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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3253호] 7.8 아베 신조 총격사건에 즈음한 호소

주간『전진(前進)』 3253호(2022년 7월 18일자)

7.8 아베 신조 총격사건에 즈음한 호소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 정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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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 나라시에서 가두연설중이던 전(前) 수상 아베 신조(安倍 晋三)가 41세의 전 해상자위대원의 수제 총기에 저격되어 사망했다.

일본 제국주의가 개헌·전쟁을 향해 절망적으로 돌진하는 가운데, 이 공격의 ‘사령탑’이었던 아베가 사살당하는 미증유의 사태(‘수상 경험자 암살’로는 1936년 2.26사건 이래)로, 일본제국주의 지배계급은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확대되며 이에 연동해 미일 제국주의가 중국침략전쟁으로 돌진하며, 역사상 세 번째의 세계전쟁이 일어나려 한다. 이 가운데서 실로 ‘전쟁이냐 혁명이냐’라는 역사적 선택을 묻는 1930년대식 격동적 정세의 도래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7.8 아베 총격이 일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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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였던 1차 집권기, 그리고 2012년말부터 2020년 9월까지의 2차 집권기간 총 8년 8개월에 걸쳐 개헌·전쟁과 신자유주의 정치를 철저히 추진해왔다. 1차 정권에서는 교육기본법 개악과 개헌국민투표법 성립 등을 강행했고, 2차 정권에서는 집단적자위권 행사를 합법화하는 각의결정으로 안보전쟁법을 성립시켰다. 이와 함께 오키나와의 사람들을 짓밟는 헤노코 신기지 건설 강행, 미일안보 전면적 강화와 미군·자위대의 일체화를 추진했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통제되고 있다(Under Control)”고 주장하며 도쿄올림픽을 유치했고, 원전 재가동과 후쿠시마 압살 공격(피폭과 귀환 강제)를 함께 추진했다. 과로사 유족의 필사적인 호소를 무시하고 ‘일하는 방식 개혁’이라 불리는 전후 노동법제의 해체, 해고의 자유·총 비정규직화를 추진했으며, 2번에 걸친 소비세 증세 강행과 사회보장 해체, 의료·간호·보육·교육 등의 민영화, 연금제도 개악으로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을 살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또 특정비밀보호법이나 공모죄 제정으로 치안국가의 강화를 꾀했고, 간사이 레미콘지부를 향한 대탄압으로 상징되는 노조절멸 탄압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모리토모·가케학원 의혹이나 ‘벚꽃을 보는 모임’ 등 수많은 부정부패가 폭로되며 아베노믹스는 총파산했다. 코로나×대공황 하에서 인민의 분노와 원한에 포위된 아베는 비원이었던 개헌을 이루지 못한 채 2020년 9월에 두 번째로 사임했다. 그 후, 아베는 스스로 수많은 국가범죄에 적반하장격으로 자민당 최대파벌 ‘아베파’를 형성해 “대만 유사는 일본의 유사”,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핵공유”, “방위비 2배”를 부르짖는 등 대적할 바 없는 후안무치함으로 개헌·전쟁에 돌진하는 일본 제국주의 유일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일본 제국주의는 그것을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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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민당에서 일본공산당, 레이와 신센구미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당이 거국일치적·초(超)계급적으로 이 사건을 비난하고 있으며, 언론은 일제히 ‘폭력에 의한 언론봉쇄를 용납말라’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은 ‘언론봉쇄’나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과 같은 곳에 결코 있지 않다. 아베를 습격한 인물은 습격의 동기를 어머니가 입교(入敎)하며 가족과 자신의 인생이 파괴됐다는 ‘종교단체’와 그에 관계된 아베를 향한 원한이었다고 밝혔다. 이 종교단체는 아베가 조부·기시 노부스케(岸 信介) 이래로 밀접한 관계를 지닌 악명높은 반공단체 통일교(‘원리연구소’)다. 통일교는 ‘영감상법1’으로 거액의 돈을 인민에게서 거둬들였고, 그를 아베 등 극우 정치인의 자금원으로 써왔다. 자위대 제대 후 파견 같은 불안정 고용으로 미래도 내다볼 수 없는 생활을 이어온 인간이 자신과 가족을 절망적 상태로 몰아넣은 ‘적’을 ‘통일교=아베’로 보았고, 그 ‘적’에 대한 원한을 ‘살의’로 만들어내 아베를 사살한 것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일본 제국주의의 말기적 위기 시대에 나타난 ‘아베 정치’로 불리는 신자유주의의 극치, 반동·부패와 전쟁의 정치가 ‘아베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인민의 분노와 증오를 사회에 들끓게 한 데 있다. 노동자인민의 일, 생활, 안전, 의료, 사회보장, 많은 권리들을 빼앗아 지역사회를 무너뜨렸고, 코로나 하에서 많은 사람들을 빈곤과 죽음으로 내몰았고, 노동운동·학생운동을 철저히 탄압애 재일·체일(滯日) 인민을 향한 민족차별과 습격을 부채질해온 것이 아베였다. 내각 인사국을 통해 관료기구를 장악해 아베의 사병이 된 관료가 공문서 날조까지 일으켜 그 모순을 짊어진 전 긴키(近畿)재무국 직원 아카기 도시오(赤木 俊夫)씨의 목숨을 빼앗은 것도 아베였다. 그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해온 것이 아베였다. 일본 제국주의·아베, 신자유주의 부르주아지에 의한 노동자인민을 향한 끝없는 테러리즘적 공격에 막대한 인민의 분노와 증오가 쌓여왔다. 이번일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필연’이었던 것이다. 7.8 아베 총격은 바로 아베 자신이 일으킨 것이며, 아베의 죽음은 ‘신자유주의는 스스로 만들어낸 모순으로 붕괴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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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죽음에 ‘아베같은건 죽어도 싸다’고 말하는 민중의 목소리는 무수히 넘쳐나고 있으며, 검은걸 희다고 말하듯 아베를 ‘미화’하려하는 정치가나 언론에 분노는 더욱 타오르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 분노나 원한의 폭발이나 개인적 ‘테러리즘’으로는 이 세상을 근본부터 바꿀 수 없다. 자본주의·제국주의의 타도로 향하는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단결과 투쟁,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실현이 미래를 만드는 힘이다.

