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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

 

온라인 상에서 성희롱 또는 성폭력 얘기가 거듭되면서 느끼는 건데, 피임 문제, 혹은 플러팅이냐 성희롱이냐..라는 시시비비, 또는 왈가왈부. 대부분, 성적 자기 결정권을 사수해야지 이년들아 피해의식에만 쩌들어갖구 징징대지 마-로 흐르는 얘기들.
섹스 면으로는 도덕적 결벽증이 팽배한 사회인 것도 맞고, 나도 그 점은 짜증나 미칠 지경이고, 궁극적으론 남녀 공히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갖고 발랄무쌍한 성생활을 자유로이 탐닉할 수 있어야 된다는 지향점 역시 동의.
그러나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어떤 사안이든 일면만 있는 건 아니라는 점.
 
이런식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트위터 논쟁 구심점(?)이 되곤 하는 J님이나 M님으로 대변되는 그런 남자들은 '두려움'을 몰라서 그런다..는 생각이 든다.
 
공격받을 수 있다, 불리해질 수 있다, 질 수 있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위험해질 수 있다-가 단지 산술적 가능성에 불과한 게 아니라 현상적 사실인 삶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거다.
조건 자체가 불리하니 자유시장경쟁 체제 안에 내던져질 수 없다는 얘기와 때때로 닯아 있음을,
걔네들은 이해하질 못한다.
파업을하고 투쟁을 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어쨌거나 위법이잖아'라며 문자주의적으로 법리적 유권해석을 들이대는 거나 같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내가 원칙적으로 옳은말을 하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을 것이다.
'필요에 따라 자유로이 거래할 수 있고 거기에 따라 가격이 결정됨'이라는 테제가, 혹은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권리를 주장한다'라는 테제가 잘 적용되려면- 그렇게 해도 약자, 소수자, 乙들이 발려버리지 않도록 조건이 마련돼야 할 게 아니냐고. 그런 조건은 다 무시하고 '내 말이 틀리냐? 원칙적으로 맞는 얘기잖아. 아 답답한 것들'이라고 하신들, 듣는 약자 입장에서 복장이 터져요, 안터져요?
 
피해망상에 쩌들었다..? 아아, 그들은 그 '감각'에 대해 전혀 모른다. 일상의 공포감이라는 그 감각을.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문제의 예.
커다란 방 안 가득 임의의 여자들을 모아놓고, 남자사람에게 물어봐라. 이 중에 1:1로 붙을 경우 완력으로 붙었을 때 니가 KO패 당할 거 같은 사람이 있냐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코웃음을 치지 않을까.
거기에서, 여자는 정확히 반대라는 거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방 가득 모인 임의의 남자들 중 단 한 사람도 완력으로 완벽히 제압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자들은, 길 가는 저 사람들 중 어느 남자라도 맘 먹고 자신을 죽이려 들면 죽을 가능성이, 강간하려고 덤비면 강간당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은 세상에서 산다. 남자인 당신이 '저 놈 정도면 그래도 제압할 수 있지, 저 놈은 좀 힘들겠는걸, 뭐 어느 쪽이든 싸우면 상해는 있을 수 밖에 없겠지'라 잴 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다. 대다수의 남자는 길 가며 시야에 보이는 어떤 여자로부터도 '쟤한테 내가 맞아 죽을 수 있거나 존엄성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보지 않는다.
단순하게 물리력 하나만 놓고 봐도 이런 거다.. 이런 감각을, 이런 감각을 완전히 체화하고 사는 삶을, 이런 감각이 생물학적이든 사회적으로든 생존과 직결되는 존재로 산다는 것을 남자들은 이해나 하겠냐고.
이런 직접적 물리력 외에도, 사회경제역사도덕 각 분야별로 같은 맥락의 세상에서 여자들은 아직 산다. 많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져야 된다고 많이들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말이다.
 
니들이 브래지어에다 가슴 꽁기꽁기 쟁여넣고, 달마다 피바다 수습하고 날짜 계산하고, 분명 내몸에 달려있는데 남들이 사사건건 지들이 감놔라 대추놔라 관리하려 드는 보지달고 다니는 삶의 위태로움을 알긴 아냐고..
거듭 '아직은', 여자는 내 성을 오롯이 내가 관리하고 내가 권리를 주장하려고 들면 싼년 쌍년 씨발년 쌍시옷 쓰리콤보 시선속에 대놓고 전시되는 세상을 산다.
 
어휴
 
일단은 여기까지.
 
 
...모든 개인에게 투사가 되는 게 마땅하다고 요구할 순 없는거다. 같이 싸우자-라고 하는 거면 또 모르겠으나, 제3자들은 참 쉽게도 '싸워.'라고 내뱉는다.
온라인 상에서 성희롱 또는 성폭력 얘기가 거듭되면서 느끼는 건데, 피임 문제, 혹은 플러팅이냐 성희롱이냐..라는 시시비비, 또는 왈가왈부. 그 중에서, 성적 자기 결정권을 사수해야지 이년들아 피해의식에만 쩌들어갖구 징징대지 마-로 흐르는 얘기들에 대해.
 
섹스 면으로는 과도한 결벽증이 팽배한 사회인 것도 맞고, 나도 그 점은 짜증나 미칠 지경이고, 궁극적으론 남녀노소etc 공히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갖고 발랄무쌍한 성생활을 자유로이 탐닉할 수 있어야 된다는 지향점 역시 1000%동의. 되도않는 성적 엄숙주의에 경도되어 있어서 쓸데없이 입에 거품무는 인간들이 작금의 2고씨 사태에서도 깨알같이 많았으며 본질을 되려 흐리는 캐잡음으로 작용한 거 분명함.
그러나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어떤 사안이든 일면만 있는 건 아니라는 점.
 
