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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주말
    나르맹
  2. 2008/06/08
    2008/06/07
    나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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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스팅스(1)
    나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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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에서
    나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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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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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
    나르맹
  7. 2008/05/11
    출국을 앞둔 요즘의 일상
    나르맹
  8. 2008/05/02
    일본 여행의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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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8/02/09
    지리산 사진
    나르맹
  10. 2007/11/13
    스키너 성찰일지
    나르맹

첫 주말

헤이스팅스. 내가 듣기론 10만명이 안 되는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이다. 처음으로 타운센터에 나가보았는데,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핸드폰을 만들었는데, 저녁에 홈스테이 들어와서 이것 저것을 만지다가 뭘 잘못 건드렸는지 내가 알 수 없는 비밀번호를 대라고 해서 급 당황, 홈스맘에게 말했더니 일요일에도 핸드폰 가게가 문을 여니깐 걱정말라고 말한다.

 

도서관은 생각보다 작았다. 도서관 카드를 만들었고, 난 외국인이라서 혹은 6개월밖에 안 머물거라서 총 4권의 책 혹은 디비디를 빌릴 수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말이 더 되면 더 물어볼텐데. 허허. 무선인터넷은 잡히는게 없어서 쓰질 못했고 대신에 거기 있는 컴퓨터를 썼다. 비용은 공짜.ㅎㅎ 메일 확인도 하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에딘버러에 가는 비행기 티켓도 대충 살펴보았다. 프린지 페스티벌 기간에는 숙소를 잡기가 힘들다고 하니 미리 예약을 하려면 일정도 대충 생각을 해보아얄 것 같다.  

 

타운센터에서 학교 학생을 한 명 만났고, 도서관에서 나와 걸어가는 길에 홈스맘을 발견, 짐을 들어드리면서 같이 걸어왔다. 러블리 모리슨에서 내가 좋아하는 파블로를 만났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파블로, 그의 표정이 너무나 좋은데 내가 너무 좋아하는 티를 냈더니 약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으흐. 모리슨에선 한국 학생들을 무려 3명이나 만났다. 토요일 오후, 다들 저녁 먹기 전에 나와서 쇼핑을 하는 시간이었나 보다. 헤이스팅스 가 아니라 무슨 망원동쯤 되는 곳에 다들 함께 사는 것 처럼 느껴진다. 동네가 작긴 작다.

 

홈스테이 저녁은 정말 맛있었다. 토마토, 호박비슷한것, 당근, 그리고 또를 썰고 그 위에 달걀을 푼 요거트를 얹고 페타 치즈를 얹어서 오븐에 구워낸 음식. 너무 맛있었다. 오븐에 데워진 마늘빵도 너무 맛있었다. 러블리를 일상에서 연발하시는 나의 홈스맘. 정말 러블리하시다.

 

눈치있는 사람은 어딜 가든 환영받는다. 내가 돈을 지불하고 살기에 얼마든지 당당해질 수도 있겠지만, 남의 집에 눌러있다는 느낌도 많이 받기에 홈스맘의 기분과 눈치를 잘 살피면 의외로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히. 다음 주부터는 홈스맘이 점심도 챙겨줄 것 같다. 호호호. 홈스테이를 옮긴 것이 전화위복이 된 건 확실한 것 같다.

 

오늘 여기와서 처음으로 잠깐이나마 연수가 끝나면 돌아가서 무얼 할까, 졸업을 하게 될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하게될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얼른 귀가 트였으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을 빌려와서 보아야겠다. 밥딜런 씨디도 빌려서 노트북에 옮겨야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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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7

Now I'm accessing the internet in the library of Hastings.

I want to write in Korean, feeling comfortably, but it's not possible here

with this computer.

 

Today is Saturday,  I don't have schools so I come to the towncentre here.

Weather is fine and I can see many people walking on the street and relaxing

themselves on the beautiful beach.

 

Yesterday I joined a party held by one Korean studying in same school,

and I could meet some more student that I didn't know.

 

When I was walking to here along the street, I feel somewhat uncomfortable, cause

I felt like everybody's watching me due to color of my face. I mean there seems

to be not many people in this city who are from east asian countries.

