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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2023년.
늘 새 해가 되면 그 해에 대한 바람을 가진다.
새 해에는 이렇게 해야지. 아니면 이런 삶이었으면 좋겠다.
2023년도 벌써 3일.
지난 2022년은 코로나 19로 인해서 온 가족이 자가격리 상황에서 맞이했다. 그 지루하고 지루했던 자가격리기간을 마치고 집 밖으로 나왔을 때 너무나 좋았다. 자가격리 중 받은 햇반은 이 후 구로시민회 사무실로 가져가 수개월을 먹었다. 그리고 그 때 받은 쓰레기봉투는 이제야 바닥이 보인다.
처음 둘째가 밀접 접촉자라는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시작하자, 키트가 1상자 도착했다. 그리고 양성으로 판단되자 온 가족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4상자가 들어왔다. 모두 5상자에 들어있던 햇반과 쓰레기봉투. 다른 반찬 등은 어찌어찌 해결했지만, 자가격리가 풀린 뒤 모 식품의 햇반이 다수였던 키트라 나만 먹었다. 다른 회사 제품이었으면 그래도 상황이 좋았을 텐데.
자가격리기간 무엇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했고, 구피가 들어왔다. 생일도 있었고, 새해도 맞이했다.
블로그에 2022년 1월 5일 기록이 있어 옮긴다.
2021년 12월 17일(금) 첫째와 둘째 코로나 19 밀접접촉자 분류. 온 가족 코로나 19 검사 18일(토) 음성. 둘째 자가격리, 다른 가족 2차 접종이라 수동감시. 19일(일) 둘째 열이 오름. 모든 가족 20일(월) 코로나 19 검사. 21일(화) 둘째 양성. 가족 모두 자가격리.
2021년 12월 27일(월) 자가격리 중 코로나 19 검사. 28일(화) 아내 양성. 자가격리 연장.
2022년 큰 아이와 나 1월 3일(월) 자가격리 중 코로나 19 검사. 1월 4일(화) 음성. 해방. 아내는 1월 7일 해방 예정.
2022년 1월 5일(화) 사무실 첫 출근
이 후 2022년 코로나 19와 아주 가까이 지냈다.
3월 첫째, 7월 나와 둘째, 8월 아버지와어머니
글을 적다보니 코로나 19와 함께 한 2022년처럼 보인다.
코로나 19가 창궐해도 세상은 돌아가고, 그 속에서 삶은 계속되었다. 2019년 알려지기 시작한 듣도 보도 못한 역병이 2020년 온 나라를 흔들었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만난 2022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 멀리 지나가고 2023년이 되었다. 한 해가 너무 빨리 스쳐지나간다. 아마도 나이를 먹어 갈수록 더더욱 그렇게 될 것 같다. 당장 죽을 것 같아도,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살다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도 많다.
2023년을 구로시민회 회원들과 백월산을 오르며 새 해를 시작했다. 지난 2015년 새해맞이걷기 때처럼 초등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어린이들이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는 청소년으로 자라서 함께 걷는 모습을 보고 싶었으나, 현실은 그리 되지 않았다. 청소년 한 명이 독감증상이 있어서 가지 못하자 첫째도 포기하고, 결국 친구 따라 가려던 다른 청소년도 포기.
새해맞이걷기는 새해맞이등산이 되었고, 그래서 생각과는 많이 다른 일정으로 바뀌었지만, 회원들과 즐거웠다. 때때로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주는 즐거움. 그리고 그 변수에 당황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이 좋았다.
2023년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어떤 짜릿함이 있을까?
2023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다.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삶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도 시간은 흐를 것이다.
아직도 어리다고 생각되는 나. 생각해보면 예전엔 40대도 어른처럼 생각되었는데, 이젠 우리 나이로 55.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나이를 먹어도 현실감각이 없는 건 어쩔 수 없는가 보다.
개인적으로 2023년 재정 압박이 커지면서 여러 상황이 복잡해질 것 같지만, 그럼에도 2023년에 대한 기대도 있다. 자고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보면 2024년이 되었다는 글을 적고 있겠지. 2024년을 맞이하는 나는 2023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2023. 1. 3.
아침안개
꼬랑지 2015년 1월 3일 아침.
#나이를먹는다 #철은언제들까 #시간은자기갈길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