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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몰락이다.

이번 선거를 보고 말들이 많다. 대체적으로 더 많은 의석을 가져오리라 믿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기도 한다. 이제껏 명박아저씨가 우리라고 하는 쪽의 선거운동을 그렇게 많이 해 주었는데도 이 정도밖에 표를 얻지 못했으니 허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이 정도의 결과를 가져온 것은 우리 선거 운동을 해준 명박 아저씨와 반대로, 우리라고 하는 쪽에서 이제껏 해온 짓거리가 그와는 반대로 갔으니 그렇게 되었다고 본다. 그렇게 보면 그렇게 낙망할 일도 아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정치권의 행태,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등 우리 사회의 영향력이 있다고 하는(얼마나 있는지는 몰라도) 곳에서 이제껏 한 말은 한마디 뿐이다. '반MB, 정권교체'.  이와 다불어 '우리는 이렇게 하겠다' 라는 말을 듣기가 어려웠다. 단지 (입으로만인지 몰라도) 한미FTA 반대, 제주해군기지 반대, 몇가지 더 반대 반대 뿐이다. 그것도 저거들이 시작한 일인데, 제대로 된 반성이나 사죄도 없이. 차라리 한미FTA 반대 집회에서는 FTA반대 보다도, 그들은 미리부터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수치적으로 보면 이번 선거에서 아주 절망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아주 절망적이라고 본다. 우리의 관심사가 되고 떨어진 정치인이 당선이 되어야 하고, 의석을 내지 못한 정당이 의석을 내었어야 한다. 차라리 의수가 좀 적더라도 말이다. 진보에 가까우려고 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은 실패하고, 민주 자유 민족주의 정도에 이르는 이들이 당선 되었으니 말이다. 이는 앞으로도 퇴보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의식이 없다. 젊은 것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디 정치에 참여하도록 그들에게 무엇을 해 주었나? 삶에 찌들린 노동 빈민 서민 농민 청년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었나. 반 MB에 취해서 '닥치고선거'만 외쳤지 왜 선거를 해야 하고, 우리는 당신들에게 이런 정치로 희망을 주겠다라는 말을 하였던가? 지금 당장 생활비가 걱정되는 서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주었던가? 이번에도 탄핵 때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자리 하나 따기가 쉬울거라는 믿음으로  이렇게 저렇게 인연이 있는 자들끼리 공천과 자리 다툼하기에 바빴다. 그러다보니 되지도 않는 공천을 하고, 패거리 밖에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김용민 까지.(꼼수와 연관없이)

 

이것은 비단 정치인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고,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며, 한국의 민주 진보권 전체의 문제이다. 처음 진보 정치의 닻을 올리고 얼마되지 않아 자만해진 정치인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 까지도 이제껏 제대로 역활을 하지 못한 탓이리라. 민주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도 하고, 그들과 가까운 사이라 반대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자리 하나씩 꽤차고 있으니 자유롭지 못했으리라. 그런 자리에 너도 나도 눈 독을 들이다 보니, 투쟁은 말뿐, 뻥까는 말만 계속 해 오고 있었다.

 

이번 선거를 보아도 아직도 바닥은 아닌것 같다. 아직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질 공간 더 남아 있는것 같다. 선거의 책임을 물으면서 약간의 자리 이동이 있을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고 또 이런 형태는 계속 되리라 본다. 이 와중에 아직도 남아 있는 치부를 더 보여주고 될 것이고, 자그마한 희망도 더 앗아갈 것이다. 차라리 박근혜가 서민 대중들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정도에 못 미칠 수가 있을 것 같다. 지금 박정희를 기억하는 사람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박근혜를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그에게 남다른 무엇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유신의 딸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그를 계속해 보면 실패는 계속 될 수 있겠다.

 

야권 단일화. 야권이 단일화도 하지 못했다. 또 무엇으로 했는지도 모를 단일화를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도 못하게끔 어렴풋이 해 냈다. 나눗셈을 한 것이다. 정당을 하면 정당의 근간이 되는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고, 설령 연대나 단일화를 하더라도 그에 걸맞는 무엇이 있어야 할 텐데, 이번에 그랬다고 보기 힘들다. 공천된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학연, 지연, 486, 패권, 패거리... 들이다. 그들이 진정 정치적 한길을 가는 동지들인가 말이다. 역설적으로 이번 선거를 통하여 진보의 패권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은 큰 성과이다. 또 그들 위주로 당선된 것은 반대로 큰 화근.

 

이번 선거는 진보의 몰락이다. 나아가 진보 사회의 몰락이다. 아직은 그 몰락의 끝이 아닌듯 하다. 더 몰락해 갈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될 때 까지 서민들의 삶은 더욱 벼랑으로 떨어질 것이고, 그 신음소리에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다가 그 신음소리가 끝나고, 신음소리도 들을수 없을때 우리는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아찔하기만 하다.

 

차라리 우리네게 희망이 있다면 지금 우리의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작은 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로 부터 나오지 않을까 한다. 정치적이 아닐 수도 있고, 정치를 잘 모르고, 졍략은 더욱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으며 그냥 자신들의 가슴이 움직이는대로 행동하는 그들이다. 그들은 함께 해야 할 곳이면 아무데나 간다. 희망버스다 되든, 희망비행기가 되든, 희망봉고가 되든, 강정이 되든, 두물머리가 되든, 강원도 골프장이되든, 쌍용차이든, 아현동 철거촌이든, 마리 두리반 용산이든.... 또 지역에서 열심이 지역활동을 하면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고 있는 지역 일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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