이런식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뭔가 트위터 논쟁 구심점(?)이 되곤 하는 그런 고정캐같은 몇몇 남자분들은, '두려움'을 몰라서 그런다..는 생각이 든다.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좀 해라 바보같은 년들아, 주체성 찾아먹어야지 언제까지 피해자 코스에서 안주할꺼냐"라는 얘기들. 게다가 이런 얘기들은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남자들이 아니라, 진보적 입장을 표방해온 남자들의 입에서 나온다. 거기다 대고 "아니 그거 쉽게 되는 거 아니거등"하려면 막 등신같아 보이게 되는 지경에도 빠져야 한다. 뭘 몰라서, 경색된 섹슈얼리티 바깥으로 못 나와서 그런다는 프레임이므로.
피해망상에 쩌들었다고..? 아아, 그들은 그 '감각'에 대해 전혀 모른다. 일상의 공포감이라는 그 감각을.
공격받을 수 있다, 불리해질 수 있다, 질 수 있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위험해질 수 있다-가 단지 산술적 가능성에 불과한 게 아니라 현상적 사실인 삶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거다.
 
조건 자체가 불리하니 자유시장경쟁 체제 안에 내던져질 수 없다는 얘기와 때때로 닮아 있음을, 그들은 이해하질 못한다.
파업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어쨌거나 위법이잖아'라며 문자주의적 유권해석을 들이대는 거나 같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내가 원칙적으로 옳은말을 하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을 것이다.
'필요에 따라 자유로이 거래할 수 있고 거기에 따라 가격이 결정됨'이라는 테제가, 혹은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권리를 주장한다'라는 테제가 잘 적용되려면- 그렇게 해도 약자, 소수자, 乙들이 처참히 발려버리지 않도록 조건이 마련돼야 할 게 아니냐고. 그런 조건은 다 무시하고 '내 말이 틀리냐? 원칙적으로 맞는 얘기잖아. 아 답답한 것들'이라고 하신들, 듣는 약자 입장에서 복장이 터져요, 안터져요?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한 문제의 경우.
커다란 방 안 가득 임의의 여자들을 모아놓고, 남자사람에게 물어봐라. 이 중에 1:1로 붙을 경우 완력으로 니가 KO패 당할 거 같은 사람이 있냐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코웃음을 치지 않을까.
거기에서, 여자는 정확히 반대라는 거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방 가득 모인 임의의 남자들 중 단 한 사람도 완력으로 완벽히 제압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자들은, 길 가는 저 사람들 중 어느 남자라도 맘 먹고 자신을 죽이려 들면 죽을 가능성이, 강간하려고 덤비면 강간당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은 세상에서 산다. 남자인 당신이 '저 놈 정도면 그래도 제압할 수 있지, 저 놈은 좀 힘들겠는걸, 뭐 어느 쪽이든 싸우면 상해는 있을 수 밖에 없겠지'라 머릿속으로 재볼 수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다. 대다수의 남자는 길 가며 시야에 보이는 어떤 여자로부터도 '쟤한테 내가 맞아 죽을 수 있거나 존엄성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보지 않는다.
단순하게 물리력 하나만 놓고 봐도 이런 거다.. 이런 감각을, 이런 감각을 완전히 체화하고 사는 삶을, 이런 감각이 생물학적이든 사회적으로든 생존과 직결되는 존재로 산다는 것을 남자들은 이해나 하겠냐고.
 
이런 직접적 물리력 외에도, 사회경제역사도덕 각 분야별로 같은 맥락의 세상에서 여자들은 아직 산다. 많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져야 된다고 많이들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말이다.
 
여자들에게 위험은 특정 사건만이 아니다, 늘 사는 일상에 내재된 어떤 것이지.
슬로뉴스 기사에 붙은 댓글 중에 그런 얘기가 있었다: 오가며 계속 마주치는 덩치 큰 조폭이 계속 널 툭,툭 건들고 지나가고, 주변 사람들은 전혀 그걸 '별일'로 생각하지 않는다, 너는 건들여질 때마다 항의하고 신고하고 할 수 있겠냐고. 신고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여자들의 현실이 이렇다는 거다. 어쩌다 한 번 맞닥뜨린 조폭한테 왕창 얻어터지는 게 아니라, 오며가며 계속, 늘상 툭, 툭 잽을 맞는 거라는 비유.
..뭐 이 비유도, 댓글란에서 논쟁이 오가고 있었던 상대방 남자분께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니들이 브래지어에다 가슴 꽁기꽁기 쟁여넣고, 달마다 피바다 수습하고 날짜 계산하고, 분명 내몸에 달려있는데 남들이 사사건건 지들이 감놔라 대추놔라 관리하려 드는 보지달고 다니는 삶의 피로를 알긴 아냐고..
거듭 '아직은', 여자는 내 성을 오롯이 내가 관리하고 내가 권리를 주장하려고 들면 싼년 쌍년 씨발년 쌍시옷 쓰리콤보 시선속에 대놓고 전시되는 세상을 산다. 나도 제발이지 그게 구태 못벗은 피해망상에 불과하면 참 좋겠는데, 증거는 날마다 우리 앞에 펼쳐진다고.
 
어휴
 
일단은 여기까지.
 
 
...그리고, 모든 개인에게 투사가 되는 게 마땅하다고 요구할 순 없는거다. 같이 싸우자-라고 하는 거면 또 모르겠으나, 제3자들은 참 쉽게도 '싸워.'라고 내뱉는다.
 
여전히 우리에겐 계몽도, 조직적 운동도 필요하단 얘기이기도 하겠다.
시대가 그런 것들을 촌스러워하니 애티튜드와 메이크업은 달리해야겠지만, 총론 면에선 여전히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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