I'm not sure where the problem is caused from,  whether I'm just overreacting to

the people here or,,I don't know. But one thing I'm assured of is that so far

I haven't been fully accustomed to live here by myself. I hope my feelings when

I'm walking along the street could be better with the time passed by.

 

I still feel nervous about what to do in my freetime, but it will be okay, I believe.

 

I hope Tomorrow would be a also sunny day so I could visit the castle of Hasings

and take some pictures and buy some postcards to send to Korea.

 

+44(this is for international phonecall access) 07530525496

 

That is my mobile phone number here. ^^

 


 


 

첫번째 살던 홈스테이 집에서 학교 가는 길에

 




이 동네는 언덕이 많다. 중고 자전거를 사서 타고 다니려던 계획은 재고해봐얄 듯



여긴 두번째 옮긴 홈스테이 집 앞 거리. 저 멀리 ore station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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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스팅스

갑자기 문득 오리가 예전에 술 마시다가 한 말이 떠오른다.
일본 자전거 여행에서 돌아와 그걸 글로 쓰는 거에 대해 얘기 중이었는데
자전거 여행은 특히나 더 '소중한' 경험이기에 그걸 글로 남겨서
일종의 사회적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었다.

흠, 지금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건 꼭 의식적으로 한다기보단 여기 와서
느끼는 바가 있어서, 평소의 여행이라면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에 일기장에
끄적끄적하겠지만 지금은 노트북에 인터넷도 되고 하니 겸사겸사 쓰게 된다.ㅎ

이제 영국에 들어온 지 만 하루가 넘어가는 것 같다.

오사카에서는 여행사에서 예약해준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싱글룸에 들어섰는데 어찌나 낯설던지. 자꾸 누군가 나를 뒤따라 더 들어올
사람이 있을것만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서 뭔가 어색한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어디 혼자 가서 자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어색함에 옷도
갈아입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고 혼자 한동안 멍하게 있다가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호텔 들어오는 길에 보아두었던 로손에 내려가서 맥주를
사왔다. 사람들이랑 어디 같이 여행을 가면 씻는 문제에 상당히 예민해지다가도
혼자 그렇게 남겨지니 씻기도 귀찮아지고, 기분이 참 묘한것이..

아침에는 호텔 레스토랑에서 부페식을 먹었다. 공짜로 먹고 자고 하는건데,
욕심을 부릴만도 한데 식욕이 당기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먹고 일어섰다.
보니깐 나처럼 혼자 먹는 사람들도 참 많아보였다. 오사카 공항 입국 심사를
할때부터 보았던 한 여자분이 있었는데 그분도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딱 봐도 나처럼 혼자 어학연수를 가는 포스가 느껴졌는데, 말을 걸어볼까
싶다가도 그 분에게서 풍기는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암울할 포스에 압도되어
버렸다. 생각해보면 그 분이 나를 봐도 그런 암울한 기운이 풍겨졌을지도 모르겠다.

런던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아침에 좀 늑장을 부려서 발권 시간이 좀 늦어져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좋은 자리를 못 받고 양 옆으로 모르는 사람이 앉아있는 좌석으로 배정을 받았다.
화장실 한번 가려고 해도 되게 신경쓰이는 자리였다. 잠도 잘 안오고, 영화는 세 편이나
봤다. 식객, 버킷 리스트, 밴티지 포인트. 일본어 자막이 나오는데 들리는 것도 거의 안 들리고
그냥 그림보면서 스토리 대충 짐작하면서 보았다. 버킷 리스트에서는 왠지 멋진 대사들도
나오고 했을 것 같은데 그걸 다 놓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입국 심사. 스쿨레터를 요구받았다. 영국에 얼마나 있을 거냐고, 왜 6개월이나 있냐고
묻길래 학교를 등록했다고 말했다. 속으론 내 학생비자를 보고도 왜 그렇게 물어보는지
궁금했지만 말이 안 되니 뭐...미화에게 연락을 해야하는데 동전은 없고 지폐밖에 없는 상황.
뭘 사먹고 바꾸기도 어렵고, 환전 카운터에서는 못 바꿔준다고 하고, 결국엔 나 같은 유학생
혹은 출장 온 사람을 픽업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분이 동전으로 바꿔다
주었다. 국내용 전화카드를 어디서 사야하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핸드폰으로 걸어주겠다고
해주었던 사람이었다. 내심 그 사람이 자기가 동전으로 바꾸어다 주겠다고 말했을 때
그럼 커미션을 때는 거 아닌가 의심 반 두려움 반이었는데, 허허.

