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잘 다녀왔어요~(&리뷰모음들)

화요일 두 번의 상영에 훈훈한 객석을 선물해주신 여러분들께

말로 다 표현 못할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친구-나는 행복하다2>는 앞으로 상영을 더 할 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상영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함께 보고 이야기하고 그러고싶어요~~

 
<친구-나는 행복하다2>의 주인공분들과 함께 대화를 했답니다.

사진은 아마도 시네마달의 이상엽피디님이 찍어주신 듯해요.

푸른영상에 계실 때도 촬영 잘 하셨는데... 폰사진도 순간을 이렇게 잘 담을 수 있다니...

수경씨와 민철씨는 즐겁고, 광수씨는 쑥스럽고, 저는 행복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년만에 다시 본 영화에는 사라진 존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장애인센터의 든든한 이웃이었고 저희 아이들이 항상 가고 싶어하던 ,

하지만 대형마트들 때문에 망해버린 신선마트가

영화 안에서는 아기자기 물건들을 펼친 채 등장하더군요.

 

등장인물들 중에 많은 분들이 센터를 떠나 다른 곳에 계시고

세상을 떠난 분도 계십니다.

그 얘기를 하려다가 얼른 말을 돌린 게..광수씨와 민철씨는 모르시는 것같더군요.

그냥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계시는 게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00씨는...."하고 말을 꺼내려니 민철씨가 "00도 그만 뒀지요" 하시더라구요.

가슴 한구석이 찡해오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객분이 찍어서 올려주신 <아이들> gv현장입니다.

사진 찍어주시고 올려주셔서 고마워요~

 

인디다큐페스티발의 첫번째 상영은 금요일이었는데

그날, 조퇴한 하은이와, 오랜만에 일찍 데리러가서 희희낙낙했던 한별, 은별을 태우고

조심조심 운전해서 서울에 갔는데...

저희가 극장에 들어갔을 땐 관객이 열분이 안되더라구요.

충격을 먹었는데 나중에 GV때 보니 50분 정도가 계셔서 다행이다 싶더군요.

아주 예전에 첫번째 영화 <나는 행복하다> 상영을 위해

비행기 타고 울산에 내려갔는데 단 한분의 관객만 계셨던 경험을 한 후로는

웬만해서는 놀라지 않는데 주인공들과 함께 다니면 늘 조마조마합니다.

감독입장에서는 단 한 사람의 관객이라도 기쁘고 고맙지만

주인공 입장에서는 텅빈 객석이 씁쓸함을 자아낼 것같다는 걱정 때문이지요.

 

화요일 저녁 상영에 하은, 한별. 은별은 오지 못했습니다.

gv 및 무대인사가 끝나면 10시가 넘는데 강화까지 다시 먼 길을 돌아온다면

아이들이 너무 피곤할 것같아서요.

따뜻했던 객석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어쨌든 아이들은 저 혼자 서울 다녀온 것에 대해서 무척 배아파하고 있습니다.

 

수요일, 목요일은 학교 수업들 때문에 또 쪽잠 자며 숙제를 했는데요

돌아오는 길에 김포-강화 갈라지는 데서 길을 잘못 들어서 좀 돌았더니

12시 30분 경에 집에 도착했어요.

아직까지 차는 제게 시간잡아먹고 돈 잡아먹는 애물단지입니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면 차가 끊겨서 어쩔 수 없이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어요.

고유가시대에 이게 웬일인가 싶지만 뭐 어쩔 수 없는....

 

 그런데 성공회대 수위아저씨는 저를 정말 미워하는 것같아요.

 같은 과 다른 언니들은 그냥 들여보내준다는데

 저한테는 꼭 차 세울 데도 없다느니, 스티커를 안 붙이면 앞으로 안보내주겠다느니...

 저는 다른 언니들도 비슷한 일을 겪는 줄 알았더니 언니들은 학생증 쓱 보여주면 그냥 착 들여보내주신대요

 차가 너무 지저분해서 그런가....

 하지만 운전미숙으로 세차장에 들어가질 못해서

세차장에 가지 않고 걸레같은 걸로 차를 닦을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길을 잘못 들어서 먼 길을 돌아돌아 집에 돌아왔더니

모두들 쿨쿨 자고 있는데

아이들 마음이 웃고 있었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소하면서 버릴까 하던 칠판에다가

"잘 다녀왔니?" 하고 메모를 한 번 했더니

이젠 아침마다 먼저 쓰려고 싸우고, 몰래 휴지에 침 묻혀서 닦아버리고 하면서

쟁탈전이 치열한 칠판메모입니다.

