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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좀 무심한 손녀이기는 하다. 전화도 할머니가 먼저 하시고,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그래도 할머니가 나한테 주는 무게는 엄청나서 나를 흔들고 이끈다.
나한테는 예전부터 할머니를 '기록'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는데, 그건 '뿌리'를 내리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일까? 어릴 때 엄마가 죽고 할머니 집에서 크면서 할머니가 엄마처럼 되버린걸까? 할머니는 내가 아직도 그렇게 짠한가.
녹음기를 사고 카메라를 산 것도 할머니를 기억하기 위해서. 나를 알기 위해서.
베짜는 걸 배우려는 까닭에는 스스로 입을 것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할머니와 다시 베를 짜기 위해서, 할머니가 가진 걸 물려 받고 싶어서,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농사를 지으려는 것도, 할머니 장아찌나 살림을 배우고 싶은 것도 그런 이유.
아마 몇 년 뒤에는 나를 이렇게나 붙잡고 흔드는 할머니도 돌아가시겠지. 그 전에 할머니를 내 몸에 채워넣고 싶다. 할머니가 가신 뒤에도 기억하고 이을 수 있도록.
내 뿌리를 찾고, 내 가족을 받아들이고, 내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나를 안아주는 우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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