어렵게 미화를 만나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이동. 기차를 타려고 했던 캐논스트리트 역에선
지하철이 멈추지 않고 지나가 버린다. -_-;; 처음엔 운전사가 실수한 줄 알고 무거운 짐을
낑낑 대며 반대편 플랫폼으로 다시 옮겨서 전철을 다시 탔는데 또다시 역을 지나쳐 버렸다.
후. 결국 그냥 한 정거장을 걸어서 이동을 했다. 처음 밟아보는 런던 거리. 무거운 짐들 때문에
여유가 없어서 제대로 둘러볼 엄두가 안 났다.

........................


어렵게 도착한 홈스테이. 세가족이 사는 집이었다. 12살 난 랜지라는 친구가
나하고 말동무가 되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귀엽다고 해얄지 고맙다고 해얄지.
나름 그간 주워들은 지식으로 영국의 학교 시스템에 대해서 대화를 시도해보려다
포기했다. 으흐.

내가 등록한 학교?학원?에는 한국인이 대여섯명 정도 있는 것 같다. 나름 눈치를 보면서
접근. 오늘 다운센터까지 동행을 해서 생존 정보들을 주워 모았다. 어허. 모리슨이라는
큰 마트가 내 레이더에 들어와버렸다. 굶어죽진 않을 것 같다. 자취를 할 방과 아르바이트를
좀 알아보면 될 것 같은데 이번 주 다음 주 시간을 좀 두고 알아봐얄 것 같다.

여행은...욕심은 나는데 일단 이곳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더 원하는 것 같다, 내 몸이.

정말 조용한 도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조용하다. 내일은 좀 더 나가서 우체국 위치와
도서관 위치를 파악해보아야겠다. 머릿 속에 지도를 그려보면서.

영국 발음을 알아듣는게 예상한 것보다 더 어렵다. 수업 내용은 원체 기대를 하진
않아서 생각보다 선생들이 더 재미있고 학생들도 적극적이어서,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일 것 같다. 까칠하게 그들 하나하나 분위기 하나하나를 물고 늘어지면 역시나
기대에 못 미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ㅎㅎ 내가 특별한 생각을 하는 존재라는
자각이 들지 않도록 잘 어울려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같은 곳에 던져놔도 각자의 습성 습속에 따라 어떻게 적응하는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어떻게
잘 조율할지, 스트레스 안 받으며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서울 떠나기 전에 집회 제대로 참석 못하고 온게 아쉽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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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노트북으로 무선인터넷이 되니 공항에서도 이렇게 글을 쓸수가 있다.

어제는 황사때문에 하늘이 뿌옇더니 오늘은 날이 화창한 편인 것 같다.

 

수화물 제한 30KG에 걸릴까봐 노심초사 하며 어젯밤부터 짐을 쌌다 풀었다를

계속 반복했는데 의외로 쉽게 지나갔다. 26.4kg 정도? 왜 이리도 다 못 채운 3.6kg에

미련이 남는지.ㅋㅋ 덕분에 다른 캐리어 하나와 등에 맨 가방 하나는 꽉꽉 채워넣어서

벌써 어깨가 뻐근하다.

 

집에서 여유있게 출발을 해서 부모님과 함께 고속도로를 쌩쌩 달려 공항에 도착.

