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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콘텐츠 P2P로 공개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는 자사의 콘텐츠를 비트토런트 (BitTorrent)라는 P2P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DRM 없이 올해부터 배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공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트토런트 트랙커 서비스도 제공해서 어떻게 다운로드가 되고 있는지 통계도 함께 제공한다고 합니다.
캐나다의 CBC도 이보다는 작은 규모로 비트토런트를 통한 배포를 실험 중에 있다고 합니다.

NRK 의 운영은 시청료(TV를 가지고 있는 가정의 license fee)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NRK가 P2P를 이용해 자사의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저작권 관련해서 허락을 받는 문제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비틀즈 음악이 담긴 콘텐츠 같은 경우가 한 번 올렸다가 저작권 문제로 완전히 네트워크에서 삭제를 했다고 합니다.

노르웨이가 작은 나라이고 여기서 방송사가 다양한 콘텐츠들과 경쟁하면서 자신들의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P2P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 미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콘텐츠를 제공하는 측에서 보면 더 많은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네트워크 대역폭이나 저장장치의 용량을 계속 증설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소수의 서버를 통해 여러 이용자의 컴퓨터 (클라이언트)에 정보를 전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보통 클라이언트-서버 모델이라고 합니다. P2P는 이와는 달리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구분이 없이 클라이언트가 곧 서버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 다운로드 받는 것이 동시에 네트워크에 서버 역할을 하는 컴퓨터가 느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고 싶은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서버를 장만하고 비싼 인터넷 전용성을 설치하여야만 배포가 가능하다면 꿈도 못 꿀 일이겠지만, P2P는 이러한 꿈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노르웨이의 소식에서 우리나라의 KBS는 이대로 좋은 건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은 ars technica의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영어)

Norway's public broadcaster launches BitTorrent tracker
http://arstechnica.com/tech-policy/news/2009/03/norways-public-broadcaster-nrk-receives.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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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가 필요해. 한국 경제 이제 진짜 위기다.

오늘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아이파드(ipod)로 미국의 경제 관련 라디오 프로를 들었다. "Market Place" (http://marketplace.publicradio.org/~라고 매일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터넷에서 파드캐스트(podcast)로 공짜로 다운로드 받아서 들을 수 있다.  어제 방송을 듣는데 데이빗 프럼(David Frum)이라는 보수논객의 코멘트 하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이 사람은 보수논객으로 최근에 "Comeback: Conservatism That Can Win Again."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책제목을 번역해 보면 "컴백(복귀): 다시 승리할 수 있는 보수주의여"쯤이 될 것 같다. 오늘 코멘트의 제목은 "Wage stagnation is the real problem"("임금 정체가 진짜 문제다". http://marketplace.publicradio.org/display/web/2009/01/21/pm_wage_stagnation/)였다. 보수주의 경제 논객의 입장에서, 공화당과 보수주의가 실패할 수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2007년의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7년전보다 거의 늘지 않았다는 것이란다.

흠.... "실용 보수"를 제창하는 이명박 정부는 "임금 삭감"을 전제한 "일자리 쪼개기" (우석훈씨가 쓴 말 같은데 맘에 든다)를 떠들고, 왠지 이명박의 "보수"가 뭔지 제대로 헷갈린다. 미국 보수하고는 결이 틀린건가? 헐헐. 재개발과 살인진압으로 사람들은 죽어나가도 삽질의 한길로 매진하는 이거는 무시기 주의 경제 정책이라고 불러야 하나. 최소한 미국식 보수는 아닌갑다.

제목과는 다르게 서설이 길었다. 그렇다고 전혀 주제와 관계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늘 드디어 지난 2008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마이너스로 나왔다. 경제성장률이 이따구로 확 내려간 것은 세계 경제의 위축이 예상을 뛰어넘고 따라서 수출이 대폭감소한 것이 주원인인 것 같다. 내수도 같이 주저앉고 있기도 하다.

지난 주부터 금융위기 이야기 다시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아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이거 작년말에 있었던 금융위기가 다시 오는건가? 해외에서는 그럴수도 있다는게 대세가 슬슬 되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위기의 진원지는 지난번과는 달리 투자은행이 아니라 상업은행이다. 미국 같으면 투자은행을 샀던 상업은행이나 기존에 부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부실이 밝혀진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모기지와 파생상품의 부실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아서 금융위기가 재연될 위험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에는 실물 경제가 꼴아박는 상황이라 이에 따른 새로운 부실의 등장이 한층 위험을 높여주고 있다.

