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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생각해보면 웬만큼 커서  읽은 추리 소설의 대부분은 여름에 읽은 것 같다.

그것도 8월, 요즘 같이 열대야가 오락 가락 하는 날씨에.

왜 여름이냐면...

 대학에 와서 한 동안은 추리 소설 같은 오락물을 돈들여, 시간 들여 읽으면

안 되는 줄 알고 방학 때 잠깐 집에 내려가 있을 때나 집에 굴러다니는 팬더 출판사 (출판사 이름이

생각이 안남. 팬더 문양이 있었던 것 같음) 에서 나온 아가사 크리스티 물을 재탕으로 보았고.

 

나름 연구직에 종사하게 되었을 때는 눈 번쩍 뜨고 상쾌하게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갖지 못해 찌뿌둥한 채 이부자리에서 뒹구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

역시 의식적으로 엔터테인 하는 시간을 낼 수 없었고.

(쓰고 보니 굉장히 특이한 이유다)

 

 ZL이랑 같이 살면서는  TNG, DS 9 등

" Space, the final frontier, these are the voyage of ..."

의 세계에 날마다 한시간씩 할애하느라 활자물과 또 논다는게

용납이 되지 않았고.

(놀면서도 이런 희한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8월이 되어 열대야가 찾아 오면

어차피 낮에 정신이 영 몽롱하니까

이럴 때도 확실히 집중이 되는 놀거리로

돌아 오게 된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작년부턴 밤에 깨어나는 연우까지 한 몫해서

작년 이맘 때는

팔란티어와 스밀랴의 눈에 대한 감각을 한 번에 읽었던 것 같다.

(팔란티어는 연구소 동료 방 여기 저기를 전전하다가

지금은 아마도 공주에 내려간 분이 가지고 간 듯 하고

솔직히 스밀랴는 읽어보라고 권하기가 싫었다. 왜?

나만 몰래 알고 있으려고....)

 

에를렌두르, 엘린보르그, 콜라표르두르, 모스펠스바에르...

아이슬란드 사람 이름과 지명이란다.

어제밤 희한하게 더웠고 연우도 몇번 깨어주시고 해서

오늘 딱 엔터테인 하라는 날이다.

벼르고 있던 아이슬란드 사람이 쓴 추리 소설을 사서

옆에 두고 읽는 중.

 

ZL 연구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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