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최면 그리고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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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고도를 기다리며'

푹푹 찌는 여름 하루에도 여러번 서울대 병원을 드나들 적에 정문 앞 게시판에 빼곡히 붙어 있는 포스터 들 중에서 혹은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분명 가로등불 만으로 어둑했던 늦은 시간 게시판에 포스터를 한눈에 알아 보았다. 붉은 바탕에 흰색과 검은색의 포스터가 알록달록한 포스터 속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다.

여름내 정신이 없던 탓도 있지만 분명 찬바람이 불기를 기다렸다. 까닭 없다. 나름의 시간을 기다렸다.

내가 고른 날은 찬바람이 그럴싸하게 분 날이 었고 그런날 '고도를 기다리며'를 관람했다.

벌써 세번째 같은 극장에서 관람 했지만 그 느낌은 어찌 그리 매번 다른지 모르겠다.

2005년 2006년 2007년 해마다 나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관람하고 있다. 같은 극장에서 같은 극을 보고 있고 분명 고고/디디/포조/소년까지도 해마다 변함이 없는 듯 싶지만 그네들이 해다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그네들의 주름이 느는것이나 해가 갈수록 핼쓱해지는 고고와 디디의 모습 뿐 만은 아닌 듯 싶다.

지난해 정말 눈물이 찔끔할 정도로 웃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 보고 있자니 반복과 반복 그 속에서 자아내는 웃음은 분명 그대로 였지만 서글프다. 한바탕 질펀지게 웃었지만 분명  웃음뒤에 남는 것이 있다.

연극이 끝나고 설문에

 고도는 고고이고 디디이고 결국 고도는 나이고 네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잃어 버린 과거이고 무감각해진 현재이고 알 수 없는 미래인 고도는 고도를 기다리는 모든이의 잃어 버리고 잊고 있는 자아가 아닐까 싶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하루 하루 속에 아이러니한 사건이 벌어지고 그속에 웃음을 자아내지만 변한것은 없고 결국은 시간의 흐름 조차 알아채지 못하는 시간을 잊어 버린 우리내 인생속의 잃어 버린 나 자신이 아닐까 싶다.

하루 하루 시간을 채워나가고 있지만 까닭없는 외로움과 슬픔이 고도를 기다리고 고고와 디디와 다를 바가 없는 듯 싶다.

'목이나 메어 볼까'

루마니아에서 날라 온 고고와 디디를 통해서는 나는 또 다른 고도를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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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1. 요샌 권태와 나태 그리고 무감각의 연속이다.

2. 전혜린의 에세이를 다 읽었고 쥘벨른의 소설들을 읽고 있다. 맛있게 책을 읽고 싶은 생각에 혹은 눈이 초롱초롱해서 책장을 넘기고 싶은 탓에 보고 있던 책들을 잠시 덮어 두고 쥘베른의 컬렉션을 읽기 시작했다.

3. 일주일 째 내 장점을 찾고 있다. 화두에서 비롯된 장점이란게 정말 아전인수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그래도 한가지씩 찾아 가며 나름의 위안을 삼고 있으니 이것도 그러고 보면 그럭저럭 괜찬은 것일 지도 모른다. 입도 못 때는 혹은 항상 주저만 하는 것보다는야...

4. 찬바람이 분다. 9월이 들어 서면서 부터 언제 더웠냐는 듯이 찬바람이 분다. 습한 공기도 사라 졌고 땀이 촉촉하니 베어 오던 화끈함도 이제는 사라진 듯 하다. 간간히 끝을 향해 뒤늦게 울어데는 매미 소리도 그 힘을 소진 한 듯하다. 분명 가을이 왔고 그만큼 시간이 흐른 듯 하다.

5. 마우스가 두개 있다. 무선과 유선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찹찹해 진다. 세사람이 떠오른다. 노트북을 대책없이 사다 안 겼던 사람과 무선 마무스를 꺼내서는 쓰라고 한마디를 건내던 그 울림/표정과 나의 온갖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마우스를 떠 안긴 사람. 결국 나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

6. 집착과 애정의 경계에서 나름의 생각을 따끔이라는 표현을 빌어 술술 혹은 주저 주저 풀어 놓았다. 내용이 중요한했던 것도 아니었고 결국 그런 말들을 쏟아 내고 나니 가슴이 답답하다. 불과 몇달전 아니 신기루 같기만 하던 시간속에 내가 들었던 이야기 인듯 싶다. 똑같은 내용 똑같은 어조 그리고 똑같은 표정으로 단지 달라진것은 청자에서 화자로 변했다는 점 아닐지..