이건 아마 하은이가 쓴 것같아요.

화요일 밤에 한별이가 쓰는 거 몰래 봤는데

"아빠, 잘 다녀오셨셔요?"라고 쓰더군요.

"셔요?"가 아니라 "어요?"인 걸로 봐서 제 예상이 맞을 겁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익산에 간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일, 토요일 4시 30분에 <아이들> 상영이 있습니다.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영화 나들이 해요.

아마 남편은 또 밖에 나가있을 거예요.

별로 마음에 안들어하지만 그래도 빼라고 하지 않는 게 다행인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토~일 양일간 홍대 상상마당에서 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 인디피크닉이 있는데요

일요일 5시 20분에 <아이들> 상영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gv 및 무대인사를 위해 온가족이 함께 가요.

저번날 인디다큐 때 보니까 이제 아이들이 무대에 익숙해진 듯 해요.

관객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서로 머리 때리며 싸우더군요.

이번에는 부디 대화라는 걸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이들>
4/8 (금) 14:00 @ 아트레온 1관
GV
4/11 (월) 10:30 @ 서울여성플라자 
GV
4/13 (수) 16:00 @ 양천해누리타운

 

 

 

여성영화제에서는 무려 세 번이나 상영합니다.

여성영화제는 그저 감독이었던 저를

'여성주의 감독'으로 불러준 곳입니다.

여전히 아껴주고 사랑해주시지요. ^^  

 

2004년 4월, 여성영화제에서의 <엄마...> 최초 상영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에서 뜨끈뜨끈한 뭔가가 올라오는 것같아요.

그날 일어서서 울면서 말씀하시던 그 분... 글쓰시는 분이셨는데

아, 그때 연락처 받아올걸.

"저 6년만에 또 영화 만들었어요~"하고 전화드릴 수 있을텐데.

다시 뵐 수 있기를.

 

<아이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요건 너무 상투적인 것같고.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영화를 사이에 두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듣고 싶어요.

너는 그렇게 사는구나, 나는 이렇게 사는데.

그런데 이건 이렇지않니?

이건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때?

아참, 이런 좋은 방법이 있단다.

그런데 나한테 이러이러한 일이 생겼는데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언젠가 배우 문소리가 문고리 얘길 한 적이 있어요.(문소리 문고리 뭔가.... 예사롭지않은 단어의 조합)

"캐릭터를 연구하다보면 문고리가 탁 잡힐 때가 있어요. 그럼 그걸 열고 들어가요."

 

저는 제 영화가 각자의 마음 깊숙히 가라앉아있는 '기억의 문'을 여는 문고리같은 역할을 하길 바래요.

"나도 그도 우리 모두 지나온, 기억할 수 없지만 존재했던 시기의 애틋함 ( 블로거 사막 )"을

다시 불러오고 그 어디쯤에 가라앉혀두었던 이야기,

혹은 지금 살고 있는 시간 어디쯤에서 반짝하고 느꼈지만 시간에 쫓겨 묻어둔 이야기

그 이야기를 꺼낼 수 있기를 바래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싶어서 관객과의 대화가 있다면 어디라도 가고

(불러주지않아도 가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리고 매일 검색창에 '류미례 아이들'을 쳐봅니다. *^^*

누가 내 영화를 보고서 뭐라고 말씀을 남겨주지 않으셨을까.

그것이 어떤 이야기든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나는 겪고 살아내고...그리고 듣고, 읽고....그리고 기억해서

그 모든 것들을 제 안에 다 넣어두고서 새로운 영화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다시 말하고 싶어요.

 

<아이들> 관련해서 몇 장면은 넣었다, 뺐다 몇 번을 수정하다 결국 다 넣었어요.

뺀 이유는 흐름상 늘어지기 때문이예요.

하지만 결국 넣은 이유는 엄마로서 겪었던 시간 중에서 꼭 말하고 싶었던 얘기들이라서예요.

오늘 아침에 어떤 뉴스의 댓글에

"나는 단칸방에서 세 아이 잘도 키웠는데 요즘 사람들은 30평에 살면서도 힘들다 한다"라는 글을 봤어요.

