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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민트' 폐간 소식에 부쳐

 

시진사마의 '월흔'이 연재되던 웹진 민트도 폐간 수순에 들어갔다는 소식.
 
민트의 쟁쟁했던 창간 라인업을 다시 보면서,
이야.. 이만한 작가들을 모아 놓고도 망했네..싶으니깐,
웹진의 실패 원인은 단지 과금이 아니라 접근성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독자를 놓고 봤을 때 말이다.
저 정도 작가님들 작품이라면 설사 편당 만원씩 달래도 얼마든지 돈을 낼 의사가 있고도 남는 이 내가,
출간된 단행본은 제꺽제꺽 사는 내가,
'도무지 꼬박꼬박 가서 찾아보게 되질 않더라'란 경험을 한 걸 보면 말이다.
 
근데 그런 '내'가, 포털에 연재되는 웹툰들은 쉽게 매일매일 찾아가게 된다.
포털에 들어가는 김에 가는 게 아니다.
따로 웹툰 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놓고 그걸 눌러 들어가니까.
포털 웹툰 메인 페이지가 웹진 역할을 한단 말이다.
근데 마찬가지로 민트는 즐겨찾기에 떡하니 박아놓고도
첨 몇 번 이후엔 꼬박꼬박 들어가게 되질 않았다.
 
주요한 건..
1. 로그인.
하루에 몇 번 씩 브라우저를 껐다켰다 해도 얼마든지 클릭 한두 번에 원하는 만화 페이지로 곧장 들어가게 되는 포털 웹툰.
반면 유료 웹진은 유료 결제 독자만 가려 받아야 하므로 로그인이 필수.
멍때리다가도 그냥 읽게 되곤 하는 포털 웹툰과 달리
'내 이걸 읽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디 치고 패스워드 치고 '의식적 진입'을 해야 하는 웹진은
결과적으로 접근 빈도수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2. 그리고 업데이트 주기.
웹툰은 고정적으로 보는 툰이 몇 개만 있어도 매일매일 업뎃되는 신상을 볼 수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상 그 자체가 아니라,
신상이 그렇게 자주 올라옴으로 인해 '습관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무의식적으로 신문이 오니깐 펼쳐들고 읽는 그런 습관을 가진 사람들처럼,
매일 무의식적으로 웹툰 메인 페이지를 클릭해 최신회를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웹진들은 대부분 컨텐츠의 업뎃 날짜가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다.
한달에 한번이든 보름에 한번이든.
차라리 오프라인 서점이 출퇴근길에 하나 있는 편이 잡지 최신호 체크하는 걸 잊지 않기엔 더 좋을 것이다.
일주일 이상 업뎃 텀이 벌어지는 인터넷 컨텐츠를 어쩌다 생각나서도 아니고 매번 잊지 않고 챙긴다는 건,
온라인 라이프의 생리로 볼 때
루틴 생활권이 아닌 곳에 있는 서점을 일부러 출간일마다 찾아가는 수고를 하는 것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꺼이 그런 수고를 마다않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나, 어쨌건 딱 그만큼의 접근 용이성이란 얘기다.
 
이젠, 과금 자체만이 문제는 아닌 거 같다.
굿다운로드나 IPTV, 혹은 유료 앱같은 것들이 그래도 미약하나마 자리잡고 있는 와중임일 미루어 볼 때 더더욱.
좀 더 쉬워지는 방법을 찾아야 할 거 같다.
돈 낼 생각이 있는 사람이 매우 많단 얘긴 차마 못하겠지만
그나마 그런 사람들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원인들 또한 분명 있단 거다.
 
늘 다니는 길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오프 서점보다도 오히려 더 존재를 까먹기 쉽고,
그렇다고 실물 책을 소유하는 것과 같은- 독서 경험 자체 외의 어떤 만족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등등.
이런 것들이 무슨 지탄받아야 할 나쁜 점은 분명 아니지만,
포털 웹툰이라는 '흥한 라이벌'이 있음을 상기할 때
그 흥행의 요소 중 갖고와볼 만한 것이 있다면
반대로 어떤 게 걸림돌로 작용하나 정도는 생각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 걸림돌들이 해결될 수 있다면,
별로 많지 않은 '돈 낼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좀 늘어나는 데에도 기여하게 되지 않겠나.
 
