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7월 26일 자연 휴양림

 

오늘 새벽에 정말 더웠다.

평소보다 일찍 열한 시쯤 자러 갔는데

자다가 눈을 번쩍 떠보니 한시 막 지난 시각이었다.

왜 깬거지?  다시 자려 하는데

연우가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부채질에 선풍기에..

그러나 사후 약방문!

깨서 " 어버~" 하길래 업어주고

뉘었더니 " 엄마도~" 하길래

누워서 젖좀 먹이고

하여간 잠이 들었는데

다시 깨버렸다.

부랴 부랴 작은방에서 자는   ZL을 깨워

(사실 이미 깨어 있었다고 한다)

거실에 자리 펴고 에어컨 틀고 했는데

무슨 화가 그렇게 났는지

연우는 젖을 꼭 문 채로 발길질하면서

흐느끼고 신경질을 내더라.

겨우 겨우 잠들고 나도 에어컨 온도 높이고

옆에 꼬불쳐 잔 시간이 아마 세시쯤 이었던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일곱시 반이고

아이는 누워서 꼼지락 꼼지락 옆에 TV 장을

만지고 있었다.

 

아이고... 계속되는 수면 부족!

 

 지난 번에 갔던 자연휴양림 관련 포스팅을 하면 웬지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7월 25일을 끼고 예약 가능한

자연휴양림을 찾다가

충청도 서산에 있는 용현 휴양림이 걸려서

하루 자고 왔다.

내려갈 때는 아루집 선수들을 꼬여

아산 스파를 들리는 기염을 토했는데....

사진이 한장도 없어서 이건 패쓰.

연우는 무진장 좋아해서 기력이 빠진게

눈에 보일 때까지 풀에서 안 나오려고 했고

나와선 옆에 딸린 온천탕에 갔더니

탕이란 탕은 죄다 만족스러워하고

특히  노천탕에 열광했다.

 

휴양림에 가선 물놀이에 지쳐서 푸욱 잘 줄 알았는데

새벽 6시에 일어나 버려서 아빠, 엄마 교대로

걸리고 업어서 휴양림 내 산책로를 한시간씩 돌았다.

 

 

휴양림 안에 약 800미터 코스의 산림욕장이 있었다.

나지막한 경사라지만 돌멩이며 나무 뿌리가 걸려서

아이가 혼자 걷기 어려운 길이여서 이렇게

들리고 업혀서 다녀왔다.

 

 

휴양림 근처 백제시대 절인 보원사 절터가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발굴하는 사람들 일하는 거 처음 보았는데

손이랑 호미로 땅을 설설설 파헤치더라.

유적지 한 두번 가본게 아닌 것 같이 나온 사진이다.

이 사진 찍고 잠시후 똥을 쌌다. 

 

 

이 불이문을 지나면 서산 마애 삼존불이 나온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엄마는

요새 버닝하고 있는 빨대 꽂아 우유먹기로

연우 주의를 돌리는데 성공했다.

매일 매일 우유가 들어오는 지역이 아니라서

멸균 팩 우유밖에 없었는데

처음엔 빨대로 잘 먹다가 쑥쑥 안 나오는게

싫었던지 요렇게 구멍에 입을 대고 손으로 꾹 눌러서 먹고 있더라.

옷에 다 흘릴 줄 알고 기겁을 했는데

의외로 아주 경제적으로 잘 먹고 있었다.

 

삼존불이 상상했던 것 보다 아담한 크기라서 놀랐다.

연우는 보자 마자

" 아가!"

하고 또

" 세개!"

해서 깜짝 놀랐는데 곧 이어

" 두개! 네개! 다섯개!"

해서 우리를 웃겼다.

그건 그렇고 삼존불이 아가로 보이나 보다.

어젠가 오늘 아침에도 삼존불이 나온 다른 사진을 보면서

" 아가!"

했다고 한다.

백제의 미소는 아가의 미소~

 

삼존불에서 나와 원래는 개심사를 가려고 했는데

잘못 나왔는지 수덕사 표시판이 있었다.

수덕사도 좋지~

그러나 아직도 알수 없는 이유로 영영 다른 길로

가고 말았던 것이다.

두시간 가까이 볼것 없는 국도를 헤매다가

어디든 바닷물 구경을 하고 가자고

노래를 불러서 찾아간 곳은

당진 성구미 포구라는 곳이었다.

사실 바다 구경은 관심 밖이고

 이 지방 별미라는 '박속낙지탕'이란

음식을 꼭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아서

무작정 바닷가로 온 것인데

아직 철이 아니라네요.

당진에는 큰 규모의 화력 발전소가 있어서

당진 바닷가를 따라 엄청나게 큰 송전탑들이

셀수 없이 많이 늘어서 있었다.

 

썰물 때였나 본데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니

온통 살아서 꿈틀 거리는 작은 바다 생명들로 가득했다.

조개며 고동을 호미로(여기서도!) 캐서

망을 절반넘게 채우고 있는 아줌마, 아저씨가  여럿 있었다.

 

 

집에 올라와서 연우 씻겨서 재우고

난리를 치고 나간 집 좀 치우고 나니

한 열시쯤 되었던 것 같다.

 

잠도 부족하고 아이랑 차속에서 씨름하고

피곤한 여행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향긋하고 구수한 뒷맛이 느껴져서

또 아이랑 여행을 가고 싶다.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이상하게도

서산, 홍성 어느메선가 헤메던 중

잠깐 내려서 국도변을 걸었던 것인데

왜 그렇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