환전을 하고, 우체통을 찾아 편지를 넣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티케을 발권하고 나니 이제 겨우 4시였다. 비행기는 5시 55분 출발인데. 혼자 떠난다는

생각에 혹여나 늦을까 하는 노파심에 서둘렀더니 이렇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아랫집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떠날 때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에 시간에 대해서도 많이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나마 그 동안의 여행경험에서 얻은 큰 수확인

것 같다. 안 그랬으면 난 지금쯤 패닉 상태에 있을지도 모른다. 워낙 이것저것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면세점에서 무얼 살 것도 없고 아직 비행기 입장은 시작도 않은 시각에 혼자 창가

소파에 앉아 이렇게 노트북을 두드리는 내가 여전히 낯설다.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너무나 많이 울어버려서 정작 마지막에 엄마와 헤어질 때는

눈물이 안 나왔다. 뒤돌아서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순간 나도 목이

뜨거워질 뻔 했지만 엑스레이 검사대를 눈앞에 보니 금세 긴장이 되어 감정이

드라이해진다. 결정적으로 내가 핸드폰을 엄마한테 안 넘겨주고 내가 쥐고 들어가는

바람에 엑스레이 검사대에서 다시 밖으로 나가 엄마를 찾으려니 울다 웃는 꼴이

되어버렸다. 씨익.

 

이렇게 쓰고 있으려니 또 눈물이 찔금하는 건,,,런던에 도착하면

이 기분에 좀 변화가 오려나.

 

나름 스스로 내 상황에 거리두기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래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덜 쿨해지고 더 따뜻해지려고

노력했었는데, 이번에 떠나는 여행은 스스로 거리두기가 잘 안된다. 그래서 계속

찔찔 눈물이 나오는 것 같다. 나는 왜 영국으로 떠나는 거지 질문이 던져지는 것을

무의식중에 꾹꾹 누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이제 비행기가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

비행기 운전은 어떻게 하는 걸까, 문득 궁금해진다. 운전에 대한 관심이란.ㅋ

이런 걸 보면 영국에 가서도 난 변하지 않고 왠지 평소 일상의 습관들 생각들을

그대로 하며 지낼 것 같다.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고양이를 부탁해 영화에서 보면 배두나가 사는 동네의 한 아주머니가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장면이 나왔던 것 같기도 한데. 여기서 청소하시는 분들은 역시나 아마도

비정규직이겠지 하는 생각. 그래도 공항에서 일을 하면 무언가 들고 나는 사람들의

기운을 받아 좀 더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

 

지금 보니 비행기가 일본에서 도착해서 사람들을 다 내리고 나면 거기에 다시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타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와보고 이런 저런

수속의 과정을 거치면서 공항은 뭔가 내가 파악할 수 없는, 손에 잡을 수 없는 거대한

덩어리로만 보였는데, 이제 슬슬 공항의 시스템이 파악되고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냥 보통의 노동자들처럼 누군가에게 고용된

사람들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니 좀 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이젠 공항에 들어와서 뭔가 두렵고 울렁울렁한 마음들은 차차 없어지게 될 것 같다.

 

내일도 다시 탑승 수속을 하려면 뺏다 풀었다 하는 과정을 밟아야 할텐데,

이 많은 짐을 바리바리 들고 풀고 할 생각에,,,으 정말 끝이 없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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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아직 여행은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여행을 한달쯤 한 사람처럼 몸이 지친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사실 다 가서 부딪혀보고 그때 가서 준비해도 되는 것들도
많을것 같은데 미리미리 준비한다고 혼자 끙끙대다가 기운을 다 소진한 느낌이랄까.
어떻게든 비용을 줄여보려고 용을 써보지만 정작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돈은
쑥쑥 빠져나가고 결과적으로 괜히 고생만 했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다.

사람들 연락하고, 런던 도착해서 이동 경로 짜보고, 헤이스팅스 들어가서 어떻게
적응할지 고민하고, 이것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한 느낌이다. 휴우.

이제 환전만 하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건 대애충 끝날듯.,,,아 홈스테이 연락도 해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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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노트북을 새로 장만했다. 지금 돈도 안 버는데,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건 어떤 심리에서 기인하는 걸까, 문득 궁금해진다.

 

작년에 동생이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날 밤이 떠오른다. 모레인줄 알았던 ㅁㅅ의 입대일이 내일이라니. 사실 ㅁㅅ가 군대에 간다는 사실이 새로운 게 아닌데,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리고 ㅁㅅ는 공익이라서 4주 후면 맘만 먹으면 언제든 쉽게 볼 수 있는데. ㅁㅅ가 병역거부를 한다거나 등등의 생각을 진지하게 해본 것도 아닌데. 오히려 어딜 가든 잘 적응할 거라는 모종의 믿음이 생기는 사람인데. 근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심란하다.