7. 음~ 책을 읽은 양이 현저히 줄은 것은 그리 슬픈 일은 아니다. 전혀 안 타 깝지도 않다. 분명 책을 읽는것은 참 근사하고 편안한 일 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근사한 일을 잠시 미뤄 둘 만한 일이라면 그 긴급함이 아주 크거나 혹은 그 즐거움이 비할바 없이 키지 않을까 싶다. 무엇이던 아둥 바둥 하지 말아야지. 책이 손에 잡히면 책을 읽고 일이 손에서 떨어 지지 않으면 일을 하고 혹은 지난 주말 처럼 7편의 영화를 연달아 본 것도 같은 맥락이 었을 게다. 결국에는 모든 것은 마음 먹기다. 슬프기만 한 내 생활이 아주 작은 기쁨으로 물드는 것은 근사한 일이 벌어 져서도 아니고 근사한 추억이 있었고 그렇게 혹은 이렇게 저렇게 생각 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8. 국민학교를 다닐적( 사실 지금은 다 초등학교라고 하지만 분명 나는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내 졸업장에는 그렇게 쓰여 있다구)에  버스를 타고 4한시간 가량을 통학을 할 적이었다. 그때 그만 학교에서 늦게 까지 놀다가 해가 완전히 져물고 집근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말았다. 정류장이 있는 사거리는 무척 큰 사거리였는데 차도 한데도 없고 몇개 되지 않는 상가들도 모두 셔터를 내고 이제사 켜지기 시작한 가로등만이 있을 뿐 나를 내려준 버스도 금새 모퉁이를 지나 사라져 버렸다. 8차선 사거리에 차가 없다. '무섭다'  내가 버를 타고 조는 사이에 다른 세상에 내린걸까. 아니면 숨겨진 시간사이라도 되는 걸까? 한참을 멍하니 서서 신호가 여러번 바뀔때 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다. 누군가 보이기를 얼어 붙어서 그러다 숨죽이고 있는 한무리 검은 사람들을 발견했다. 검은 옷에 검은 모자 그리고 방패에 기다란 창까지 얼굴은 투구로 가려 있었고 나는 와하는 소리와 길 위쪽에서 들리는 고함 소리 그리고 매쾌한 연기 소리 까지 황급히 바뀐 신호에 집과 반대 방향이지만 내달렸다. 그리고는 덜덜 떨려오는 심장이 잦아 들때 까지 계속 달렸다. 그러다 그만 퍽 하니 부딪혔다. 어른이었다. 신발을 보고 알았다. 어둡기도 했지만 뛰는 심장때문에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고 발만 보며 이야기를 했다. 사거리에 사람들이 얼마나 있니라는 물음에 차오느는 숨을 참고는 어림으로 가늠하지 못해 주저 주저 하고 는 대강 대답해 버렸다. 그때만 해도 한눈으로 보이는 사람의 수를 어림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고개를 들어 보니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개기름과 땀이 번지르한 무서운 눈매를 같고 잇는 아저씨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내 난 또 내달렸다. 무조건 좁을 골목으로 들어 섰다. 한무리를 발견하고는 발다닥이 쓸릴 정도로 방향을 틀어 10분이면 된 집으로 가는 길을 둘러 둘러 달렸다.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꺼냈나 싶지만 초등학교 5학년의 소녀가 겪은 두려움에 대한 짧은 이야기다.

9. 세상에서 벗어 나서 살아 갈 것 아니라면 수긍할 수 밖에 ..

10. 꿈이라는것이 미래의 직업을 말함이 아닐텐데 누가 머라 할지도 모른다. 넌 배포도 없니 혹은 시시하구나 그럴지도 하지만 나의 꿈은 그저 평범한 그렇지만 내 스스로에게는 너무나 평범하지 않은 그런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이다.

11. 전에 없이 아니 거의 내 생에 최고 기록을 넘어 서는 나의 변화를 볼때 너무나 기복이 크기는 했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려면 아마도 예사가 아닐 듯 싶다.

12. 과연

13.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