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31 18:53

눈 앞에 밭이 아른 거려서...

서른 일곱 생일 아침이다.

홀짝 홀짝 홀로 술을 마시다가 대폭 취해 버렸다.

새학기 들어 최악의 하루였다.

애덜이 다 미워보였다.

 "나비, 술 냄새쟁이!"

 "그 얼굴 꼴은 뭐야! 화장한거야?"

 '이씨...... 다 꺼져버렷!'

 

마구 졸립고 심장은 조여들고...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내 모습이 우스웠다.

 

비 오시는데 우리 밭은 잘 있을까.

미리 씨앗이라도 심어 놓았으면 얼마나 든든했으까.

와르르 무너지는 서른 일곱 생일 날.

라봉도 울었구나.

나도 울었다.

데반도 울었으까?

짱돌은?

밤비는??

 

다시 줄 위에 올라선다.

아니, 오늘은 좀 쉬고 내일부터.

오늘은 이왕 망가진 김에 한 판 더 가보자.

 

팅구들아,

집에 좀 더 자주 들어가야겠어.

미안하지만 든든하기도 해.

금욜 밤에 보자.

순대 사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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