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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메뉴

  • 등록일
    2006/10/25 02:15
  • 수정일
    2006/10/25 02:15

하루종일 밥을 한끼밖에 못 먹었습니다.

일어난 순간부터 시험공부를 하다가,

오후 2시반부터 시험을 보고, 또 4시 수업을 듣고,

5시반쯤에서야 시간이 좀 있어서 학교식당에서 후배들과 밥을 먹었습니다.

 

식당의 메뉴는 두가지였습니다.

2500원짜리 닭구이 같은 거랑 1700원짜리 비빔밥 같은 거

(메뉴의 정확한 이름을 모르므로...)

후배들은 전부 2500원짜리 먹는다고 합니다. 저는 1700원짜리 골랐습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닭을 딱 보니까, 왠지 먹기가 싫어졌던 겁니다.

(평소에 저도 비싸더라도 좀 먹을만한 거를 찾는 편이라서...)

 

오늘따라 유난히 1700원짜리 코너에도 사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평소에는 절대 줄 같은 거 안 생기는 코너입니다.)

 

비빔밥이니까, 밥을 비비는데, 안에 들어있는 것과 반찬을 보니까

세상에... 이게 바로 채식메뉴였습니다. 이름도 모를 반찬이지만,

어쨌든 고기의 '고'자와 생선의 '생'자조차도 안 들어간 건 확실합니다.

그걸 깨달았을 때, 고개를 들어 아까 그 코너의 사람들 기다리는 줄을 다시 확인했고,

여전히 그 줄이 줄어들지 않고 있음을 보고, 너무너무 반가웠습니다.

 

밥 다먹고 후배들에게 이게 바로 채식메뉴였던 것 같다고 말해줬습니다.

(채식메뉴를 의도한 건지 아닌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그 식당에서 제가 여태까지 먹었던 1700원짜리 메뉴중에서는 최고였습니다.

'먹을 수도 있었으나 선택에서 배제된' 1700원짜리 메뉴들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2500원짜리들하고는 아직 비교할 단계는 못된다고 봅니다만...)

 

다만 아쉬운 것은 두가지.

하나는, 그래도 비빔밥인데, 콩나물이나 시금치도 좀 섞여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점.

다른 하나는 양이 너무 적었다는 점.

 

다 좋았으나,

양이 적은 메뉴는 결국에 가서는 버림받을 거라는 악담을 날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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