맞아요. 그럴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저 또한  영화 속 나레이션처럼

"훨씬 더 힘든 시간을 거쳐온 언니나 엄마들한테는 힘들다는 말을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고통의 올림픽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더 힘든 분들이 많아서 내가 지금 힘든 걸 말하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편집하면서 내내 두렵고 무서웠던 게

"니가 힘들다고? 니가 뭐가 힘들어? 나는...너보다 더 힘들어"라는 말이었어요.

아니, 그런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마음 때문에

엄살같은 제 영화를 외면할까봐, 그렇게 제 영화가 외면당할까봐 저는 두려웠어요.

 

나는 힘들었어요. 물론 더 힘든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나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리고...가장 힘들었던 건 아이와 단 둘이만 있는 시간이었어요.

우리 엄마가 옆에 앉아만 있어줘도 조금 편안했어요.

하은이가 우리엄마를 보는 순간만큼은 나를 보지 않았으니까요.

나를 눈에 담으려는 듯 나만 보고 나한테만 뭔가 해달라고 하는 그 존재를

나는 감당하기 힘들었거든요.

난 그 얘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사무실 선배감독님은 매일 말했어요.

왜 이렇게 영화가 지지부진하니...왜 이렇게 집안에서만 갇혀있니...

왜 좀더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거니....왜....

나도 지지부진하지 않고 싶었지만....

하지만 그 지지부진한 일상 속에서 느꼈던 깨알같은 얘기들을 꼭 하고 싶었어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엄마들에게

나도 그랬다고, 나도 힘들었다고,

겉으로 보기엔 세 아이랑 잘 지내고,뭐든 쓱쓱 잘 해나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그런 거 다 뻥이라고...그런 얘기 하고 싶었어요.

내가 매일매일 검색을 하고 여기저기 영화상영한다고 글을 올리고

보는 사람 마다한테 내 영화 좀 봐주세요...하는 건

그래서예요.

 

한편으로 나는 이런 이야기도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기도 해요.

또 한편으로는 다자란 사람들이

'우리 엄마도 저렇게 나를 키웠겠구나' 하고 느끼기를 바라기도 해요.

그래서 '부모라는 존재도 사람이다'라는 거.

또 '부모가 DNA를 전해줬다고 해서 자식 인생 책임지는 거아니다'라는 얘기를 하고 싶기도 해요.

어떤 분은

'하은이의 분리불안을 중요하게 다루는 게 일하는 엄마들에 대한 공격처럼 느껴진다' 고 말하셨지만

저는 하은이에 대해서 끊임없이 책임지려 했던 저의 자리를 지금은 뻥 찼거든요.

"너한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지만 너도 니 몫이 있는 거야"라고

너의 모든 문제가 나로부터 비롯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던 그 순간의 통쾌함을 얘기하고 싶어요.

물론 이건 영화 안에서 다 못담았기 때문에...그래서 제가 그렇게 gv를 열심히 다니려고 하나봐요.

영화감독은 영화로만 말을 한다는데 저는 영화감독보다는 그냥 수다쟁이 아줌마가 좋아요.

그런데 말만 하는 건 재미가 없으니까 영화를 만든 거지요.

 

저는 다음엔 더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란 다양한 상황, 다양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하지만 그래도 뭔가 통하는 각자의 한가지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예요.

저는 그래서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 더 많이 듣고 책도 열심히 읽고..

그리고 아이들하고도 더 많이 놀거랍니다.

 

지금은 다섯번째 영화를 준비하는 시간이예요.

네번째 영화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세요.

저는 지금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고 싶어요.

익산과 상상마당을 다녀와서 새로운 이야기,들려드릴께요~

 

그동안 제가 찾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랍니다~

아이들, 류미례

[아이들] documentary, 2010, directed by 류미례

류미례 감독의 '아이들' - 인디다큐페스티발2011

아이들

Mauvais Sang

서울아트시네마 > 아이들(2006)

생각을 생각하라 :: 2011 인디다큐페스티벌 국내신작전; 류미례 <아이들>

아이들(2010)

... 블랙빈과 함께한 여성영화제, 영화 아이들

인디다큐 페스티발, 류미례 - 아이들, 일과 육아 사이의 갈등

[영화/여성영화제]서울국제여성영화제 ;류미례 '아이들'

http://club.cyworld.com/ClubV1/Home.cy/5362151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