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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5
    일본으로...
    HYDE
  2. 2008/06/13
    선언
    HYDE

일본으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나의 불신과 혐오는 정도를 지나칠 정도이다...

그렇지만 나와 인연의 고리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애착 역시 마찬가지로 정도를 지나친다...

항상 눈치를 보고...항상 넘겨짚고...항상 앞서서 걱정한다...

 

언제나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라져야만 된다고 생각하지만...

내 곁에서...내 눈 앞에서...누군가가 아프거나 힘겨운 것은 정말이지 견디기가 힘들다...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나의 심리적 거리가 좁혀지는 순간 나의 감정은 폭주.

나라는 인간은 결국은 모순 덩어리.

 

카라님으로부터 G8에 반대하는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이지 완전 흥분 상태.

그땐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그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일본행이 쉽게 결정되고 나니 더 무서워져버렸다.

 

티켓팅까지 마치고 여권 재발급 신청도 끝냈는데...

 

언니랑 이야기하다가...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언니 말처럼...어린시절의 나는 항상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단 한순간도 진심으로 행복했던 적은 없었다고...

그래서 나는 행복해선 안된다고 자기암시를 걸고 무언가 굉장히 기쁘거나 가슴 벅찬 일이 생기면 죄책감부터 먼저 들었다.

 

그래서 연애도 힘들었고...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죄책감과 불안감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내가 가도 되는 것일까...

 

내 일인데도...무언가 다른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바보처럼 들떠있으면서도 겁은 겁대로 먹고...

허둥지둥.

 

양군님 말처럼 열심히 해야하는데, 잘 준비해야하는데,

또 걱정만 쌓아두고...

또 마음만 졸이고...

 

그렇지만 정말 기쁘다.

 

어떻게든, 무엇이든 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정신 차리자.

 

안드로메다에서 내려와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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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

나는 기독교 가정의 4대째 신자이다.

모태신앙이라는 뿌리깊은 기독교 정서 속에 살아왔다.

20살 이전까지 단 한번도 나 자신의 신앙과 내가 섬겨왔던 신에 대한 의심이란 있을 수 없었고 온전한 복종과 헌신만을 다짐했을 뿐이었다.

20살, 헌신을 위해 결정한 진학. 그리고 나는 나 자신 안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질문과 대면했지만 마주서서 나를 부르는 참 나의 호명을 피하기 위해 줄곧 뒤돌아서 있었다.

이 뒤엎어진 세상, 이런 빛바랜 세상 가운데 내가 믿어왔던, 섬겨왔던 신은 없었다.

혜정이가 그 가녀린 삶을 아홉살의 나이로 접었을 때.

그제서야 나는 참 나와 직면할 수 있었다.

응답할 용기가 생겼다.

단지 나에게는 신이 필요했고 신은 내가 도망갈 수 있는,

내가 살아야하는 지금에서 도피할 수 있는 탈출구요 무덤이었다.

내가 줄곧 고수해왔던 신앙 속에서 나는 죽어갔다.

나의 양심과 나의 정신과 나의 신념은 계속해서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차고 헛웃음만을 띄고 있을 뿐이다.

 

신의 존재에 대해서, 그 유무에 대해서 논하고 싶지도 않다.

있든 없든 더이상 나와 상관없다.

죽은 뒤에, 그 이후가 어떻든 그것이 뭐 어쨌단 말인가.

그것이 내가 살아야만 하는, 지금과 그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내겐 더이상 신이 필요없다.

 

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나는 더이상 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신에 기대서 내가 보아야할 것들과, 내가 들어야할 것들과, 내가 살아야할 것들과, 내가 지켜야할 것들을 밀쳐내지 않을 것이다.

나의 책임을 신에게 전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신의 몫이 아닌, 나의 몫이고 나의 삶이어야 한다.

 

올해가 가면 모든 것을 마무리 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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