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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오래전부터 이랜드에 대해서 글을 한번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미루게 되었고, 급기야는 지난 4월 17일 이랜드투쟁 300일을 맞아 '블로그행동의날'이라고 하여 블로거들이 뜻을 함께 모으자고 했는데도 그 날은 지나갔다.


이랜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지난해 7월 둘째 일요일 오후에 홈에버 상암점 농성장을 방문을 하였던 때이다. 점거투쟁 소식을 듣고 교회에서 의정부쪽으로 수련회를 갔다가 돌아오면서, 함께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10명의 적은수이지만 연대의 마음을 전하러 찾아 갔었다.


그날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10만명이 모여서 기독교의 평양부흥운동 100주년 기념집회가 열리는 중이라 도로와 주차장은 마비되고, 경기장의 확성기에서는 우렁찬 찬송과 기도소리가 올려 퍼지고 있었다. 그 아래 홈에버 매장 계산대 앞 차가운 세멘트 복도에서는 열심히 일하시던 어머님 아주머님 여성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하여 절규하고 있는데 반하여, 위에서 10만이 모여서 크게 소리 질러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기도를 드리고, 박성수회장이 섬긴다고 하는 교회의 목사님께서는 회개의 설교를 하고 계셨단다.


이날 10만명과 10명, 이는 다윗과 골리앗 그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때 할수 있는 이야기로는 ‘박성수와 같은 기독인들로서 죄송하다.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나~ 당신들과 함께 하는 기독인들도 소수이지만 여기 이렇게 존재한다. 그리고 더 많은 기독인들과 앞으로 함께 하겠다. 하느님은 정의의 편이다. 힘내십시오.’ 라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작은 봉투 하나를 건네주면서 그들의 뜨거운 손을 잡고 느끼던, 그 때의 찡한 감정이 지금 되살려지면서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콧물이 흐른다.


처음 약속대로 그 후 많은 시간은 함께 하지 못하고, 가끔씩 투쟁대열에 참여를 하였다.

장마철 비가 내리는 강남킴스클럽 매장 점거때 경찰의 방해로 노동자들과 가족의 만남도 허락하지 않을때, 겹겹이 경찰에 에워 쌓여서 목회자들을 앞세워 가족들이 농성장에 가서 노동자들과 비 속에서 가족들이 만나는 모습을 기억한다. 딸을 안고는 즐거워하는 아빠노동자(아이는 보라색 예쁜 우비를 입었지), 농성하는 아내를 신랑이 만나서 껴안고는 흘리던 눈물을 보면서(그것도 잠깐뿐 이었지만) 가진자들을 향해 분노를 하지 않을수 없었다.


크리스마스 전날밤 사랑의교회에는 수만의 교인들이 찬란하게 치장을 한 예배당속으로 성탄을 축하하러 들어 가는데, 그 문 밖에서 스무명 정도가 모여서서 농성노동자들과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이 초라하다고 보이겠지만, 예수님께서 보시기에는 이런 모습속에 더 가까이 계시지 않을까 한다.


 그 후에도 성탄절 부활절 예배들를 이랜드 노동자들과 함께 드렸지만, 매번 다윗과 골리앗 같이 적은 숫자들이 모여서 예배한것도 사실이고, 지금까지 자본가인 이랜드가 존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은 우리는 다윗의 작은 몸부림에 불과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다.


지난 2000년인가 중계동 아울렛2000인가 장기간 파업을 한 적이 있었다. 많은 기독인들은 청교도적으로 청렴하게 기업을 모범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고, 선교사업도 열심히 하고 있는 박성수 집사에게 불순한 세력이 회사를 못 살게 한다고 했다. 그 때에도 소수의 기독인들이 이 파업에 대한 지지광고를 하면서, 이랜드 자본에 대한 비판을 가한 신문에 낸 적이 있다.


사랑의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가 온 이는 박성수가 다른 기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청교도적인 운영을 하고는 있을지라도 노동문제에 만큼은 성서적이지 않다. 이랜드에서 중책을 맞고 이는 보도되고 있는 박성수와 이랜들에 대해서 왜곡된것도 상당히 있다. 이랜드가 파업투쟁으로 힘들어지고 있으며, 자신은 회사의 입장을 두둔할 수 밖에 없으며 민주노총 반대집회도 다녀 왔다고 말하는 다른 직원의 말을 들으면서 위치에 따라서 입장이 달라지고 있구나. 하는 안따까움도 있었다.


10만 대 10, 대자본대 소수의 비정규직 노동자, 이렇게 강한자 대 약자의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랜드 파업투쟁이 몇일 지나면 사그라들겠지... 라고 했겠지만, 300일이 넘었다. KTX의 투쟁이 800일이 넘었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쟁을 계속하는 장투 사업장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지만, 나약한 다윗은 길가에 잡초 같아서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이제 이런 이랜드자본 같은 무너져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 노동자들과 함께 하지 않는 자본은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랜드 불매운동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야 할것이고, 투쟁하는 이랜드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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