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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서다.

이박 삼일의 일정으로 부산에 다녀왔다. 국감 이랑 김주익 열사 일주기 취재를 하고 왔다. 꼽사리로 미 대선 토론 기사도 한 건 쓰고...간만에 아니 추석지난지 얼마 안 됐지만 부산 집에서 지내다 왔는데 집에선 저녁 한끼 아침 한끼 밖에 못 먹었다.  꼭 밥을 먹어야 맛은 아니지만 집에 가서도 너무 바쁜 척 한게 아닌가 싶어서 엄마, 아버지한테도 좀 미안하다.

 

남들 보기엔 모자람이 많을지 몰라도 요즘 내 머릿속은 온통 일로 가득 차 있다. 돌이켜보면 나 자신을 위해 투여하는 시간도 거의 없다. (뭐 당신들도 마찬가지라고?) 그런데도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어디 가면 좀 더 파보고 싶고 이런 사람도 만나고 싶고 머릿 속에 떠오르는 기획들이나 다른 뉴스 볼 때 잡히는 실마리들을 풀어보고 싶고...

 

타 매체에서 내가 잡기만 하고 못 건드린 꺼리들을 가지고 쌈박하게 뽑아내는 걸 보면 '에이 씨 내가 했으면 더 잘 할 수 있을건데' 하는 생각이 들기 일쑤다. 내가 실제로 더 잘 할 수 있는지는 별개로. 아 모르갔다. 정신 없이 뛰다가 문득 멈춰서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 가끔은 옆 사람들한테 짜증도 나고 그런다. 틱틱 거리고 싶기도 하고 '나 요즘 너무 착한 척 하는거 아닌가 하고 싶은 말 참고 사는건 아닌가?' 하는 되도 안하는 잡상들이 스멀거리기도 한다.

 

스스로를 좀 더 몰아 붙일 것인지 너무 빵빵해져 터질 것 같은 타이어의 바람을 약간 빼줄것인지 결정할 시간이 왔다. 지금까지는 그냥 아예 타이어 터뜨려 버리고 뒷자리 옆자리에 탄 사람들이야 어쩌던 말던 나 혼자 내려버린적이 수두룩했지만 이젠 그럴 순 없고...근데 여기서 바람 약간 빼버리면 좋은게 좋지, 딴 매체야 어떻게 하든 우리는 우리 형편에 맞춰 우리 페이스로 가면 되지 하면서 주저앉아 버리게 될것이 뻔하다. 역시 도스께끼? 도스께끼의 결과는 옥쇄? 헉!

 

운동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일중독자로 불리는 한 선배가 문득 떠오른다. 도대체 저 양반은 업무가 그렇게 좋아서 저러고 있는걸까 아니면 다른 할 일이 없어서 회사일에만 매달리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이제 내가 그 짝 나는게 아닌가 싶다ㅠㅠ

 

막상 주말에 뭔가 딴 걸 해야겠다 (놀러간다던가 영화를 본다던가) 싶은데 마땅한 것도 안 잡히고 같이 할 이도 없다. 돌아보니 술친구 할만한 사람들만 보인다.  정말 무서운 현실이다...글 쓸 것 두 꼭지 있는데 있는데 그냥 그거나 쓰고 다음 주 기획이나 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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