미국에서 아주 아주 잘나가는 엄청나게 큰 기업 몇개 빼고는 요즘 기업들이 돈을 빌리려면 15% 정도 이자 줘야 한단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고금리 내는 것에서 예외는 아니라고 들었다. 왜 이리 금리가 높으냐고? 은행은 돈 빌리려고 하는 기업들이 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에서 우리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로 한참 꼴아박은 것 이야기했다. 너무나 가슴 아프지만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도 많이 부도날 거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도 당연한 거고. 다행히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지만, 우리나라 금융은 그런 상황까지는 가질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업들 부도나고 하면 우리나라 금융이라고 해서 멀쩡할지 자신할 수 없다. 기업 부도와 개인들의 전세 대출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면 금융위기 상황 올 수도 있다.

뭐 우리가 IMF를 겪어봤고 작년의 미국 금융위기를 봐서도 잘 알고 있지만 금융시스템이 무너지면 경제가 통째로 주저앉을 위험이 커진다. 영국이나 유럽은 아예 은행들을 추가적으로 국유화해서라도 이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붕괴는 막으려고 한다. 미국은 워낙 국유화에 부정적이라 현재는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 자산만을 사들이는 배드뱅크를 고려하고 있는 것 같다. 배드뱅크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 것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면 미국도 국유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요 며칠 미국와 유럽의 은행들 주가 확 꼴아박았다. 자산의 부실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국유화를 생각하니, 이제는 은행이 더 이상 돈장사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국가 기구가 되는 것이라 이윤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없으니, 사실 은행 주식은 주식 시장에서 가치는 빵원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단돈 얼마라도 건지려고 팔아재끼고 있다. 그러니 주식이 폭락을 안 할 도리가 없다.

자 이제 실물경제의 위기로 시작하는 진짜 위기는 한국에서 이미 시작이 됐다. 어떻게 이 춥고 어두운 시절을 서로 보듬고 헤쳐나갈 것인가, 그리고 어디에서 희망을 만들어 갈까? 나는 당장 이명박의 토목 공사에 돈 쏟아붇기를 그만두고 중산층이하의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직접 돈을 쥐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업급여 제대로 주고, 재교육 기회 주고, 배고프고 아프게 하지 않도록 하자. 그리고 이참에 문제 생기는 은행 있으면 이번에는 국민 세금 넣어서 부실자산 갚아서는 딴 나라 투기 자본에 떠안겨주는 일은 하지말자. 국유화해서 은행 통해서 서민들, 중소기업들에 돈을 주자. 그리고 지금 부자들과 대기업 주머니에 있는 돈을 빨리 줄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들과 대기업 주머니를 적절히 줄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집짓기, 땅파기를 헤대다가는 경제는 축소되는데 황당하게 집값, 땅값은 오르는 황당한 상황이 오고 다른 물가들도 상승하는 정말로 요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산층이하는 들어오는 돈은 줄지, 언제 짤리지 모르지 하는 상황인데 집값 오르고 물가 오르고 하는 상황이 생기면 이중으로 죽게 생겼다. 부자와 대기업 주머니를 가볍게 해주는 것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면, 최소한 그들이 가진 돈이 집투기, 땅투기로 몰리는 것이라도 막아야 한다.

개념 없고, 사람에 대한 예의도 없고, 경제는 쥐뿔도 모르는 이놈의 정부만 쳐다보다간 다 죽게 생겼다. 어찌 어찌 나 혼자 잘 해서 살아왔다고 쳐도, 이번 위기에는 그러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것도 희망이라면 희망일까? 혼자 잘난척 산다는게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깨닫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을 죽여놓고도 말로라도 죽어간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나누는 척이라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사람으로 보이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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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몰라요! 투기는 알아요!

뭐 예상했던대로 이명박은 강만수를 얼굴마담으로 해서 삽질과 투기의 경제를 재건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4대강 정비 사업에 추가적인 투기 억제 조치를 해제한단다. 그래놓고 한다는 소리가 경기를 살리고, 디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란다.

나도 실업과 부도가 엄청나게 걱정되고,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걱정한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까지 오게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하지 않고, 삽질과 투기를 열심히 하자는 이 대통령과 경제팀의 주장을 듣고 있자면, 아예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현재의 상황과 그 원인을 살펴보고, 삽질과 투기 부양 정책(투기 조장하는 것도 정책이라고 해야하나 싶지만)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 살펴보자.

