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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날의 제안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는데 어째 살짝 부담된다.
사람들이 조금만 왔으면. 별스런 이야기는 없을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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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0년 5월 19일 (수) 오후 7시
발표: 라봉, 밤비 (빈농집 여자들)
혹시 빈집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누군가는 비어있어서 빈 집인지, 가난해서 빈 집인지 궁금해하던데, 그 둘 다라고 합니다.
공식 인터넷 사이트(house.jinbo.net)를 참고하니 비어있는 집, 손님들의 집인 게스츠하우스(guesthouse)라고 합니다. 정식 이름은 좀 긴데,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빈마을". 빈집이란 걸 만든다는 얘길 들은 지 어언 얼마쯤(정확히 모름), 지금에 와서 보니까, 이제 집을 넘어 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빈마을금고도 운영하고 화폐에 대한 얘기도 하고 빈가게 오픈도 모의하고 있습니다. 전세집 하나 얻어 시작한 빈집도 어느새 아랫집, 윗집, 옆집, 건너집에 빈농집까지 쑥쑥 생겨났습니다.
우리는 빈농집에 사는 여자들을 만나고 그녀들에게 이야기를 청하고자 합니다.
서울을 벗어나 고양시로 가는 길목, 항공대 근처 800평 가량의 텃밭을 빌려 일구고 있는 빈농집 사람들.
어찌어찌 그 소식을 알게 된 여이연 회원(콜로키움 담당자) ㅅㄴ도 몇 주 전부터 가끔 자전거를 타고 가 삽질 조금 하고 막걸리 먹고 빈농집에서 놀곤 합니다. 지난 휴일엔 자전거 메신저(택배) 일을 하는 라봉이 모레네 시장을 지나다 주어온 멀쩡한 부추 10단으로 잔치를 하였습니다.
빈농집에 가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습니다. 내일이나 미래에 대한 생각일랑 접어두고 그냥 오늘을 사는 느낌입니다. 작은 마당에 모여앉아 맛난 걸 해먹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빈둥거립니다. 참, 빈농집 화장실에서 물을 재활용하는 건 말할 것 없고, 텃밭 거름으로 쓸 오줌을 모으는 작업에도 동참합니다. 통에 받는 따뜻한 오줌 느낌도 괜찮습니다.
이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요?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혀 살아간다는 사회에서, 이들은 자기들이 무슨 통뼈라고 탈주를 하는 것일까요? 그게 가능하기나 하나요, 아니 가당키나 한 거냐구요? ^^
빈집 사람들은 아마도 자유로운 영혼들을 가진 자들로, 자유와 평등 해방을 향한 꿈을 미래 그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 삶에서 "그냥" 해보는 것 같습니다.
자, 빈농집 그녀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볼까요? 우리는 어떤 얘기를 듣고 싶은 걸까요?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거지만, 그녀들의 삶을 기웃거리면서 내 삶을 확장해볼 순 없을까요. 물론 그냥 빈농집 마당에 돗자리 펴고 앉아 맛난 것 나눠먹고 빈둥거리는 게 훨씬 백배는 낫겠지만, 일단 이렇게 이야기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 집담회 형태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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