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씨가 민노당 주사파에 대해 비판한 글을 읽으면 우선 재미있다. 그런데 몇 번 읽다보면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진중권 씨의 열정과 무관하게 인간은 논리보다 감정에 더 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민노당 당원 중에는 사회주의나 노동자, 민중이라는 개념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단지 선량하고 양심적인 마음만으로 당원이 된 사람들에게 민노당의 현 사태는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어떤 면에서 그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그들에게 당원 가입을 권유하며 당원 가입이야말로 양심을 가진 사람들과 동참하는 길이라고 지껄이지 않았던가. 마치 횡당보도에서 "예수불신 지옥"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확성기를 들이대며 구원을 외쳐대는 부류와 얼마나 차이가 있었을까?
그런 사람들 중에는 아주 어린 학생도 있었는데, 어느 날 그 학생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이야기 때문은 아니지만 어쨌든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는데, 학생위원회라는 사람들이 자꾸 전화해서 귀찮아 죽겠어요." 그 학생은 모임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거절하기가 아주 힘들고 귀찮고 나중에는 짜증도 났던 모양이다. 그냥 단지 당비만 내는 것으로 양심의 짐을 들고 싶었던 것인데.
며칠 전 소위, 자주파에 속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신은 당이 종북주의라는 평등파의 비판을 인정할 수 없단다. 특히 진중권 씨의 견해는 있을 수 없는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나는 진중권 씨가 인용하고 있는 글들은 그가 사례로 들고 있는 홈페이지에 가면 실제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자신은 북한을 그다지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와 동포가 아니냐고 그는 말한다. 동포라......
나는 물론 그 학생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 그리고 그 말에 굳이 반박할 필요도 없다. 나는 르귄의 "빼앗긴 자들"에서 쉐벡이 우라스의 별에서 우라스의 부르주아들에게 행한 연설이 떠올랐다. 아나키스트들의 별, 아나레스에 사는 사람들의 자유와 평등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리고 우라스의 착취와 타락에 대해 비판할 때 그 수많은 청중들의 공감의 탄성과 박수 소리에 그는 사실 공허한 마음을 달랠 수 없었다.
부유하고 지식인들이며 그 별의 지배자들인 쉐벡의 청중들은 또한 양심적이고 정의롭고 높은 도덕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단지 그들의 부와 자유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인민들의 삶에 가까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착취하는 노동자와 인민의 삶을 자연의 질서처럼 받아들이고 그들의 타락과 빈곤이 그들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우리는 때로, 아니 자주 논리가 비논리를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합리적인 근거와 설득을 통해서 인간의 비논리적인 우둔함을 타파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우리는 계몽주의의 후손들이며 계몽과 무지몽매를 단순하게 대비시키려고 하는 의지를 품고 있다. 사실 사회주의자이면서 계몽주의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인간의 의지와 그 실천의 힘이야말로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합리적으로 파악하여 재구성할 수 있다는 신념이 이념의 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루소의 말대로 인간 자체를 알지 못하면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의 기원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 자체를 알 수 있을까?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인간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맑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낙천적인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긴 낙천적이지 않은 사람이 미래를 낙관할 수 있겠는가?
나는 나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던 그 학생에게 그냥, 열심히 하세요, 라는 하나마나한 공허하고 추상적이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아무래도 인간은 논리보다 감정에 치우치기 마련이다. 사람은 어떤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흐름을 전체로서 조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흐름을 주도한다고 생각되거나 흐름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나 단체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이 전체를 총체적으로 통합해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직을 만들고 조직에 합류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사실 종교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나는 점점 회의주의자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그 흐름에 합류할 수도, 흐름에 몸을 맡길 수도 없다. 불가능한 위치에서 흐름을 관망하면서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고 착각하면서 말이다.
나는 어떤 면에서 그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그들에게 당원 가입을 권유하며 당원 가입이야말로 양심을 가진 사람들과 동참하는 길이라고 지껄이지 않았던가. 마치 횡당보도에서 "예수불신 지옥"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확성기를 들이대며 구원을 외쳐대는 부류와 얼마나 차이가 있었을까?
그런 사람들 중에는 아주 어린 학생도 있었는데, 어느 날 그 학생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이야기 때문은 아니지만 어쨌든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는데, 학생위원회라는 사람들이 자꾸 전화해서 귀찮아 죽겠어요." 그 학생은 모임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거절하기가 아주 힘들고 귀찮고 나중에는 짜증도 났던 모양이다. 그냥 단지 당비만 내는 것으로 양심의 짐을 들고 싶었던 것인데.
며칠 전 소위, 자주파에 속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신은 당이 종북주의라는 평등파의 비판을 인정할 수 없단다. 특히 진중권 씨의 견해는 있을 수 없는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나는 진중권 씨가 인용하고 있는 글들은 그가 사례로 들고 있는 홈페이지에 가면 실제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자신은 북한을 그다지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와 동포가 아니냐고 그는 말한다. 동포라......
나는 물론 그 학생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 그리고 그 말에 굳이 반박할 필요도 없다. 나는 르귄의 "빼앗긴 자들"에서 쉐벡이 우라스의 별에서 우라스의 부르주아들에게 행한 연설이 떠올랐다. 아나키스트들의 별, 아나레스에 사는 사람들의 자유와 평등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리고 우라스의 착취와 타락에 대해 비판할 때 그 수많은 청중들의 공감의 탄성과 박수 소리에 그는 사실 공허한 마음을 달랠 수 없었다.
부유하고 지식인들이며 그 별의 지배자들인 쉐벡의 청중들은 또한 양심적이고 정의롭고 높은 도덕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단지 그들의 부와 자유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인민들의 삶에 가까이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착취하는 노동자와 인민의 삶을 자연의 질서처럼 받아들이고 그들의 타락과 빈곤이 그들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우리는 때로, 아니 자주 논리가 비논리를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합리적인 근거와 설득을 통해서 인간의 비논리적인 우둔함을 타파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우리는 계몽주의의 후손들이며 계몽과 무지몽매를 단순하게 대비시키려고 하는 의지를 품고 있다. 사실 사회주의자이면서 계몽주의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인간의 의지와 그 실천의 힘이야말로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합리적으로 파악하여 재구성할 수 있다는 신념이 이념의 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루소의 말대로 인간 자체를 알지 못하면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의 기원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 자체를 알 수 있을까?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인간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맑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낙천적인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긴 낙천적이지 않은 사람이 미래를 낙관할 수 있겠는가?
나는 나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던 그 학생에게 그냥, 열심히 하세요, 라는 하나마나한 공허하고 추상적이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아무래도 인간은 논리보다 감정에 치우치기 마련이다. 사람은 어떤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흐름을 전체로서 조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흐름을 주도한다고 생각되거나 흐름의 방향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나 단체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이 전체를 총체적으로 통합해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직을 만들고 조직에 합류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사실 종교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나는 점점 회의주의자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그 흐름에 합류할 수도, 흐름에 몸을 맡길 수도 없다. 불가능한 위치에서 흐름을 관망하면서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고 착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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