집값 엄청 빠지고 있다. 이걸 디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을까? 디플레이션이 되려면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서 장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확실히 존재해야 한다. 겉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이니 땅값,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소비를 전반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하고 소비 감소는 결국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에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그러면 지금의 집값이 적절한 가격인가이다. 집값이 전세값의 수배에 이르는 상황이 수년간 계속된 곳이 많다. 그리고 그 집값을 대기 위해 대출을 끼고 있는 집이 넘치고 넘친다. 아무리 봐도 정상적인 가격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집값이 투기에 의해 부풀려진 상태다 보니 집이 안 팔린다. 집값이 떨어져 자산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집에 너무 많은 자금이 묶여있고, 집이 비싸니 안 팔리니 돈도 돌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은 무엇일까? 비정상적으로 투기에 의해 부풀려진 집값을 투기를 통해 유지하거나 높이는 것은 언제나 다시 더 큰 문제로 우리 경제를 또 수렁에 빠트릴 것이다. 선택은 가능한 집값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내려가도록 해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일 것이다.

집을 투기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니라면, 집값이 떨어져 자산이 줄어든 심리적인 효과는 크겠지만, 어차피 다른 집들도 같이 가격이 내린다 생각하면 새로 집을 얻어야 하는 다음 세대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적은 부담을 끼치게 되고, 소비의 여력도 늘려줄 수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는 것이 거품 경제의 붕괴 위험을 줄이고, 여타 분야에서 경제 활동 활성화와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투기와 관련한 규제를 줄이겠다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 말은 디플레이션이고 어쩌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집값, 땅값 올려주려니 기대했던 자신의 지지자들의 기대에 어떻게든 부응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들어난 거다.

삽질은 참 편한 정책 도구다. 이건 어떤 성격의 정권이 되었던, 고용이 부족하다 싶으면 가장 쉽게 채택하는 정책이다. 창업 지원이니 뭐 이런거 수백억 쏟아도 일자리 몇백개 나올까 말까 한다. 삽질하고 공공 근로 (월 백만원 정도 주고)이거는 그냥 돈 얼마당 일자리 몇개 딱 나오고, 적은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일자리는 가난한 노동자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이런 식의 고용 정책은 결국은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드냐에만 관심을 두기 십상이어서 일자리의 질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이 바닥 나면 지탱하기도 어렵고, 이런 가난한 노동자는 결국 재정의 규모만큼만 수요를 창출하게 되니, 국가 재정의 범위를 넘어서 경기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힘들정도로 저임금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확대되고 있다.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이들이 엄청 부실한 사회 안정망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저임금의 일자리라도 아무 일자리라도 찾아 돌아다니는 일이다. 이런 노동자들이 양산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더 나은 임금을 얻을 수 있는 자기 개발이니 창업이니 하는 것은 꿈나라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바람직한 경기 부양 및 고용 정책은 뭘까? 답은 교과서에 다 써 있다. 일단 산업의 구조 조정(지금의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의 방향을 거꾸로 돌릴 수 있도록 돕는)과 노동자의 재교육이 가능한 사회 안정망을 확대하는 것이다. 삽질에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과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받으면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 재정에 전적으로 매달려 최소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최저 임금을 올리고 노동조합의 활동과 교섭력을 강화해서 가난한 노동자가 아니라 넉넉한 노동자가 사회의 다수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들과 부자들은 돈을 쌓아두고도 투자할 곳을 못 찾는 돈을 노동자의 주머니에 넣어 주는 것이 최대의 경기 부양 (수요 확대) 정책이 될 것이다. 여기에 집값도 하향 안정화, 또는 국가에 의한 주택 공급 확대, 공교육 질 강화가  된다면 노동자는 자신이 벌어들인 돈을 자식들 사교육비와 집값을 모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개발과 소비로 연결시킬 수 있다. 이게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뉴딜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산업화된 국가에서 경제가 가장 좋을 때는 바로 다수의 노동자가 부유하던 때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단기적으로는 삽질도 때론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철학과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 삽질과 투기 부양 정책은 결국 우리 사회를 더 깊은 수렁으로 빠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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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반격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명박은 역시나 삽질로 경제 살리자고 나섰다.
촛불 정국에 놀라고 나서는 열심히 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을 족치고 있다.
공정택은 얼씨구나 전교조 교사들을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자르고 있다.

여론조사들을 봐도 이런 행태에 대해서 찬성보다 반대가 많다.
이명박의 삽질 경제가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가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치를 외면한다.