 

ㅁㅅ가 보내준 헨델을 들으며.

 

그냥 기분이 묘하다.

 

이제 딱 2주가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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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을 앞둔 요즘의 일상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는 날까지 이제 약 3주 정도 남은 셈이다. 비자 발급 받는 게 못내 불안해서 도쿄에서 일찍 돌아왔더니 일상은 지루할 만큼 한가하다. 핸드폰을 습관처럼 열어보지만 하루에 한 통 이상 연락 오는 날이 없다. 여행 돌아온 직후에는 무언가 불안해서 사람들을 만나려 했지만 정작 만날 친구가 별로 없다. 대학에 처음 들어와 사람들을 만날 때, 선배가 되어 새내기들을 만날 때의 자신감들을 떠올리다보면 마치 그 때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지금의 나는 극도로 방어적이 되었다고 해야할까. 일본 여행 가기 전까지도 종종 만나서 놀던 친구들인데도 지금 만나려는 생각을 하면 움츠려들게 된다. 그래서 익숙한 사람만을 찾게 되는데, 익숙한 관계에선 무언가 새로운 활력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구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족이든 애인이든. 함께 여행을 갔던 아랫집 사람들이 편하긴 하지만 여행 때 너무 붙어있어서 그런지 아직 그렇게 보고싶단 생각은 안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서대문까지 나가는 게 귀찮아져버렸다. 결론은 혼자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거다.

 

비자를 접수하러 갔던 영국 비자 센터 머시기 하는 곳의 느낌은 썩 좋지 않았다. 듣기론 파견직 비스무레한 한국인들이 그곳에서 일하는 것이라는데 들어가는 입구에서 온 몸을 수색당하고 가방마저 이 잡듯 수색을 당하고 나니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일본 들어갈 때 지문 찍은 것처럼,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웬만큼 모른 척 지나가야지 하는데 내 가방을 하나하나 거칠게 뒤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곱씹을수록 아니꼬왔다. 소지품 검사의 법적근거가 뭐냐고 말한마디 해볼걸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지만 내 소심함에 쉽게 말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혼자 끙끙 앓거나 다른 사람에게 한풀이 하거나. 쨌든 비자 신청까지 하고 나니 요 며칠은 그냥 부웅 뜬 기분이었다.

 

영국가서 생활할 때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인터넷으로 뒤지며 살까말까를 고민하는 중이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가격 비교도 해보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어느 새 훌쩍. 눈도 침침해진다. 이민가방을 뭘로 살지, 옷 신발은 뭘 들고 갈지, 머리는 어떡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생각하면 할수록 피곤해진다. 아무래도 혼자 어딘가로 훌쩍 옮겨지는게 불안하긴 한가보다.

 

며칠 전에 천하장사 마돈나를 봤다. 이 역시 한참 쇼핑도 아닌 서핑도 아닌 것을 하다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요즘 읽히는 책도 별로 없고, 예전에 다운 받아 놨던 영화 중에 골라서 보게 되었다. 효웅이 생각이 많이 났다. 떠나기 전에 여주에 한번 더 들러야겠다.

 

이번 주부터 일정이 약간씩 바빠질 듯 싶다. ㅁㅅ도 만나고 지영이랑 여행도 갔다오고 전없세 엠티도 가자면 가야하고 계속 만나자 만나자 못 만난 사람들도 봐야하고. 허허. 혼자 있으면 심심하고 바쁘면 또 뭔가 불안해지고. 이 상반된 감정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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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의 여파

 

 

정말 대책없었던 여행. 귀국 하루 전날까지도 어떻게 한국에 돌아올 지 결정을 못해서 고민하던.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나 이외의 6명의 사람과 항상 함께 했던,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을 자고 함께

이동을 하던 여행.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개인들 여럿이 모여 공동체생활을 영위하는, 분위기가

