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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운 내 책상~

상가주택, 요즘으로 따지면 5층짜리 주상복합에서 맨 윗층-스쿠루지 같은 쥔 집 영감이 옥상에 가건물을 올린 것으로 치면 위에서 두번째 집이라고 볼 수 있는-가정집을 개조하지도 않고 사무실로 사용하는 청파동 우리 회사는 폭 2미터 세로 1,5미터의 큰 창으로 인해 사시사철 따뜻한 햇볕을 만끽할 수 있다.

 

그 삼실, 창으로부터 맨 우측 두번째 책상에 있는 나의 책상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 햇빛량을 받아 소담하고 따뜻하다.

 

어느날 나의 책상에서 왠 놈의 젓가락 한 짝이 나왔다. 한 벌도 아니고 짝을 잃은 한 개.

당장 온갖 생각과 공포가 엄습했다.

젓가락.

'이건 맘먹기에 따라 무기로도 사용가능한 것이 아니더란 말이냐'

'이런 요망한 물건이 왜 내 책상 위에 있담'

'이건 필시 누군가가 딴 맘을 먹고 잠시 내 책상에 내려놓은 게 틀림없어'

 

이렇게 생각하고 며칠이 지났을까.

내 앞에 앉은 이모씨가 책상 정리 좀 하라고 생난리를 쳤다.

'아니 도대체 내 책상이 어때서!!!'

'..................'

 

언제 먹었는지 모르는 우유 껍데기, 빨대를 싸고 있던 비닐, 구겨진 은박지의 먹다 남은 초콜릿, 아무렇게나 접혀 책꽂이에 쳐박혀 있는 우산, 언젠가 샀으나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책상 위에 버려진 칫솔 잃은 일회용 세면도구들과 비닐팩, 헤드셋과 유에스비잭, 컴퓨터 주변기기 등 뒤엉킨 선들,

'어 저기있었네~'칫솔 잃은 세면도구들 비닐팩의 본주인 칫솔은 두번째 책꽂이 박스 안에 있었다.

그 밖에 두서없이 뒤섞여 있는 서류종이들과 맥락없는 소설책, 토익책, 맞춤법책 들이 불과 1미터가 채 안되는 내 책상 위에 널부러져 있다.

 

그때 막 생각난 '젓가락'의 용처. 사람들과 쪄먹은 고구마를 젓가락 한 짝에 찍어다가 책상 위에서 우작우작 먹었던 기억이 불연듯 떠올랐다. 으악~~

 

사실 그닥 공감가는 공익광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중화장실에 붙은 '자기 집처럼 이용해달라'는  공익광고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러다 쥐 나오겠다. 

가을도 다 가는데, 책상 청소라도 한 판 해야 겠다.

내 책상 어딘가에서 벌써 쥐가 자라고 있는 건 아닐까..ㅜㅠ 

 

p.s 근데, 이모씨!!

당신 책상에 나만 보이게 쌓아둔 커피병들도 만만치 않거덩~

나중에 독립해서 집 나오면 양념통으로 쓴다는 그 커피병들 쌓아둘려면 꼭 씻어 말려서 올려주셈~네~?

종종 볼 때마다 내 책상의 쥐(?)들이 나중엔 글루 이사갈 것 같단 말야~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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