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4 13:46

평일 밭에서 놀며 일하며.

 

해질 무렵 밭에 갔다. 5시가 넘었는데도 뜨거운 볕. 그래서 더운 밭.

서쪽으로 기우는 해그림자를 크게 만들기 위해 비스듬히 파라솔을 눕히고 안으로 쏙 들어간 보니비.

 

 

챙겨온 김밥과 참외를 먹고, 딸기를 따 먹었다. 사실.. 실물은 꽤 조그맣다. 산딸기보다 조금 큰 정도.

 

 

노란 꽃이 진 자리에 연둣빛 알맹이가 알알이 맺힌다. 이육사의 청포도 보다 진한 초록으로 방울토마토가 열리고 있다. 아직은 그린 토마토. 빨갛게 익기만을 기다려!

 

 

그래도 무엇보다 귀엽고 예쁜 시금치아줌마 땅콩. 아카시아 같은 잎은 연둣빛으로 잘 자라고 있는데 땅 속에서도 알알이 구불구불 땅콩깍지를 달고 있으려나. 이처럼 기다림을 요하는 아이들이 좋다. 기다리며 돌보며 상상하고 기대하는 즐거움. :)

 

 

감자잎에 보이는 이 벌레. 뭐지.. 책에서 본 거 같은데. -_- 감자꽃을 따주며 보이는 족족 쿡.. 눌러 죽였다. 그냥 먹게 내버려 둘 껄 그랬나도 싶지만 유목, 채취하는 삶이 아닌 이상 피하기 힘든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생협에선 벌써 하지감자가 출하도 되고 예약도 받고 있던데. 올해 감자값이 금값이란다. 이상기온으로 수확량이 확 줄었다는. 올해 우리 감자는 아마도 알이 작을 것 같다. 그래도 그만큼 맛은 진하겠지.

 

 

감자꽃 부케를 만들더니 아욱은 코사지가 됐다. 가슴에 꽂고 다니면서 배고플 때 즉석에서 국도 끓여먹고 무쳐도 먹으면 좋지 않겠나. 결혼식 부케와 어버이날/스승의날 카네이션 이런 거 몽땅 텃밭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가능. 결혼식 같은 건 되도록 안 하는 게 좋지만 만약 한다면 밭에서 같이 일하고 열무국수 먹으며 두둑따라 입장하고 뭐 이런 거 좋을 것 같다. ^-^  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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