하튼.. 해결을 봐야 할 문제다.
접근이 쉽고, 습관적으로 가게 되어 '안 까먹게' 만드는가.
또는 어려운 접근성이나 긴 업뎃 텀을 감수할 만큼의 '일반적 웹 경험 이상의' 어떤 만족감을 주는가.
(만화 독서라는 특수성보다 웹 경험이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플랫폼의 역할은 컨텐츠 자체만큼이나 크다.
어떤 종류의 컨텐츠라도 감상에 이르려면 수용자의 감상 행위가 있어야 하고,
그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플랫폼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만화를 보고 있기 이전에 웹사이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웹상에서 만화를 본다는 것은
종이 만화책을 집어들고 읽는 것보다 오히려
유명 블로거의 블로그에 들어가 얘가 오늘은 어느 맛집을 갔나 보는 것과 더 유사할 것이다.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나 상황같은 것들이 말이다.)
사실 접근 용이성 문제는 점점 디지털 컨텐츠들이 개별적 어플리케이션화되고 있단 점에서
어떻게 기술적 해결이 근시일내에 가능하리라 보는데,
지속가능성에 있어 더 중요한 건 습관성 유도 쪽인지도 모르겠다.
 
음.. 한때 로이월드를 풀방구리 드나들듯 했던 경험을 토대로
뭔가 컨텐츠와 커뮤니티와 게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이 가능할까 생각도 문득 들고.
어쩐지 계속 거길 들어가야 할 이유를 로이월드는 만들어 줬었지.
단지 드레스업, 메이크업 콘텐츠 자체만의 힘은 아니었어.
물론 사람을 일단 불러들이려면 절대적으로 콘텐츠의 질이 좋아야 하지만,
계속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거 같아.
 
또는, 딱히 뭘 꼭 살 건 아닌데도 거의 매일 들어가보게 되는 쇼핑몰들이 있다는 것도.
어떤 물건들이 들어왔나,
MD가 오늘은 어떤 식으로 배열하고 어떤 카테고리를 부각시켰나,
내 등급이면 이벤트나 혜택이 뭐가 있나,
이런저런 이쁜 물건들을 갖고 어떻게 그 이쁨이 부각되도록 교묘히 동선을 짜고 이야기를 만들어놨나,
이 물건들을 통해 보는 세상은 어떻게 굴러가고 있나,
딱 요런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소속감과 자부심'(=현대 소비 행태에 있어 매우, 매우 중요한 요소)을 가지게 만들어 놨나.
..따지고 보면, 이게 바로 '잡지를 보는 기분'인 거다.
그런 걸 잘 만들어 놓는 쇼핑몰들이 있다.
이러저러한 물건이 필요하니 반드시 사야겠다는 의지  없이도, 그냥 '재밌어서' 들어간다.
그러다가 맘이 동하면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도 때리게 되고.
어쩌면 유료 웹진이란, 쇼핑몰에서 모델을 가져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시진사마의 '월흔'이 연재되던 웹진 민트도 폐간 수순에 들어갔다는 소식.
 
민트의 쟁쟁했던 창간 라인업을 다시 보면서, 이야.. 이만한 작가들을 모아 놓고도 망했네..싶으니깐, 웹진의 실패 원인은 단지 과금이 아니라 접근성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독자를 놓고 봤을 때 말이다.
저 정도 작가님들 작품이라면 설사 편당 만원씩 달래도 얼마든지 돈을 낼 의사가 있고도 남는 이 내가, 출간된 단행본은 제꺽제꺽 사는 내가, 하루 온종일 365일 컴 앞에서 사는 내가, '도무지 꼬박꼬박 가서 찾아보게 되질 않더라'란 경험을 한 걸 보면 말이다.
 
근데 그런 '내'가, 포털에 연재되는 웹툰들은 쉽게 매일매일 찾아가게 된다. 포털에 들어가는 김에 가는 게 아니다. 따로 웹툰 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놓고 그걸 눌러 들어가니까. 포털 웹툰 메인 페이지가 웹진 역할을 한단 말이다.
근데 마찬가지로 민트는 즐겨찾기에 떡하니 박아놓고도 첨 몇 번 이후엔 꼬박꼬박 들어가게 되질 않았다.
 
주요한 차이점은..
1. 로그인.
하루에 몇 번 씩 브라우저를 껐다켰다 해도 얼마든지 클릭 한두 번에 원하는 만화 페이지로 곧장 들어가게 되는 포털 웹툰. 반면 유료 웹진은 유료 결제 독자만 가려 받아야 하므로 로그인이 필수. 멍때리다가도 그냥 읽게 되곤 하는 포털 웹툰과 달리 '내 이걸 읽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디 치고 패스워드 치고 '의식적 진입'을 해야 하는 웹진은 결과적으로 접근 빈도수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2. 그리고 업데이트 주기.
웹툰은 고정적으로 보는 툰이 몇 개만 있어도 매일매일 업뎃되는 신상을 볼 수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신상 그 자체가 아니라, 신상이 그렇게 자주 올라옴으로 인해 '습관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무의식적으로 신문이 오니깐 펼쳐들고 읽는 그런 습관을 가진 사람들처럼, 매일 무의식적으로 웹툰 메인 페이지를 클릭해 최신회를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웹진들은 대부분 컨텐츠의 업뎃 날짜가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다. 한달에 한번이든 보름에 한번이든. 차라리 오프라인 서점이 출퇴근길에 하나 있는 편이 잡지 최신호 체크하는 걸 잊지 않기엔 더 좋을 것이다. 일주일 이상 업뎃 텀이 벌어지는 인터넷 컨텐츠를 어쩌다 생각나서도 아니고 매번 잊지 않고 챙긴다는 건, 온라인 라이프의 생리로 볼 때 루틴 생활권이 아닌 곳에 있는 서점을 일부러 출간일마다 찾아가는 수고를 하는 것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꺼이 그런 수고를 마다않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나, 어쨌건 딱 그만큼의 접근 용이성이란 얘기다.
 
