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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오늘(9.14) 석유수출국 기구(OPEC) 결성

늦어서 정말 미안하다. 알다시피 파견, 기간제법이 입법예고 됐고 그 것 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이 시간에 올리는 것을 어여삐 봐달라.ㅠㅠ

 

1960년 9월 14일 이란, 이라크 , 쿠웨이트 , 사우디 아라비아. 베네주엘라 5개 주요 산유국이 국제 석유 수출국 기구(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OPEC)을 결성했다. 현재는 11개국이 OPEC에 가입해 있다. 그런데 최근 국제 유가가 어떻게 되더라? 배럴당 50달러 정돈가? (아참 1배럴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아는 사람이 드물거다. 물론 나도 잘 몰랐다. 확인해보니 159리터더라. 쌀두가마니 정도 되는 양이다. 그렇게 보면 원유값이 비싼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두바이산 원유, 텍사스 중질유 혹은 북해산 브렌트유란 이름은 아홉시 뉴스에 종종 등장해서 낯설지 않은 이름들이다.

 

19세기 미국에서 최초로 상용화 된 이후 석유는 인류 최고의 뜨거운 감자 자리를 내어놓은 적이 없다. 일찌기 미국의 석유재벌 록펠러는 석유를 '악마의 눈물'이라고 일컬은 적이 있다.  록펠러가 바로 본 거 아닌가 싶다. 석유는 문명 확대에 큰 공헌을 했지만 지구 각지의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자동차, 탱크, 전투기, 항공모함 모두가 석유로 움직인다. 석유 덕에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다가 단추 하나로 미사일을 투하 할 수 있게 됐다. 뿐인가? 대형 유조선의 원유 유출로 기름을 흠뻑 뒤집어 쓴 가마우지의 사진은 잊을만 하면 반복적으로 국제뉴스를 장식한다.

 

석유가 창출하는 가치는 세계적 빈부격차를 더 심화시키고 냉전 이후 전쟁들에 석유가 한 다리 걸치고 있지 않은 것을 찾기는 어려울게다. 이라크가 세계 제2의 산유국이 아니면 지금처럼 미국의 표적이 되었을까?

 

뿐만 아니라 원유는 전세계적 로또나 다름없다. 지금이야 유정 개발이 쉽지 않았지만 몇십년 전만 해도 상황은 다르다. 영화 자이언트에서는  반항아 제임스 딘이 한 구멍 잘 뚫어서 일거에 인생역전했고(검은 원유로 샤워하며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제임스 딘의 모습이 인상적이지 않나?) 조지 W 부시 또한 텍사스 원유 사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지?

 

하여튼 OPEC의 등장만을 보면 꽤 긍정적이다. 지난 9월 10일자 (http://blog.jinbo.net/Profintern/?cid=2&pid=42) 본란을 통해 '곡물 메이저' 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지만 석유 메이저들도 그에 못지 않다. 온갖 지저분한 합병과 통합을 거쳐 지금은 엑슨 모빌(미),로열 더치 쉘(영국, 네덜란드), BP(영), 쉐브론 텍사코(미)로 정리된 석유 메이저들은 제국주의를 등에 업고 주요 원유생산국들의 석유를 한세기 동안 강탈하다 시피 해왔고 그 기업의 본국들은 석유를 전략무기 처럼 사용해왔다.

 

결국 그 제국주의 국가들과 석유 메이저들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산유국들이 결성한 것이 바로 OPEC인 것이다. 몇번의 원유 파동을 통해 OPEC은 세를 과시했지만 사십여년이 지난 오늘날 OPEC을 보면 뭐 그렇지도 못하다.

 

물론  사우디의 아람코나 쿠웨이트의 KPC, 베네수엘라의 PDV(그렇다. 지난 9월 11일 본란 http://blog.jinbo.net/Profintern/?cid=2&pid=43 에서  언급된 베네주엘라의 석유 산업 사보타지의 중심이 바로 PDV다) 등이 OPEC의 역사를 통해 나름대로 국제적 석유 메이저로 등극하기는 했다. 최근엔 러시아 올리가르히(과두 재벌)들이 자국의 국영 석유 회사를 인수해 덩치 키우기에 나서고 있고...

 

몇번의 석유 파동 동안 아랍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미영등 제국주의 국가의 간섭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혁혁한 공훈을 했던 OPEC은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OPEC내의 가장 큰 전선은 친미-반미의 전선이다. 그 아래 아랍 민족주의를 비롯한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지만 첫 째 전선을 벗어난진 못한다. 이라크, 이란, 베네주엘라등이 목소리를 높이고 감산 정책을 펼치면 사우디, 쿠웨이트등  미국 꼬붕들은 급격한 증산을 통해 찬물을 끼얹어 버리곤 했다. 물론 기름 한 방울 안나는 우리나라로선 유가 상승이 큰 부담이 되지...

 

그러나 농산물이나 석유나 다 마찬가지다. 세금, 각종 부담금, 독점적 정유체계등을 통해서 중간에서 해먹는 돈이 얼마일까? 주유소에서 기름 넣을때 가격하고 배럴당 원유가격의 차이를 비교해 보라. 배럴당 50달러 해봤자. 리터당 가격으로 치면 우리 돈 300원에 물과하다. 주유소에서 넣을땐 근 4배에 달하지? 하여튼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고 있는거다. 시장경제, 자유경쟁을 들먹이는 작자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선 왜 말이 없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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