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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녹색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사용하여 이제는 본래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아니 녹색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기도 한다. 이 산하를 다 파헤쳐 자연과 뭇 생명들을 죽이는 4대강사업을 하면서도 녹색을 들먹이고 있으니 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녹색이라는 말보다는 초록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다시 초록도 그렇게 오염될 날이 있을지 몰라도.
이렇게 녹색이라는 말이 오염되어 있는 와중에 녹색당이 창당되어 정치에 뛰어 들었다.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10여 년 전부터 이 땅에 풀뿌리 녹색정치를 해 보겠다고 초록정치라는 이름으로 헌신한 이들이 있었다. 그런 흐름들이 창당까지는 하지 못하고 녹색정치를 지향하면서 초록정치연대, 초록당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그 끈을 이어왔다. 지난해 이웃 일본의 핵발전소 폭발을 보며 더 기다릴수 없다고 하면서, 녹색당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녹색당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는데, 그 어려움을 알기에 누구나 쉬이 나서지 않다가 기회를 잡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한국 상황에서 녹색 정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텐데 나도 그랬다. 그래서 발기인부터 함께 하자는 권유가 있어도 바라만 보고 참여하기를 주저해 왔다. 그후 짧은 시간에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녹색당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다. 많은 사람들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하다가 시작하는 이들이 있으니 함께하기도 나서고 있다. 나도 이런 세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 창당때 모인 발랄하고 패기 넘치는 청년들의 모습들을 보며, 좀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함께 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좀 모자라는 부분도 활동해 나가면서 채워나가면 되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간 사회 변화에는 관심을 가져오면서도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지내오고 왔다. 그러기에 10여 년 전 집회 마치고 맥주집에서 함께한 이가 초록정치 가입을 권유받았을 때도 같은 대답을 하였다. 지금도 그에 대한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이번 녹색당에 함께 하기로 했다. 변명을 하자면 녹색당을 당으로 바라보기보다, 좀더 구체적인 녹색활동의 장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 말이다. 다른 정당보다 정치성이 약하고, 강령이나 정치행동도 느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운영 방식도 고정화되지 않고 소수의 의견이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리라 믿는다. 모든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듯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바램으로 다가서 본다.
녹색당이라고 하니 환경을 지키는 정당이라고 잘못 볼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 그런 정도라면 나도 함께 하지 않는다. 녹색당 Q/A에는 그 부분에 이렇게 답해 준다. "환경보호당이라뇨.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녹색당이 관심을 갖는 의제들은 환경뿐 아니라 농업 살리기, 비정규직 문제, 소수자 인권, 방사능 먹거리 문제와 원전 폐기, 재생가능에너지, 동물권, 청소년 인권과 참여, 노동시간 단축과 생활임금 보장, 지속가능한 지역계획,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과 마을 만들기, 반전평화, 풀뿌리민주주의 등등 다양한 곳에 뻗어 있습니다. 이 문제들은 서로서로 다 연결되어 있죠. 우리는 이 문제들을 생태적 지혜와 사회적 정의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풀어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너무나 잘못되어 있다. 이제는 그 잘못된 구조는 어느 누구도 쉽게 허물기는 어렵게 되었다고 본다. 그렇다고 그런 노력들을 포기해서는 안 될 말이다. 각자 필요한 부분에서 열심히 노력들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함께 연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제 녹색가치도 커다란 비중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화나 분단, 인권, 비정규 노동, 빈민 등 헤아릴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있고 함께해 나가야 할 사안이다. 이 모든 문제들이 모든 생명과 자연과 같이 어우려져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겠고, 인간만 그 중에서 나(우리)만 잘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녹색 가치를 앞세우며 모든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 그로 인한 아름답게 살아가는 마을 지역 공동체 파괴에 맞서야 하겠다. 자연 파괴로 인해 인간의 삶 조차도 담보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자연과 뭇 생명들이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을 기우려야 하겠다. 그런 노력들은 커다란 구호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서 부터 작게라도 차근차근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야 하리라 본다. 그런 활동과 행동을 녹색당과 함께 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여러 다양한 목소리와 소수자들의 목소리까지 함께 하여 이루어내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런 노력들이 어려움을 겪고, 마음에 차지 않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소리가 작아질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그 씨앗은 생명을 싹 틔우기 위해서 계속해서 숨쉬고 있을테고, 우리앞에 생명의 꽃을 아름답게 피우는 날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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