이것이 가장 큰 불행이고, 우파 사회 개조 프로그램에 반격을 가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한계다.
민주당은 누구나 다 죽었다고 한다. 뭐 확인 사살을 하자면 재보궐 선거나 2010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 완전 몰락하는 것을 재확인하면 되기는 되겠지만, 그걸 확인하길 원하는 사람들이나 있을까?

90년대초 내가 대학 다니던 시절 나름 운동권도 많고 하던 시절에도 이해를 대변할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에 통탄을 하고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외치던 시절이 있다. 그때는 민주당도 건재해도 그랬다. 지금은 도대체 한나라당이라는 꼴통당 빼고는 당이라고 칠만한 당도 없는 시절인데 왜 이리도 정치세력화에 대한 목소리가 안 들리나 모르겠다.

이해가 안 가는 바도 아니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다 꼴통이지,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도 힘도 없고 신뢰도 안 가지. 정치라는 것에 고개를 돌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야 나도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정치 행위가 투표다. 몇년에 한 번 투표장 가서 도장 하나 찍고 오면 땡이다. 그런데, 투표조차도 점점 더 안하게 된다. 정치에 대한 신뢰가 없고, 신뢰를 보낼 정치세력이 없으니 당연하기는 하다. 예전 같으면 여당이 마음에 안들면 내용이 어쨌든 야당 찍는다는 생각이라도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없는 것 같다.

아직도 여전히 촛불을 이곳 저곳에서 정기적으로 밝혀 들고 있는 분들이 있다. 참으로 존경스럽다.
하지만, 가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이 조금만 있으면 이명박의 실정에 다시 지난 4월, 5월처럼 촛불이 대거 모일 거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이런 "희망 사항"이 당연한 현실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난 촛불 정국이 시민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조직 (특히나 정치 세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촛불의 힘이 우리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될려고 했다면, 촛불 집회에 함께 했던 이들이 그 힘을 가지고 기존의 조직으로 또는 새로운 조직으로 모이고 이들이 정치적인 세력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뭐 단기간에 그런 일이 가능하겠냐고 하지만, 기존 조직들이 일정 정도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반과 조직 능력이 있었다면 그런 일들은 막으려고 해도 자연적으로 일어났어야 한다. 솔직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라도 촛불 집회에 담겼던 희망을 담을,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치 세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것 없이는 아무리 이명박이 삽질로 경제를 망가트리고, 우파 사회 개조 프로그램으로 신자유주의 플러스 전체주의 사회를 만들어 가도 사람들은 저항이 아니라 기권을 하는 것을 계속 선택할지도 모른다.

사람도 없고, 돈도 없고, 비전도 없고, 설득할 능력도 없어서 정치 세력을 못 만든다고 하는 사람들 많이 봤다.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정말일까하는 의문이 든다. 나는 새로운 정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차고 넘칠 정도로 만나봤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어도 정말 사람도 없고 비전도 없는 상태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의 패배의식 밑에는 함께 토론하고 계획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의 기억이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떨쳐버릴 수만 있다면 우리가 이명박과 우파 사회 개조 프로그램에 대한 반격은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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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의 악몽이 오는건가?

어제부터는 미국에서 디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경제와 관련해서 화두가 되고 있다.
유가 등을 빼고도 미국의 물가가 하락한 때문이다. 가격이 내렸다고 다 디플레이션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이 되어야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것 같다.

디플레이션의 원인을 경제학자들은 여러가지로 이야기하지만 보통은 총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악의 디플레이션은 수요가 감소하는 것에 더하여 통화 공급(양과 속도)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 1930년대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이다.

우리나라도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것 같다. 거기다가 돈도 잘 안 돈다. 흠... 제대로 안 좋은 상황을 향해 가는 것 같다.

아니 물가가 떨어지면 물건 값이 싸지는 건데 왜 걱정을 하지라고 생각하면 안되지롱. 한번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지면, 디플레이션이 경제를 위축시키고 총수요가 감소해서 디플레이션을 또 일으키는 그래서 30년대 대공황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디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 기업도 가계도 현금 가진 사람들은 현금을 보유하려고만 하고 투자도 안하고 소비도 안 하게 된다. 가격이 자꾸 떨어지면 동일한 액수의 현금으로 더 많은 것들을 살 수 있으니깐.

