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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트랙백을 걸어야 옳은 포스팅이 되겠으나

해당글 주인장이 이미 종료 선언을 한 뒤라 링크만 남기기로 합니다.

http://seochnh.egloos.com/tb/1805961

(근데 현재 이 링크 오류납니다.ㅠㅠ 맞는 주손데...흑

읽기 원하시면 저 이글루의 9월 4일자 '서찬휘배 병신올림픽 결과 정리'란 글을 보시길.)

 

그냥..뭐랄까요,
좋은 비젼을 찾아내려도 이게 참.

사실 찬휘님이 시작을 '창작자를 존중하지도 않는 것들이 책을 태워 크르릉'으로 해버리셔서;

개인적으론 배가 막 엉뚱한 산으로 올라가버렸다는 느낌이긴 한데.

그것과는 좀 별도로..

서찬휘님 블로그에서 말을 섞어보고 오스발님이 건 트랙백도 보고 문제가 된 커뮷의 댓글도 봤고.

그러다보니 흔하게 부딪히는 난점이 여기서도 또 보이는구나 싶은 게 있어서

굳이 글로 남기기로 합니다.

 

 

그래요. 뭔지 압니다 그거.
도대체가 논리와 인과가 이토록이나 선명한데 왜 딴소리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고.
말마따나 '세상엔 별 놈이 다 있구나' 싶고.
이해한다고요. 그거 뭔지 알아요. 나 역시도 그래봤거든요.

세상엔 내가 찾은 이 길만 있는게 아니라는 걸,
세상엔 원웨이만이 아니라 투웨이만도 아니라
왕복8차선, 교차로, 고가도로, 지하도, 육교, 횡단보도, 에코브릿지까지 있다는 걸,
심지어는 수중항로에 공중항로에 공간이동도 있을 뿐더러

통신으로 물리적 거리를 없애는 접근법도 있다는 걸,
또 굳이 길 찾아 어디 안 가고 그냥 앉아 있기도 한단 걸
아직 생각도 하지 못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복잡하게 3차원 4차원적으로 얽힌 곳에선
내가 딱 찾아낸 그 길이 각도에 따라 맥락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모습일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거예요.
내 시야에서 보이는 세상만이 참모습이라 규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분들도 그렇잖습니까..내 돈 주고 샀다, 만족 못했다, 그러니깐 깐다, 이걸 왜 인정 못하냐잖아요.
아이고.. 세상이 그리 단순하면 얼마냐 좋겠냐마는.
내가 언제 그 쓰리코드가 틀렸답니까.
그 쓰리코드는 쓰리코드 안에서는 삼단논법스레 딱 맞아 떨어지죠.
허나 그런 것이 자극적 영상, 영웅주의, 포퓰리즘과 만나
공적으로 생산자를 '옳지 않다'*(아래 부연 설명 참고)고 규정하는 행위로 이어지고

그게 또 폭넓게 용인되는 분위기라면
시장의 미래엔 절대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없기에
상품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행위자를 규탄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거예요.
이 맥락을 그분들은 이해도 용납도 심지어는 생각도 못해요.
자신들의 쓰리코드는 너무 합당하니깐 그걸 다르게 보는 시각은 자동적으로 부당한 게 되거든요.
전제 조건이 달라지고 환경이 달라지면 같은 문장도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는 걸 몰라요.
걍 문장만이 완전소중한거예요. 잘 맞아 떨어지는 마법의 열쇠니깐.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들이 부당하다고 느껴요?
비뚤어진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걸 다른 그들로부터 고백받지는 못할거랍니다.
그들이 보기엔 당신이 잘못된 거고 당신의 방향대로 가면 그들이 원하는 세상과는 달라질 테니까요.
그럼 상대성과 양비론으로 귀결될 뿐이지 않냐고요?
예, 맞아요, 사실 세상의 모습이 쫌 그래요.
다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거나 밀고 당기기 하면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 이게 옳네 저게 옳네 하고 사는 거죠.

 

그리고.. 그냥 그런 거면 또 좀 나을텐데,
당신이 보는 방향에서의 당신 길마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것일 수 있다는 거예요.
당신은 직선 코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쭈욱 휘어져서 엉뚱한 곳으로 가 닿을 수도 있어요.
예측과 통찰이 솔직히 쉬운 건 아니니까.

불행히도 이번 일은 그런 경우에마저 해당되고요.
그렇게 되면.. 길은 당신이 지금 원하는 것과는 다른 풍경을 제공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아마, 당신은 괜찮을 겁니다.
당신이 애초에 기억력이나 시야 자체가 그리 넓지 않게 생겨먹었다면 말입니다,
풍경이 바뀌면 그게 애초부터 이러했던 거려니 하고 진심으로 믿게 될거예요.
난 애초부터 이런 걸 바래왔던 거다, 세상은 이런거다 하고.
끝까지 잘난 척 하면서 살 수 있을 테니까 걱정 없죠. 안그래요?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걸 모릅니다.
그러면 안된다는 누군가의 일갈에 '왜 돌팔매질이냐', '깡패짓하지 말라'고 화를 내지만,
그 일갈의 목소리는 자신들에 의해 삶을 짓밟힐 수 있을 거라는 공포에서 비롯된다는 걸 몰라요.
남의 고통에는 무감하고, 자신의 불편함에는 그토록이나 민감하고 방어적입니다.
그래요, 그들은 승리할 거예요.
이득이 안되는 것은 깔고 앉고 적대자는 말살해야 하는 그들은
진화론적으로 얼마나 존속에 유리하겠어요.

 

자기 확신에 차 있던 청년의 눈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장년의 눈으로, 노년의 눈으로
닦이고 깊어집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럴까?

그저 늙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이를 먹어갈까.
난 그걸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어요.

 

 

*에 부연 :
단지 소비자로서의 불만 표현이라고 그들은 우기고 있으나,
그 분서는 이미 '윤리적' 차원의 '벌줌'으로 넘어갑니다.
화형이라는 단어가 기꺼이 유통됐을 뿐더러
공공장소(공개 게시판이었으니)에서 대중을 향해 불을 붙이고 태우는 모습을 찬찬히 보인다는 것은
통사적으로 '의식'의 형태를 떠올리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저것이 싫다'와 '저것이 나쁘다'는 굉장히 다릅니다.
내가 저것이 싫은 경우엔 저것이 벌까지 받아야 할 이유가 없지만,
저것이 '나쁜' 경우엔 벌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들은 <정소환>를 '벌했습니다'.
설사 의도가 그것이 아니었을 지라도, 그렇게 보이기에 충분한 행위를 했습니다.
다르다와 틀리다, 싫다와 나쁘다를 구분 못하는 아주 전형적인 짓을 한 거예요.
그렇기에 소비자로서 상품이 맘에 안 들어서 불만을 표시했을 뿐이라는 이야기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질 수가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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