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로모프

2007/03/14 10:57

"

그는 눈을 뜨기 무섭게, 침대에서 일어나 곧바로 씻고 나서 차를 마신 다음, 뭔가 멋진 생각을 해내고 기록을 해야겠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시간이 넘도록 그는 여전히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에 괴로워하다가, 급기야는 차를 마신 다음에 일에 착수해도 문제될 것은 없고, 늘 하던 대로 침대에서 차를 마시고 더군다나 누워서 생각을 해도 별 무리는 없으리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는 생각한 대로 실천했다. 차를 마신 후 그는 짐짓 일어날 것처럼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척해보았다. 하지만 신발을 보면서 한쪽 발을 침대에서 꺼내 내뻗는가 싶다가는 다시 되돌렸다.
9시 반이 되어서 일리야 일리이치는 재차 몸부림을 쳤다.
"

소설 <오블로모프> 중에서...

 

소설 속 주인공 오블로모프(일리야 일리이치) 하는 행태가 요즘 나랑 똑같다...

초절정 귀차니즘의 구현이라고나 할까~

아침에 눈 뜨기도 귀찮고, 움직이기도 싫다.

청소도 빨래도 하기 싫다.

가만히 누워있으면 책도 읽기 싫고, 생각도 하기 싫다.

그야말로 손 하나 까딱하기 싫다.

그러니, 몸뚱아리 곳곳에 살은 덕지덕지 붙고

몸은 무겁고, 머리는 텅텅거리고....

 

오로지 느는 것은 식탐이오, 땡기는 건 술 뿐이로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3/14 10:57 2007/03/14 10:57
Posted by 흐린날
태그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s://blog.jinbo.net/grayflag/trackback/103

댓글을 달아주세요

  1. 2007/03/15 15:0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준엄한 역사적 부름과 명령에 의거해
    '움직이시오! 동지!'
    ㅎㅎ
  2. 2007/03/16 01:3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모두 다 맞고요. 거기다 집안엔 먼지가 완전 풀풀 윽...
  3. 2007/03/19 17:3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나는새/역사는 나를 필요로하지 않는다...
    사막은/먼지 풀풀나는 집에서 한 잔 해얄텐데~

<< PREV : [1] :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 [47] : NEXT >>

BLOG main image
by 흐린날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276)
일기장 (149)
기행문 (20)
좋아하는 글들 (47)
기고글들 (13)
내가찍은 세상 (45)
내가 쓴 기사 (1)
울엄니 작품 (2)

글 보관함

Total : 251165
Today : 6 Yesterday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