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 신파, 유치찬란
이쯤에서 우린 어쩌면 모두 백기를 들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냉정한 현실 앞에서, 사랑이란 건 차라리 철없는 유치찬란임을,
가십이 필요한 사람들 앞에서 이해를 바라는 건 더더욱 구차한 신파가 되는 것을,
세련되고, 쿨하고, 멋진 인생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것조차도, 우린 이제 인정해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편한 건지. 아직도 너무 어린 나는, 나도 모르게
마음 어느 한쪽에서 여전히 드라마처럼 인생의 반전을, 그와 나의 반전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연인들의 화해란 게 이렇게 싱거울 수 있다니, 이젠 다시 헤어지지 말자는 맹세, 참으로 그리웠다는 고백,
너만을 사랑한다는 다짐도 없이, 이렇게 시시하게 무너져 버릴 수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