디플레이션 시기에 현금 보유자는 일단 기분 좋겠지만, 부동산과 같은 고정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나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은 큰 어려움을 겪는다. 고정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자산이 팍팍 줄고, 빚을 진 사람들은 같은 돈을 이자로 내는 것 같지만 디플레이션으로 물가는 내려가는 상황에서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현금을 내는 것이니, 실제로는 이자를 더 내는 것과 같아진다. (이자율이 안 올라가도 실제 이자율은 늘어나는 것과 같다.)

노동자는 어떨까? 일단 경제가 어렵다고 물가에 맞추어 임금을 낮추는 경우는 별로 없다. 따라서 소득이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런데, 고용주 입장에서는 이게 맘에 들리가 없다. 임금은 못 깍는다 싶으니 해고를 늘리게 된다. 실업이 늘어난다.

대책은 수요를 늘리고 돈 공급을 늘리는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 흠... 우리나라 돈 공급을 늘리면 환율 더 올라갈텐데... 이자율 더 낮추면 현 우리 경제 상황에서 돈 공급 늘까? 아마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이미 돈 좀 있고 신용도 높은 사람들이 돈 사재기 나설듯도 하다.

재정 투자 늘려서 정부 부문의 수요를 높이는 것이 그나마 가능할텐데. 우리 정부가 얼마나 이건 돈을 잘 빌려올 수 있는지도 봐야하고, 우리 경제 규모에서 얼마나 재정 지출을 늘려야 경제가 돌아갈만큼의 규모가 될런지 좀 봐야할 것이다. 가능하면 우리 산업 구조의 양극화 문제도 개선은 못하더라도 악화시키지 않는 그런 재정 운용이 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은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골치 아프게 될 수도 있겠다.

문제는 이게 세계적인 추세로 가버리면 정말로 암담한 상황이 될 것이다. 미국도 1년 안에는 경기 회복 불가능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정도는 얼마나 심각할지 잘 모르겠지만, 위기 상황이 현실화하는 것은 이제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산비도 못 건질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을 한 번 상상해보라. 끔찍하다. 앞으로 왠지 물가와 부도나는 기업수를 자주 보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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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가 시중금리가 내려갈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했다는데.

네이버로 연합뉴스 기사(李대통령 "시중.가계금리 내려가도록 조치해야"(종합))를 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시중금리가 내려갈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금융감독위원회에 지시했다고 한다. 그것도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인터넷으로 국무회의를 하면서 그랬단다.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이 이미 있거나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가계나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그런데, 금융감독위원회가 무슨 재주로 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대출을 하도록(금리 내리고 대출 안하면 효과 떨어지니깐)할 수 있을까? 금리가 왜 올라가나, 금리는 돈에 대한 가격이라고도 한다. 금리는 빌려주려는 돈이 얼마나 많고, 빌려야할 돈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서 보통 결정된다. 흠... 그런데 돈을 되갚을 능력이 없는 가계나 기업은 보통 낮은 금리로는 돈을 빌릴 수가 없다. 아예 빌리지 못할 수도 있고 말이다. 은행이 왜 금리를 안 낮출까? 일단 앞으로 경제 후퇴가 심화되는 시기에 현금이 없으면 은행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으니 현금을 보유하고 싶고, 뭐 더 나아가면 이참에 현금 잘 가지고 있으면 싼 가격에 다른 은행이나 자산을 사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면 현금에 대한 은행의 수요가 커진다. 그러면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저축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더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예금을 유치하고자 한다. 뭐 연말의 은행의 건전성 평가 등에 유리하기 위해서도 예금 유치는 필요하다.

금리를 높이는 요소로서 이런 은행 자체의 수요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솔직히 지금 은행들이 가계나 기업이 돈을 갚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위험을 감쇄할만큼 금리를 높여 받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내년에 가계나 기업에서 부실이 발생한다면 이를 메꾸기 위해 당장 전반적으로 높은 금리로 돈을 받아두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는 합리적으로 보일 것이다.

정부에서 대출 연장 등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은행에서는 미래의 부실을 상쇄하기 위해서 전반적으로 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것을 추구할 것이다.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앞에 두고 금리도 낮추고 대출도 늘리고, 은행의 자산 건정성도 높이라고 주문하는 이명박씨를 은행들이 옆구리에 칼을 대기 전에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 같다. 금리를 높이면 대출연장 요청도 줄어들 것이고, 연장을 하거나 신규 대출을 해도 이자로 일부 만회가 가능하니 은행이 대출 금리를 높이는 것이 당분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런 사정을 몰라서 금융감독위원회를 쪼는 것일까 아니면 알지만 언론용으로 그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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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G20, FTA->DDR

