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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이랄까, 한심함은...

쉬는 사흘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나는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금요일, 학교가 침탈당한 뒤 있었던 집회에 반 쯤 참가한 이후 집에 와서,

5월 5일엔 인파 속에서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고,

토요일엔 동생과 수다도 떨고 미루어 두었던 베낭과 신발 빨래 등을 했고,

일요일엔 학교에 올라가서 공부를 했다.

 

사흘 연휴, 지난 주에도 별로 다르지 않았는데...

 

토요일, 동생과 카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하연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센터 바로 아래라고...

 

그 날 한참 늦잠을 자버리고 도무지 소식을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던 나는, 난 오늘 휴일이라 집에 있어 하고 대답했을 뿐이었다. 너는 왜 거기 있어.. 하는 하연이의 말이 한참 동안 기억에 남았다.

 

그 날 밤에 저녁, 인터넷을 통해 사태를 겨우 파악했다. TV 뉴스에서 전해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사실들...

 

다음날 학교에 올라갔는데, 중도 터널에 도착할 때 까지 관련된 자보 하나, PC 하나 볼 수가 없어서 화가 났다. 하지만 뭐, 누굴 탓하랴, 나도 이러고 있는데... 인문대와 중도에는 몇 명이 연행되었다 하는 등의 찌라시가, 그리고 갖 나온 대학신문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37명 중 10명이 우리학교 학생들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 날도, 그 다음 날도, 동생과 같이 계속 후회를 했다. 그 때 전화 받고라도 갈걸, 일요일이라도 갈걸...

 

어찌하여 나의 일상은 이렇게 한심하게 되었는지...

 

반성에 반성을 거듭해도, 한심함은 어쩔 수가 없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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