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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우~리 여기 네사람이요.

  • 등록일
    2009/07/31 18:52
  • 수정일
    2009/07/31 18:52

지난 7월 29일,

공장점거 옥쇄 파업중인, 그래서 견찰과 사측에 의해 물, 의약품, 의료진, 식량까지 공급을 거부되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공장으로 민주노총은 평일임에도 긴급하게 물을 전달하기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하였다.

 

1.

날씨가 장난이 아니였다.

그래서 결국 썬크림을 구해 바르기도 하고 모자를 쓰기도 하였다.

집회는 시작부터 헬기의 저공비행으로 난장판이 되었다.

흙먼지가 얼굴에 다닥다닥 달라붙기 시작하고,

깃발은 꺽이고, 머리위로 똥물인지, 된장국인지가 쏟아진다.

눈을 뜨기 조차 힘들었다.

 

2.

결국 민주노총이 기획(?)한대로 짧은 집회이후

바로 행진이 시작되었다.

경찰의 헬기가 시위대의 앞뒤를 오가며 흙먼지를 날린다.

난 무슨 토네이도가 불어와 흙먼지가 날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중간 중간 똥물을 쏟는다.

행진대오는 이리저리 똥물을 피해 다닌다.

헬기한대로 완전히 지리멸렬이다

 

3.

금속노조가 앞장서니, 다른 연맹이나,

노조 연대대오는 와주기만 하면된다고 했다.

더운날 지치기 시작할때쯤 여기저기 아는 인간들이 똥물묻은

옷이랑 모자 신발을 보여준다.

얼굴은 따갑기 시작한다.

그리고 삼익아파트가 보일때쯤, 행진대오는 약 1km늘어섰다.

그리고 앞장선다던 파란깃발은 보이질 않고 허연깃발들만 앞에 보인다.

뒤돌아보니 파란 깃발이 늘어섰다.

 

4.

물대포차량 2대가 다가왔다.

까만 바퀴벌레들도 걸어온다.

발사가 시작되고 버티기...를 했지만,

최루액섞은물

다들 참지못하고 일어선다.

바퀴벌레에 쫓긴다.

시위대오는 참가비없는 땡볕 마라톤 대회를 시작하여 2km를 뛴다.

다들 한마디

'내년 하프마라톤해도 되겠다.'

 

5.

겁나게 뛰었다.

심장이 터졌다.

법원사거리 앞 철푸덕

 

6.

삼익아파트로

보도로

살짝 피해 오른 이들

그리고 앞장서 다시 행진을 시작한 이들

대오는 그야말로 산산히 부서졌다.

 

7.

다부진 결의로

쌍차정문앞까지 걸어간 이들

경찰이 둘러싼다.

여경을 기다리기 시작.

그리고

모 당 보좌관이 하는말

'저기요. 우~리 여기 네사람이요.'하며

29명의 연행자를 뒤에 두고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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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전쟁과 또하나의 전쟁

  • 등록일
    2009/07/25 01:08
  • 수정일
    2009/07/25 01:08

용산에서

평택에서

여의도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건설자본의 탐욕이 보여준 인간성 말살과 생명유린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치는 노동자와 거대자본과의 처절한 계급투쟁

이미 하나가 된 언론과 권력이 완전한 언론장악을 위한 입법전쟁

 

세상이 떠들썩하다.

뭔가 벌어질 것만 같다.

 

그런데 사실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렇지만 내일 또 평택에서는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그 전쟁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3개의 전쟁은 진짜가 되길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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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야 미안해

  • 등록일
    2009/07/09 10:23
  • 수정일
    2009/07/09 10:23

지난주말 부모님이 시골에 내려갔다오셨다.

일요일 늦은 시간 올라오신 탓에 특별히 얘기를 나누지 못하였고,

월요일 퇴근후,

어머니는 역시나 다녀오신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신다.

이럴때는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그나마 내가 어머니께 해드릴수 있는 유일한 효도라고나 할까....

오랜만에 만난 전국의 친척들에 대한 많은 얘기들은 처음, 사실적 관계로부터 시작되지만, 결국은 결혼초기 아쉬웠던 많은 것들과 또 어려웠던 어린시절얘기까지 흩어나간다.

그래도 가끔씩 추임새아닌 추임새를 넣다가 잘못하면 얘기가 삼천포로 빠져서 나에게 화살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서 어쨋건 이것도 조심스러운 지점이 많아진다.

몇년만에 만난 당숙 아저씨 얘기와 큰집을 홀라당 말아먹은 집 장손인 큰형얘기까지, 그리고 최근 몇년간 볼수 없는 사촌형과 또 다른이야기, 나는 알지도 못하는 어른들에 대한 얘기까지 이어지다가 다시 외가쪽 얘기로 이어졌다가 돌아오고 얘기는 한없이 이어진다.

아마도 누구에게도 할수 없는 속내를 가끔씩 이렇게라도 못난 아들에게 풀고 계신 듯 하다. 원망과함께 말이다.

별것도 없는 집이였지만, 잘 다니던 직장을 크만두고 큰집을 홀라당 말아먹은 장손인 큰형에 대한 얘기와 또다른 장손인 육촌조카에 대해 말하시다가 화요일 오랜만에 우리집으로 놀러온다는 말씀을 하신다.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리고 사람챙기지 않던, 챙길수 없었던 큰형의 밑에서 자란 조카녀석이 거의 20년만에 집에 놀러온다며 맛있는 것좀 해달라고 했단다.

 

뭐 특별히 내가 고민할 일은 아니지만, 시골에 함께가지 못한 죄스러움에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거의 1년간 모았다 돼지저금통을 들고 나왔다.

두주먹 모아논 크기의 돼지 저금통은 일년만에 꽉찬 느낌이다.

돼지의 배를 갈라내자 팅팅거리는 소리와 함께 동전이 쏟아지고 헤아려 본 금액은 거의 5만원정도,

'현구 올라오면 이걸로 뭣좀해주세요.'

다행히 돼지저금통 이벤트가 성공했는지, 어머지는 좋아하신다.

오백원, 백원짜리를 따로 모아서 하나씩 세가면서 생각보다큰 금액에 어머니는 좋아하신다. 

 

돌이켜보면 내가 돈을 모아서 어머니께 드린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짤랑 거리면 들고나온 돼지저금통을 다시 책꽂이에 올려논다.

'그럼 내일오겠네'라는 말에

'아니 이번주는 아니야'라고 하신다.

뭔가 당한 느낌이다. 난 당연히 이번주 올라오는 것으로,,,

 

"돼지야 미안해"

 고픈 돼지 배를 다시 채우기 위해.

 

사실, 돼지가 크면 어머니 등산화를 새로 사드릴려고 했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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