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7/04/16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4/16
    위키가 웹의 미래? (2)
    바람-1-9
  2. 2007/04/16
    만화 인크레더블맨를 통해 그려진 국가와 시장
    바람-1-9

위키가 웹의 미래?

오늘 쓰는 김에 최근에 생각난 것이 있어서 잊어 먹지 않으려고 써본다.

내 생각은 위키가 웹의 미래는 맞다. 나는 기본적으로 웹은 두 가지 측면에서의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정보의 네트워크고 다른 하나는 인적 네트워크다. 인적 네트워크는 정보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2차적 네트워크다. 여기서 통신망으로서의 네트워크라는 개념은 인터넷의 기본 기본 전제라서 일단 배제하고. 인적 네트워크는 좀 더 미묘한 문제라 여기서는 비교하지 않을 생각이다. 정보 네트워크의 측면에서만 한번 따져보고 싶다.

그렇다면 위키가 이 두 가지 측면의 네트워크에서 이제까지 제시된 개념 및 시스템으로서 가장 적절하고 포괄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정보 측면에서 가장 느슨하고 포괄적이기야 HTML이다. 위키도 블로그도 싸이월드도 모드 HTML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어느 것도 HTML만한 발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진화  과정에서 경쟁하는 개념들이기도 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 적용 범위나 적용의 방식에서 보면 위키는 다른 정보 네트워크의 개념들보다 우월한 점이 많다. 첫째는 개념 간의 네트워크다. 위키는 알겠지만 위키워드라는 단어들의 링크를 통해 정보를 조직하는 방식이다.

HTML 자체가 그림, 수식, 문서, 음악 들과 같이 정보의 형식 단위들 간의 링크를 통한 것이라면 위키는 이러한 정보 형식 단위의 링크를 바탕으로 하되 이를 개념어를 중심으로 재조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가 좋은 사례다. 백과사전의 각 항목들이 하나의 문서(그게 그림이던, 수식이던, 문자로 이루어진 내용이던; 위키피디아에서는 이를 article이라고 한다)가 되고  각 문서의 본문 중에 관련된  개념은 또 다른 문서로 링크가 되어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문서라는 형식 단위보다는 개념(사전의 한 항목)이다.

인간의 사고가 하나 하나의 사실 또는 구분되는 물체(그것이 온라인 상에 존재하던 오프라인 상에 존재하던)보다는 이를 종합하여 특정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관계 짓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위키의 개념 위주의 정보 조직화는 자연스럽다. 전산과학 분야에서 웹의 발전의 방향으로 오랜동안 생각해 온것이 이러한 개념 중심의 정보 조직화였고 이를 일반화해서 semantic web이라고 불러왔다. 위키라는 간단한 도구가 이를 가장 현실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위키의 정보 조직 방식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정보 조직화에 유리하다.

이미 위키는 쉽게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위키피디아는 이미 너무 잘 알려져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만의 위키를 써보고 싶다면 몇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내가 가장 최근에 써본 몇 가지를 소개하면,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Wikispace와 스프링노트가 있다. 후자는 한국의 기업이 제공하고 있다. 다들 대용량 저장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스프링노트의 경우 hwp, doc, odt, html 형식의 문서를 바로 불러서 온라인 문서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있어서 아주 맘에 든다. 그런데 odt(오픈오피스 등에서 이용하는 문서 공개 표준)의 일부가 제대로 변환이 안되는 것 같다.

정보 네트워크 구성에서 위키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념을 중심으로 조직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하나의 개념을 중심으로 정보를 서술해야 한다는 것이 블로그 등에서 특정한 주제 하나만을  다루지 않는 문서를 위키의 문서로 재정의하는 것이 쉽지를 않다. 분명 모호한 주제나 복합적인 주제를 다루는 문서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위키는 일종의 분류 체계처럼 기능할 수 있다.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는 위키 문서에 관련된 블로그 글을 링크하고 재해석하여 담아 둔다면 블로그의 글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보다 찾아보기에도 편하고 시대적 맥락, 사회적 매락, 개인의 사고 패턴 등을 단순화하여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위키의 정보 네트워크 기능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이미 상업적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들에 의해서 현실화되고 있다. 구글이 jotspot이라는 회사를 사들였다. jotspot이 바로 고기능 위키 플랫폼이다. 구글은 이미 검색, 메일, 온라인 워드프로세서, 뉴스 보기, 웹 페이지 클립핑(구글 노트) 등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정보 유통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문제를 이렇게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사용자가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통합적으로 관리할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가 받아본 외국의 특허 관련 메일링 리스트의 특정 메일과 최근 관련해서 찾아본 웹 사이트에 담긴 정보 그리고 내가 쓴 워드 문서가 분명 개념 상 연관이 되어 있고 이를 함께 참조해서 논문을 하나 쓰고 싶다면 이를 통합해서 저장하고 편집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를 위키를 통해서 하자는 것이 구글의 생각이라고 보인다. 한마디로 구글 정보 서비스를 통합하고 포괄하는 서비스가 위키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구글의 모든 서비스는 분류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위키 문서를 통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진보넷도 위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진보넷도 이런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위키의 정보 통합 기능은 개인에게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특정한 위키 문서는 공개를 통해 다른 이들과 함께 개념을 확장하거나 추가적인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이는 위키의 출발부터 존재하던 공동편집의 개념이라 위키를 사용하던 이들에게는 전혀 새롭지 않다. 개인의 위키가 가족들의 위키, 동호회의 위키, 단체의 위키, 직장의 위키로 발전해갈 수 있는 것이다.