지난 15일 세계 20개국의 정상들이 모여서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해서 논의를 했다. 누구도 위기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모인 이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미국과 극소수의 소위 경제 대국들에 의해 만들어진 경제 질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일 것이다. 반세계화 운동 진영에서 보면 아직도 각국의 정상들은 세계화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세계 경제와 정치에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대한 이러한 불신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왜냐면 이제까지는 미국이라는 유일의 초강대국을 중심으로한 세계 체제였는데, 그 핵심 국가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1월이면 대통령이 될 미국의 오바마는 G20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신자유주의에서 각국의 벗어날 생각인 것이다. 위싱턴에서 그렇게 요구하던 신자유주의 정책과 제도의 도입에 충실했던 각국은 그렇게 주장해온 미국에서 비우량주택대출로 경제가 휘청하더니 자신들의 경제까지도 후퇴를 겪게 만든 미국을 더 이상 리더로서 인정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듯이 각국이 제살길 찾아 알아서 경제를 운영하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 것 같다. G20에서 결정한 중요한 내용 중에 하나가 올해말까지 WTO 도하개발 라운드(Doha Development Round, DDR)를 다시 열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자세를 낮추는 대신에 세계 경제에서 다자주의가 다시 강화될 것인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지는 DDR에서의 논의의 진전을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이 그간 FTA 등을 통해 자신들의 실패한 정책을 일부 국가에 복제하도록 강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다자 무역 협상에서 자신들의 제도와 정책을 채택케 하려던 정책도 이제는 미국 내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DDR의 진전을 어렵게 하던 인도 등도 참여 의사를 강하게 표하는 등 현재로서는 전망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G20가 이전까지의 G8을 중심으로한 세계 경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금융 구제 강화와 세계 경제 논의에서 다자주의의 강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점은 상당히 커다란 변화를 경제에 가져올 것 같다.

뭐 이명박은 미국과 FTA 빨리 해야 한다, 금융 산업 규제 완화해야 한다고 떠들면서 G20에 갔다와서는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남겼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뭐 보호무역은 안된다고 주장했다고 하니 그걸 자신들의 성과라고 하는가 싶다.

미국과 FTA 체결해 놓고 DDR에 가서는 입 다물고 앉아 있는 한국의 대표단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 뭐라고 생각할지는 아직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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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자. 미 대선. 경기 후퇴. 진보신당

제목이 완전 뒤죽박죽인 것은 요게 요즘 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하는 단어들이라 그냥 쭉 적어봐서다.

요즘 일하고 있는 단체 (아는 분은 다 아는)에서 국제회의를 준비하느라 아시아 여러 나라에 있는 활동가를 초청하는데 아니 요구하는 서류는 왜 이리 많으며 공증까지 받으라니, 완전히 아시아인은 불법 이민자나 테러리스트 취급하는 것 같다. 이래서야 어디 한국이 아시아의 일원이라고 떠들고 다녀봐야 욕만 먹지 않을까?

미 대선 선거날 내 옆지기의 미국 친구들은 모조리 휴가 내고 차로 동네 사람들, 아는 사람들 투표장으로 실어나르는 엄청난 선거 열기를 보여줬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내가 알기로도 항상 6:4 정도로 공화당이 우세한 소위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주)였다. 이거 왠걸 어제 다른 주 다 개표 끝나도 아직까지 미확정으로 계속 뜬다. 한밤중까지 49.xx % 대 49.xx %로 완전 팽팽.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현재는 50% 대 50%로 나온다.표수는 약 1만 3천표 정도 오바마가 더 받은 것으로 나온다. 아마도 재검표하고 있을 듯도 하다. 옆지기가 아는 친구들이 이메일로 후레이를 외친다. 한번도 공화당을 못 이겨본 한을 이번에는 거의 푼 것이나 다름 없어서 인가보다. 옆지기한테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별 큰 차이 없는데도 뭘 그리들 좋아할까하고 말해보는데, 옆지기 말은 거기 사는 사람들은 큰 차이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단다. 뭐 나도 매케인보다는 오바마가 낫다 싶다.

