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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랑 검지랑 중지를 쫙 펴서 땅을 꾹 찌른다.
그리고 그 속에 완두콩을 넣는다.
구멍 하나에 한 알씩.
그리고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렸더니,
콩잎이 올라왔다.
세 개씩 모여서.
타고 오를 작은 나뭇가지를 심어줬다.
그러고도 기특해서 나무를 따라 오줌도 흘러 넣어 줬다.
그러고도 좋아서 둘레에 신성한 원을 그려주고 비료를 섞어 두툼하게 북돋아 주었다.
사랑이 지나쳤나...?
바람 센 땅이라 강하게 키워야 하는데.
마음 굳게 먹고 무심하게 굴어야겠어.
한편,
공룡이 완두콩을 반나절 동안 편애하던 그 시각에 라봉은,
두둑에 심은 해바라기 과잉보호에 힘을 쏟고 있었다.
두둑이 워낙 넓어 해바라기 씨를 뿌려놓긴 했는데 이역시 걱정이다.
옆 논에서 다 뽑으라 하면 어쩌지?
씨앗이 날려서 마구 자생해 잡초 취급 받으면 어쩌지?
떠오르는 해의 빛을 가리고 서 있으면 어쩌지?
"옮겨 심으면 되지!"
지혜로운 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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