를 열면서 새물이란 닉을 다시 살려낸 것이다. 많이 담담해진 것이다.

 

그럼 이홍이란 닉은?

 

아직 이홍을 주워담을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꼭 쥐고는 있어야겠다.

 

미디어몹은? 제2의 서프라이즈 혹은 열우당 2중대나 되라고 축복해 주겠다. 심심할 때 안주거리 삼아 뒷담화도 가끔 해주고. 으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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