위키가 중요한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으로 성장하는데는 위키피디아와 같이 특정 용도(백과사전)의 정보 공동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한번 더 위키가 웹을 바꿀 상황이 도래했다. 그것은 개인들의 모든 정보를 조직화하는데 위키가 플랫폼으로 사용되는 환경이 도래하면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 선두에 상용 온라인 위키 서비스가 있지만 가장 유리한 조건에 있는 것은 구글과 같은 종합 정보 서비스 제공자들이다. 구글이 jotspot을 시스템에 어떻게 통합 시키는가에 따라서 그 날은 올해 안에 올 가능성이 높다. 진보넷이 한번 구글보다 앞서서 해보면 어떨까 싶다. 아마 잘 하면 네이버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만화 인크레더블맨를 통해 그려진 국가와 시장

거의 1년만에 처음으로 블로그를 쓴다. 참으로 게으름이라는 병은 고치기가 힘들다.

각설하고,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만화영화를 딸 덕분에 보았다. 어디서 낫는지 모르지만 보아하니 아마도 지난 여름 미국에서 누가 준 것같다. The Incredible man이라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DVD를 봤다. 밤에 보기 시작한 것이라 딸은 다보지도 못하고 잠을 자러 들어가야 했다. 스토리가 너무 뻔해서 처음에는 이걸 왜 보고 있지 했는데, 왠지 계속 봐야할 것 같아져서는 혼자 이어폰 끼고 다 보았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현재로부터 약 16년전 초능력을 가진 많은 수퍼 히어로들이 국가에 소속되서 악당들과 싸운다. 이들은 어찌 보면 초능력을 가진 경찰관이자 소방관이다. 좀 별 난 공무원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중에 인크레더블 맨이라는 초능력자가 있다. 결혼식을 가는 중에도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고양이도 구하고 도둑도 잡고 끊어진 교각에서 전차도 멈추고...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이들에게 소송 당하는 등.... 점점 시민들은 이들의 존재에 거부감을 느끼고 정부는 이들을 보통사람으로 위장하여 보통사람들처럼 취업을 하게한다. 인크레더블맨은 보험회사 상담원이 된다. 초능력을 숨기고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끔 찾아오는 보험 지급을 요청하는 손님들에게 몰래 보험 회사의 방침을 어기고 보험금을 타갈 수 있는 조언을 해주는 것 정도만이 그가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초능력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가끔 몰래 초능력 친구와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기도 하지만 발각되지 않을까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인크레더블맨은 다른 초능력자와 결혼하여 큰 딸과 아들이 있고 다들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초능력을 숨기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짐이 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 말이다.

이렇게 고단하게 살아가던 인크레더블맨이 어느날은 결국 상사를 다치게 하고 해고를 당하게 된다. 인크레더블맨을 집요하게 쫓고 있던 조직이 인크레더블맨을 속여 가공할 힘을 가진 로봇을 훈련하는데 이용한다. 뒤늦게 이를 알지만 이미 로봇은 학습기능을 통해 왠만한 초능력자들조차 상대가 되지 못할 정도로 강해진다. 이를 배후 조종한 이는 신드롬맨이다. 초능력은 없지만 머리는 좋아서 무기를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번 이자는 어렸을 때 인크레더블맨을 동경하나 초능력도 없고 어리다는 이유로 인크레더블맨에게 끼어들지 말라는 말을 들었던 자다. 로봇이 완성되고 도심으로 이 로봇을 보내기 전에 붙잡힌 인크레더블맨 앞에서 신드롬맨은 말한다. 자신이 이 로봇을 조정할 수 있으니 로봇이 혼란을 일으키면 자신이 나타나 새로운 영웅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 기술을 팔아서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돌아서면서 혼잣말로 덧붙이기를 그리고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그 뒤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인크레더블맨, 부인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초능력을 이용해서 로봇과 신드롬맨을 이기고 시민들은 다시 초능력자들을 영웅으로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인크레더블맨 가족에게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왠지 껄꺼름한 기분이 남았다. 초능력자로 표현되는 국가의 능력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신드롬맨으로 대변되는 시장과 기술이 가져온 위기 덕분에 다시 인정 받는다는 것인데, 현실은 이와는 반대이지 않는가 싶다. 시장과 기술의 위기보다는 기회와 혜택이 훨씬 강조되고 이는 국가나 공동체의 능력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나 자신도 시장이 맘에 들지 않다고 해서 국가에 대해서 신뢰하는가? 우리 사회의 경우 전체주의적 국가의 유산 속에서 국가는 시민들의 합의에 의해 건설되고 유지되는 공동 가치의 반영물이 아니라 권력자와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기 일수였고, 좋게 생각해도 경제 성장과 같이 공동체 기능의 극히 일부분이 움직이도록 하는 기능에 제한적이었지 않은가 싶다. 이러한 사회적 감정이 존재하고 역사적 경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을 모으고 공동으로 사회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그래도, 출발은 공통 분모를 만들어가기 위해 소통하는 일부터 일 것이다. 만화 덕분에 다시 블로그를 써야할 이유를 찾은 것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