미국 증시는 다시 급락을 했다. 서비스업의 고용 상황이 나빠진 통계가 나온 것 때문인 것 같다. 경기 후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지만 경제학자들은 보통은 GDP(가계 소비 + 기업 투자 + 수출 + 정부의 재정 지출)가 축소되는지와 고용이 줄어드는지를 중요한 판단 근거로 보는 것 같다. 뭐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미국의 뉴스를 살펴보면 GDP 중에서 가계 소비 특히나 내구재 (차, 세탁기 같은 거) 소비가 크게 둔화하고 있단다. 미국의 경우 고용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데 이쪽 상황도 나쁘다는 통계가 나온 상황에서 경기 후퇴의 징후는 완연한 것 같다. 사실 이제는 경기 후퇴는 이미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우리 나라도 소비가 줄어들고 있고, 고용 증가폭도 둔화되고 있으니, 이제는 경기 후퇴의 시기를 살아남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제일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누군가에는 대책 안 서는 어둠 같은 시절일 것임을 말할 필요도 없겠다.

세상은 변하고, 아직도 위기에 발가벗긴 채 내던져진 사람들은 많고, 욕 나오는 상황은 많은데, 진보신당은 왜 이리 진도가 안 나가는지... 희망이 필요한 시기에 희망이 되기보다는 정체된 듯한 느낌이 든다. 답답하기도 하다. 가장 답답한 것은 도대체 정당이라면서 누구를 자신들의 지지자로 삼을 것인지 그 대상을 분명히 하고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는 것, 이들과 가장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식, 이들이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나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당원 되었던 당직자가 되었던, 정책 연구자가 되었던, 정치적 협상을 담당하는 사람이 되었던 자신들이 누구를 만나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구체적인 사업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고, 연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총선이 끝난지 7개월이 다 돼간다. 무엇이 정당을 가능하게 하는지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걸까 아니면 당의 의사결정 구조나 집행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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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불황의 시작점에 벌써 벼랑 끝에 선 삶들이 있다

기륭전자의 투쟁과 이에 대한 탄압 소식으로 가슴이 답답하다.

벼랑 끝에 내몰린 삶이 기륭전자 조합원들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는 주변 곳곳에서 보고 듣는다. 이미 붕괴 직전에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딸이 저녁에 친구를 데리고 왔다. 같은 방과후 교실에 다니다 보니 잘 아는 이웃이다. 들어보니 부모 모두 이제 직장도 없이, 있는 돈을 야금야금 까먹고 있는 것 같다. 원래 형편이 넉넉치 않았던터라 모아둔 돈이 있을 것도 아니다. 얼마나 이 가족이 버틸 수 있을까? 암울하기만 하다. 몇달이 지나면 아마 그 얼마 안되는 전세 돈을 빼서 월세로 옮겨야할지도 모른다. 전세 돈으로 또 얼마나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 어쩔지 감히 상상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이미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도 무참한 상황이긴 하지만) 장기 불황의 시작에 들어섰다. 부의 양극화, 내수의 몰락, 부동산과 주식과 같은 자산의 거품 붕괴는 단기간에 세계 경제가 살아난다고 해결될 가능성이 없는 문제다. 사실 요즘 주식의 거품 붕괴를 보며 공포에 떠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이며 주식은 극히 일부라는 점을 생각하면 부동산 거품이 이제 제대로 빠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진짜 거품 붕괴는 이제 시작이라고 해야한다.

자산 거품의 붕괴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필요한 것이지만, 현재와 같이 경제 전체가 불황에 빠지는 상황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들은 이미 가진 것도 없고, 장사를 할 밑천도 없고 (사실 지금 장사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돈 빌리기도 어렵지만 시작을 해도 망하기 십상이다) 적은 임금이나마 받을 수 있는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현금 가진 사람들만 살아남을 힘이 있다. 경제가 다시 팽창하는 시기가 와도 이들이 집중적으로 부를 다시 가져게 된다. 새롭게 형성된 부가 우리 이웃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

나는 이런 많은 서민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이들이 조직을 이루는 것뿐이라고 믿는다. 정당에 가입하고,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다. 기존 정치인들과 국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정당과 노조도 신뢰의 대상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몇년에 한번씩 있는 선거가 유일한 민주주의 참여 장치에 불과하고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조직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삶은 혼자서 지고가야 할 짊이다.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들이 개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별로 없다. 기껏해야 허리띠 졸라매고 예금이라도 하거나 보험 하나 들거나 아니면 빚을 내서라도 집장만해보려고 아둥바둥하는게 전부다. 이렇게 개인으로 존재하는 우리가 환율을 어쩔 수도 없고, 사회보장제도를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이런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당과 노조를 만들기 위해서 이미 있는 정당과 노조를 다 때려부수어야 한다면 나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깊고 암울한 시대의 초입에 우리는 발을 들여놓았다.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많은 아이들이 희망이라는 말을 잊게 될 것이다. 대단히 고상하고 정교한 이념의 문제가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당과 노조가 진정 누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인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 고상한 이념이 아니라 도대체 누가 그 조직의 구성원이 되고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이것에 모든 상상력과 실천력을 모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가 더 늦어진다면 더 많은 개인과 가정, 공동체가 파괴된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한 번도 겪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사방에 비명소리가 가득한데,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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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폭락, 호주 가뭄, 미 대중교통 정비

바람님의 [지금 위기의 미국 경제는 한국의 미래] 에 관련된 글.