영국 철도파업의 폭발 가운데서의 존슨 타도, 한국·민주노총의 서울 6만명-거제 5천명 노동자대회, 그리고 스리랑카에서 일어난 노동자민중의 대통령 관저 돌입과 점거-대통령 타도를 비롯해, 전쟁을 내란으로 전화하려는 노동자계급의 궐기는 전세계에서 시작되고 있다. 세계의 노동자계급은 전쟁과 인플레이션에 똑같은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같은 구호를 내걸며, 같은 싸움을 개시하고 있다. 이러한 싸움과 연대해 일본에서도 ‘숨은 내란’을 ‘공연한 내란’으로,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투쟁으로 전화하는 것이 7.8 아베총격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다.

일본 제국주의 권력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반동적으로 이용해 ‘국장’등으로 아베를 추켜세워 치안탄압체제를 강화하고, 참의원 선거 직후부터 개헌·전쟁 공격을 한순간에 고조시키려 한다. 7.8 아베총격과 7.10 참의원 선거는 개헌·전쟁을 둘러싼 본격적인 혁명적 내한 격화의 불을 지핀 것이다. 이 정세와 정면대결해 ‘신전쟁협력 거부선언’을 발표한 도로치바(動労千葉)를 비롯한 3개 노조를 선두로 7.17 국철투쟁 전국집회에 총결집하자. G7 히로시마 서밋 엄중경계를 실력으로 깨부수고 기시다 타도의 8.6 히로시마-8.9 나가사키 반전반핵투쟁을 승리해내자.

이번 여름-가을, 개헌·전쟁 저지 대투쟁을 열어젖혀 11.6 히비야에 계급적 노동운동·학생운동의 거대한 대열을 등장시키자.

2022년 7월 10일


원문: 7・8安倍晋三銃撃事件に際し訴える 革命的共産主義者同盟政治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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