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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0/24
    긴 불황의 시작점에 벌써 벼랑 끝에 선 삶들이 있다
    바람-1-9
  2. 2008/09/16
    지금 위기의 미국 경제는 한국의 미래
    바람-1-9

긴 불황의 시작점에 벌써 벼랑 끝에 선 삶들이 있다

기륭전자의 투쟁과 이에 대한 탄압 소식으로 가슴이 답답하다.

벼랑 끝에 내몰린 삶이 기륭전자 조합원들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는 주변 곳곳에서 보고 듣는다. 이미 붕괴 직전에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있다.

딸이 저녁에 친구를 데리고 왔다. 같은 방과후 교실에 다니다 보니 잘 아는 이웃이다. 들어보니 부모 모두 이제 직장도 없이, 있는 돈을 야금야금 까먹고 있는 것 같다. 원래 형편이 넉넉치 않았던터라 모아둔 돈이 있을 것도 아니다. 얼마나 이 가족이 버틸 수 있을까? 암울하기만 하다. 몇달이 지나면 아마 그 얼마 안되는 전세 돈을 빼서 월세로 옮겨야할지도 모른다. 전세 돈으로 또 얼마나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 어쩔지 감히 상상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이미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도 무참한 상황이긴 하지만) 장기 불황의 시작에 들어섰다. 부의 양극화, 내수의 몰락, 부동산과 주식과 같은 자산의 거품 붕괴는 단기간에 세계 경제가 살아난다고 해결될 가능성이 없는 문제다. 사실 요즘 주식의 거품 붕괴를 보며 공포에 떠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이며 주식은 극히 일부라는 점을 생각하면 부동산 거품이 이제 제대로 빠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진짜 거품 붕괴는 이제 시작이라고 해야한다.

자산 거품의 붕괴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필요한 것이지만, 현재와 같이 경제 전체가 불황에 빠지는 상황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들은 이미 가진 것도 없고, 장사를 할 밑천도 없고 (사실 지금 장사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돈 빌리기도 어렵지만 시작을 해도 망하기 십상이다) 적은 임금이나마 받을 수 있는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현금 가진 사람들만 살아남을 힘이 있다. 경제가 다시 팽창하는 시기가 와도 이들이 집중적으로 부를 다시 가져게 된다. 새롭게 형성된 부가 우리 이웃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

나는 이런 많은 서민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이들이 조직을 이루는 것뿐이라고 믿는다. 정당에 가입하고,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다. 기존 정치인들과 국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정당과 노조도 신뢰의 대상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몇년에 한번씩 있는 선거가 유일한 민주주의 참여 장치에 불과하고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조직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삶은 혼자서 지고가야 할 짊이다.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들이 개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별로 없다. 기껏해야 허리띠 졸라매고 예금이라도 하거나 보험 하나 들거나 아니면 빚을 내서라도 집장만해보려고 아둥바둥하는게 전부다. 이렇게 개인으로 존재하는 우리가 환율을 어쩔 수도 없고, 사회보장제도를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이런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당과 노조를 만들기 위해서 이미 있는 정당과 노조를 다 때려부수어야 한다면 나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깊고 암울한 시대의 초입에 우리는 발을 들여놓았다.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많은 아이들이 희망이라는 말을 잊게 될 것이다. 대단히 고상하고 정교한 이념의 문제가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당과 노조가 진정 누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인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 고상한 이념이 아니라 도대체 누가 그 조직의 구성원이 되고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이것에 모든 상상력과 실천력을 모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가 더 늦어진다면 더 많은 개인과 가정, 공동체가 파괴된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한 번도 겪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사방에 비명소리가 가득한데,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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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위기의 미국 경제는 한국의 미래

바람님의 [환율은 급등하고 경제는 꼴아박고] 에 관련된 글.

지난 9월 1일에 쓴 위글과 관련해서 어제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는 변화가 나타나서 글을 이어서 써본다.

지난 글에서는 9월 위기설은 일단 설로 끝나지만, 한국 경제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과 미국 신용 위기가 이어지면 한국 경제의 위기는 본격화될 수 있다라고 썼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신청은 미국 신용 위기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싶다 이제는 한국 경제 위기의 본격화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고 이제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어떻게 오냐고? 미국이 겪는 과정을 더 심각하게 그러나 조금 천천히 맞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한마디로 부동산 가격의 폭락과 금융의 위기 그리고 이어지는 불황 국면이 그것이다.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의 경제가 빨리 살아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을 고통은 좀 더 작아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기대는 접는게 나을 것 같다.

미국의 금융 위기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 찾아오면 일단 진정이 될 것이다. 그러니깐 집값도 충분히 떨어지고 안 팔리는 집들 대충 싼 가격에라도 주인을 찾아 팔리게 되면 일단 더 이상의 부실 채권은 발생하지 않고 금융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해결 국면을 빨리 맞으려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팔릴 금융 회사 팔리고 망할 금융 회사 망하는 식으로 일단 금융 위기가 정리되어 간다고는 하지만 정작 경기가 후퇴하는 상황에서 실업은 늘고 소득은 줄게 마련이고 도대체 집을 살 사람이 생기기를 당장 바라기는 어렵다. 따라서 금융 위기도 빨리 해소될 수 없다.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아마도 지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나 집이 자신들이 소비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을 슬슬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처럼 일단 소비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돌아갈까? 기후변화와 높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소비를 미덕으로 알던 미국인들도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생각이 바꿔지는 않을까 싶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아주 천천히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이유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인식은 하고 있는데 나오는 말들이 요 모양이라면 아마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사실을 말하는 것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정치적 판단으로 자신과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 뿐이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부동산 폭락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것에는 의문이 없다. 문제는 언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까? 이미 지방에서 미분양은 속출하고 있다. 제일 먼저 신호는 중소 건설업체의 부도가 될 것이지만 더 중요한 신호는 대출 끼고 집 장만한 사람들이 이자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상황이 와서 집을 내놓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이미 내수는 쫑친 한국 경제가 수출까지 틀어막히면 물가 덕분에 실질 소득의 감소를 겪고 있는 가계가 실업과 소득 감소의 영향권에 들게 될 것이다. 지금은 멀쩡하게 회사 다니고 대출 이자도 갚던 가장들이 무너지는 순간이 올 것이고 그것이 바로 위기의 '거대한' 시작을 알릴 것이다.

오늘 보니 미국이 이 난리를 겪는 통에도 환율은 폭등을 했는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도대체 한국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미국의 위기에 얼마나 노출이 되어 있기에 꼴아박는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더 떨어진다는 말인지...

어쨌든 위기는 피하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당할 때 당하더라도 고통을 최소화하려면 빨리 물가부터 잡도록 노력하고 이놈의 널뛰는 환율을 안정시키고 빨랑 부동산의 거품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뺄 생각하고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 어려운 시절 버티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사회 안전망 챙기고 해야할 것 같은데.... 이놈의 정부는 도대체가 위기 의식을 찾아볼 수도 없고 정책의 우선 순위가 뭔지 누가 봐도 모를 잡탕, 먹튀 정책 (땅 파자, 외평채 발행해서 환율 안정 시키겠다, 경기 부양 하겠다. 이명박 물가지수를 관리하겠다. 추가경정예산 통과 안되면 공공요금 인상하겠다.)을 매일 떠들어댄다.

대통령과 그 측근의 관료들이 헤맨다고 같이 헤매지말고 제정신 차리고 안 살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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