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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하다가 겪은 일

     제가 게임을 꽤 합니다. 저 어릴 때 갤러그라는, 지금 보면 지극히 단순한 '전자오락'이 있었습니다. 기억하기로 고등학생일 때 오십 원인가 했드랬는데, 오십 원을 넣고 모든 판을 다 깨고(쉰 판인가?) 다시 새로운 판이 시작되면 또 모두 깨고... 그 오십 원으로 세 시간 넘게 놀곤 했습니다. 그때 동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저처럼 오십 원으로 세 시간 넘게 노는 '놈'들에겐 오락실 주인이 백 원 주면서 가라고 했다는데, 저는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 이후 오락다운 오락을 찾지 못하다가 스타 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꽤 재미있다 싶었는데... 제가 이미 '노땅'이 되어 버린 탓인지 키보드 버튼을 찾아가며 하는 게임은 영 익숙해지지 않습디다. 그래서 그냥 재미만 있는, 때때로 시간 때우려 하는 정도만 했지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카트라이더를 접하게 되었을 때(이미 꽤 유명해진 뒤였지만) 눈이 번쩍, 아니 반짝반짝거렸습니다.



     집 피씨로 카트를 하는 제게 아내가 한 말입니다.

     남자들이란, 그저 운전에... 총 쏘는 것이면 뒤집어진다는 겁니다.

 

     이제 막 파란장갑을 끼게 된 저는 이 게임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기껏 모아 놓은 루찌를 딸애 차 사는 데 다 써버려서 막상 저는 아직도 연카(처음부터 제공되는 연습용 차량)를 쓰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차에서 밀리다보니 기술이라도 제대로 익혀서 '시간 안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카트 사이트에 들려 온갖 비법, 나만의 기술 등을 읽고 연습하곤 했습니다(허허~ 매일같이 게임이나 하고 있는 것 같구만).

     그러다가 발견한 글이 있습니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자... 어쩌구 저쩌구... 아이디를 신고해 주시고... 어쩌구 저쩌구...

     뭔 얘긴지 몰라 네이버에서도 찾아보고 그랬더니 무조건 일등으로 들어오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 봅니다. 뭐...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어제 카트를 하는데, 바로 그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것 같은) '놈'을 봤습니다. 분명 저랑 어떤 사람이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하면서 끄트머리에 다 다다랐는데 난데없이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면서 '웬 놈'이 일등을 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이등을 했고 저랑 다투던 사람이 삼등을 했는데, 게임을 마친 후 '준비'할 때 저랑 삼등한 사람이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하는 거 아니냐? 이상하다.

 

     그런데...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것으로 추정되는) '놈'이 나가면서 방장이 바뀌고, 새로 방장된 사람이 저랑 삼등한 사람을 강퇴시켜 버렸습니다. 그 잠깐 사이에 "그냥 게임이나 하자"는 글들이 떴고... 그랬습니다.

 

     제가 사소한 일에서 좌절감을 느낄 때가 이런 때입니다.

     잘못한 사람과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같이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

 

     카트 한 판에 너무 심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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