이상하게 요즘 글이라고 쓴게 다 경제 관련된 이야기였다.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가관리 돌입 즈음하여 규제완화, 민영화, 투자은행라는 20세기 후반의 자본주의 전략의 실패를 반복하려는 우리나라 신자유주의 정권들을 비판한 글로 시작해서 경제의 기본이 흔들리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명박 정권의 무개념과 무신경을 비판한 글을 썼다. 가장 최근에는 위에 링크가 된 것처럼 한국 경제의 대불황 가능성까지 겁 없이 글로 썼다.

오늘 두 가지 뉴스가 내 생각을 사로잡았다. 하나는 미국 정부의 AIG 구제자금 지원 결정 후에도 미국 증시는 폭락하고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가 전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뉴스였고, 다른 하나는 호주에서 가뭄으로 아예 농사를 포기하는 농부들이 늘고 도시의 식수마저 위협 받고 있다는 뉴스였다.

호주 가뭄의 원인은 기후변화와 물 사용 증가가 주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세차를 하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어떤 주부는 집에서 아이들 샤워하는 시간을 타임워치로 재면서 관리를 한다고 한다.

또 약간은 다른 뉴스가 있다. 유가 상승으로 미국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확 늘었는데, 이참에 대중교통의 환경을 개선해서 유가가 좀 더 내려가더라도 대중교통을 계속 이용하게 하자는 계획이 추진 중이란다.

서로 처음에는 그저 이런 저런 뉴스가 있구나 하고 듣다가 이 뉴스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공통의 메시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지금처럼 사는 것을 버리고 바꾸어야만 할 때라는 것이다. 다시 80년대 90년대식의 삶과 경제 체제로 돌아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물론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먹을 물마저 사라지게 만든 자원의 약탈과 말 좋은 무역 자유화와 금융 파생상품들 속에서 누가 어떻게 물건을 만들고 빚을 지는지도 모르면서 더 높은 이자를 찾아 돈을 굴리던 체제는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미국에서 있는 일이고, 호주에서 있는 일이니 남의 일 아닌가 하고 있지는 말자. 우리 나라도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다. 우리 나라는 미국처럼 파생상품이 발달해 있지 않으니 괜찮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도 이미 신자유주의 흉내내기를 시작한지 10년도 더 된 나라다. 우리가 처한 자연 환경과 경제 시스템이 다른 나라와 많이 다르다는 환상은 이제 버릴만큼 충분히 겪었다는 생각이다.

이제 낡은 생각과 체제를 낡았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빠이 빠이야"를 날려주자. 이명박 퇴진보다 훨 우리에게 중요하고 인생에 보탬이 되는 일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 많다. '금융공학'으로 사기치고 돈놀이하는 것 금지하자. 자가용 끌고 출퇴근하는 것이 바보처럼 보이고 대중교통 이용하는게 넘 편하게 만들자. 물을 금 쓰듯이 하도록 하자. 물건 많이 만들는 놈들 칭찬만 하지 말고 그 물건 만들면서 써버린 자원과 환경 오염에 대해서는 그만큼 책임 지도록 하자. 오래 오래 쓸 수 없는 물건이라면 아예 사지를 말자. 휴대폰 몇달마다 바꾸는 일은 그만 두자. 모든 물건을 만들때 10년은 가게 만들도록 하고, 고장나면 수리할 부품 무조건 그 기간이상 계속 만들던가 보유를 하도록 하자. 자동차 가솔린 1리터에 30km이상 못 가는 것은 아예 팔지를 못하게 하자 (뭐 화물자동차의 일부는 잠시 빼주자).

아마도 당장 시작해야 할 일들 목록은 끝도 없이 길어질 수 있을거다. 결말을 아는 비극을 연극이 끝날 때까지 관람하는 것은 예술을 감상하는 좋은 태도지만, 한 사회의 비극을 그냥 앉아서 구경하는 것은 지나친 악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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