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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도 포장하는구나

 

[전노협 쟁의부장 시절 만난 소녀, 김진숙]에 관련된 글.

 

 

김진숙.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도 아니고, 말걸기는 원래 '유명 인사'일수록 관심이 없는 편이라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도 들은 말은 있어서 그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는 안다. 진정성으로 노동운동을 한 사람. 평생을 그리 사니 노동자 삶을 마음으로 아는 사람. 그래서 심장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사람.

 

하기야 이런 이미지도 과장이나 포장이 없는 건 아니겠으나 '김진숙'이란 이름을 들먹이며 뒤에서라도 다마 까는 인간을 만나본 적이 없어 대략 들리는 풍문에서 그리 멀리 벗어난 인물은 아닌 듯하다.

 

이렇게 '멋진 인물'과 자기 자신을 연결시킬 수 있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전노협 쟁의부장 시절 만난 소녀, 김진숙]의 시도는 정치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으니 이 글은 성공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책, 정치적 발언을 혼자서 준비하지 않는다. 보좌진, 혹은 자문인의 도움을 받는다. 사실 도움 이상이다. 그래서 그 표현을 직접 작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게 좋은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정치인 하나가 대표하더라도 집단적인 의지의 표명은 그 집단에서 가장 잘 드러낼 능력을 가진 자가 작성하니까.

 

정치인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뭐든 해야 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감정이 담긴 글, 감성적 인간관계를 담은 글을 대신하게 하는 건 너무하지 않은가? 특히, '진정한 노동운동가'로 평가받는 인물을 자신의 이미지와 연결하려는 그 '정치적' 시도에서는 더더욱.

 

이 글이 『소금꽃나무』 서평이 아니라 <스파이더맨 3> 따위의 비평이었다면 그나마 곱게 봐 줄 수는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