이젠, 과금 자체만이 문제는 아닌 거 같다. 굿다운로드나 IPTV, 혹은 유료 앱같은 것들이 미약하나마 자리잡고 있는 와중임일 미루어 볼 때 더더욱. 좀 더 쉬워지는 방법을 찾아야 할 거 같다. 돈 낼 생각이 있는 사람이 매우 많단 얘긴 차마 못하겠지만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원인들 또한 분명 있단 거다.
 
늘 다니는 길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오프 서점보다도 오히려 더 존재를 까먹기 쉽고, 그렇다고 실물 책을 소유하는 것과 같은- 독서 경험 자체 외의 어떤 만족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등등. 이런 것들이 무슨 지탄받아야 할 나쁜 점은 분명 아니지만, 포털 웹툰이라는 '흥한 라이벌'이 있음을 상기할 때 그 흥행의 요소 중 갖고와볼 만한 것이 있다면 반대로 어떤 게 걸림돌로 작용하나 정도는 생각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런 걸림돌들이 해결될 수 있다면, 별로 많지 않은 '돈 낼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좀 늘어나는 데에도 기여하게 되지 않겠나.
 
하튼.. 해결을 봐야 할 문제다. 접근이 쉽고, 습관적으로 가게 되어 '안 까먹게' 만드는가. 또는 어려운 접근성이나 긴 업뎃 텀을 감수할 만큼의 '일반적 웹 경험 이상의' 어떤 만족감을 주는가. (만화 독서라는 특수성보다 웹 경험이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플랫폼의 역할은 컨텐츠 자체만큼이나 크다. 어떤 종류의 컨텐츠라도 감상에 이르려면 수용자의 감상 행위가 있어야 하고, 그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플랫폼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만화를 보고 있기 이전에 웹사이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웹상에서 만화를 본다는 것은 종이 만화책을 집어들고 읽는 것보다 오히려 유명 블로거의 블로그에 들어가 얘가 오늘은 어느 맛집을 갔나 보는 것과 더 유사할 것이다.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나 상황같은 것들이 말이다.)
사실 접근 용이성 문제는 점점 디지털 컨텐츠들이 개별적 어플리케이션화되고 있단 점에서 어떻게 기술적 해결이 근시일내에 가능하리라 보는데, 지속가능성에 있어 더 중요한 건 습관성 유도 쪽인지도 모르겠다.
 
음.. 한때 로이월드를 풀방구리 드나들듯 했던 경험을 토대로 뭔가 컨텐츠와 커뮤니티와 게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이 가능할까 생각도 문득 들고. 어쩐지 계속 거길 들어가야 할 이유를 로이월드는 만들어 줬었지. 단지 드레스업, 메이크업 콘텐츠 자체만의 힘은 아니었어. 물론 사람을 일단 불러들이려면 절대적으로 컨텐츠의 질이 좋아야 하지만, 계속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거 같아.
 
또는, 딱히 뭘 꼭 살 건 아닌데도 거의 매일 들어가보게 되는 쇼핑몰들이 있다는 것도.
어떤 물건들이 들어왔나, MD가 오늘은 어떤 식으로 배열하고 어떤 카테고리를 부각시켰나, 내 등급이면 이벤트나 혜택이 뭐가 있나, 이런저런 이쁜 물건들을 갖고 어떻게 그 이쁨이 부각되도록 교묘히 동선을 짜고 이야기를 만들어놨나, 이 물건들을 통해 보는 세상은 어떻게 굴러가고 있나, 딱 요런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소속감과 자부심'(=현대 소비 행태에 있어 매우, 매우 중요한 요소)을 가지게 만들어 놨나.
..따지고 보면, 이게 바로 '잡지를 보는 기분'인 거다.
그런 걸 잘 만들어 놓는 쇼핑몰들이 있다. 이러저러한 물건이 필요하니 반드시 사야겠다는 의지  없이도, 그냥 '재밌어서' 들어간다. 그러다가 맘이 동하면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도 때리게 되고.
어쩌면 유료 웹진이란, 쇼핑몰에서 모델을 가져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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