좋을 땐 좋다가도 늘 잠재하는 긴장과 갈등(?)들, 그리고 거의 유일하게 자전거를 타는 순간에야

맛볼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

 

오사카로 가는 배 안에서 마시던 맥주와 소주, 오사카 도톰보리까지 걸어가서 먹었던 타코야끼,

교토의 비오는 거리, 정유진씨 방을 가득 메웠던 우리의 발냄새와 거기서 먹었던 맛있었던 차와 과자들,

교토대학의 학생식당 그리고 식민지기 교육 연구를 한다던 교육학 연구소 건물, 우리밖에 없었던 교토근교의 캠핑장, 비오는 날 힘들게 달려 도착했던 산골 오지의 어느 마을 그리고 그곳에서 맛본 가장 맛있었던 고로케 한입, 여행 시작부터 마지막 비행기에서까지 매일같이 마시던 맥주와 사케.

 

한국 시골 풍경과는 다른 일본 산천의 모습, 도로 주행 방향의 낯설음, 도처에 널린 콘비니와 그곳에서의 간단 식사, 한낮의 따가운 햇살과 새벽에 싸늘한 공기, 캠핑장의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러브호텔의 음침한 분위기, 나고야의 유스호스텔, 도쿄로 기차를 타기로 하던 날 저녁 둘러보던 호텔들, 새벽에 도쿄 밤거리를 헤매며 숙소를 찾던 기억, 판다 세미나를 했던 클럽의 자욱한 담배연기, 어설프게 생맥주를 따라보던 기억, 막차 시간에 전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던 기억, 아침마다 일어나서 1층 슈퍼에 나가 로스를 쓸어오는 일, 아침마다 밥을 하던 용석과 나동 오리. 요요기 공원의  자유분방한 분위기, 홍대거리 혹은 신촌 뒷골목 분위기를 연상시키던 코엔지 거리, 남대문 시장을 연상시키던 우에노 어딘가쯤의 무슨 거리까지. 아 그리고 돈키호테에서 흘러나오는 로고송.

 

오늘 아침은 눈을 떴는데 옆에 아무도 없다. 내 침대의 정경에 낯설지 않은 건 여행의 기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일지도. 한편으론 오늘 하루 아무런 일정도 스케쥴도 없다는 사실에 자유로우면서도 무언가 어색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여행의 기억에서 아직 온전히 되돌아오지 못했다는 반증일까.

 

함께 붙어있으면 조금 거리를 두고 싶던 사람들. 막상 이렇게 또 혼자 있으니 살짝 그립기도 한,

이 복잡한 심리구조. 이번 주말까지는 푸욱 쉬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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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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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 성찰일지

행동주의 심리학의 유용성을 믿는 사람들은 천 명, 만 명의 아이들이 있더라도 특정한 자극과 반응 그리고 강화라는 조건 속에 아이들을 ‘투입’함으로써 교수자가 의도하는 바대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것 같다. 관찰가능하고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것만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행동주의 연구에서 개인의 내재적 동기나 주관적 감정 들은 말 그대로 블랙박스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고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화이론을 비판만 하기에는 실제 교육현장에서 갖는 이론의 유용성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극들에 대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자신의 욕구에 솔직하다는 점에서 긍정할 수 있다면, 보통 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10세 전후의 아이들은 참으로 ‘순수’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교사인 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수업에 듣지 않을 때 그 아이들을 사로잡는 것은 별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단지 츄파춥스 사탕 한 개일 때가 많다.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강화의 종류를 달리하는 토큰 기법의 효용성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문제는 교사가 특정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특정한 반응양식들을 토큰기법과 같은 행동주의적 접근을 통해 이끌어내고자 할 때, 정작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기대되는 반응의 중요성이나 내재적 가치보다는 눈에 보이는 외재적 강화물에만 정신을 팔아버릴 때이다. 세부적인 스텝마다 강화를 제공하여 애초에 목표했던 최종적 학습목표에는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들 스스로가 특정 행동양식을 학습하고 표출하는 것의 중요성이나 의의를 모른다면 맥 빠진 수업이 되고 말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적절한 내재적 동기를 불러일으키면서 실제 기대한 반응이 도출되었을 때 적절한 강화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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