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녹색당 홈 페이지에 당 강령에 대한 해석을 나름대로 시도했다. 강령에 대한 해석이라기보다 사실 맑스의 [자본]에서 상품물신성을 중심으로 하는 일종의 강의안이라고 할 수 있는 성격의 글이다. 녹색의 이념이 현실에서 어떤 형식으로 현상하든 녹색의 이념이 자본의 지배를 용인하면서 실현될 수는 없을 터, 녹색당의 강령이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기는 하나 강력하게 자본주의 극복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령의 의미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녹색당 의제 토론 - 강령의 해석을 시도하며

총선이 끝나면 한 번 녹색당의 강령에 대해 해석을 해보려고 했습니다. 물론 해설이 아니라 해석이니 주관적일 수 밖에 없겠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강령이 새롭게 읽히고 당원들 사이에 활발하게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에 게시판에 올린 것처럼 강령이란 당의 이념이며 당의 정책과 정치활동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추상적일 수 있는 당의 강령을 구체적이고 풍부하면서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침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녹색당의 당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막연히 녹색이라는 말의 의미에서 녹색당의 정치활동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강령을 통해 당의 정치활동을 자신의 구체적인 활동으로 내면화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강령 해석이라고 그럴듯하게 제목을 붙였지만 아무래도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으니 제게 끌리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하지요.

먼저 저는 강령의 [전문]에서 "우리는 공동체의 돌봄과 살림경제, 협동과 연대의 경제 속에서 대안을 발견합니다. 우리는 성장과 물신주의, 경제 지상주의를 넘어서는 정당"이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가 참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살림경제'가 어떤 원리를 가지고 작동하는 체계인지 모르겠으나 이 두 문장은 전반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극복한다는 의지가 나타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의 강령 해석은 맑스의 [자본]의 1편 "상품과 화폐"를 중심으로 나름의 해석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물론 해석이라고 말을 던졌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맑스의 [자본]에서 "상품과 화폐"를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 해석에 앞서

만약 우리가 현재의 경제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가야 한다면 앞서 강령의 전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동체의 돌봄과 살림경제, 협동과 연대의 경제 "는 맑스가 [자본]에서 제시하고 있는 "자유인들의 결사체"라는 표현을 연상시키는 듯 합니다. 맑스는 [자본]에서 상품에서 화폐 분석으로 나아가 화폐의 본질을 파헤친 후 "상품의 물신적 성격과 그 비밀"이라는 절에서 이렇게 덧붙입니다.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마지막으로, 공동의 생산수단으로 노동하면서 자신들의 많은 개인적 노동력을 하나의 사회적 노동력으로서 자각적으로 지출하는 자유인들의 결사체를 생각해 보자."

여기서 맑스가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의도적이라고 보는데 아마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모순을 극복한 사회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 전형적인 도식으로 굳어지는 것을 걱정한 모양입니다. 맑스는 다른 글에서도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공동체의 이미지를 문학적으로, 당연히 수사적인 표현을 통해 제시합니다.

맑스가 제시하고 있는 "자유인들의 결사체"는, 제가 생각할 때 어슐르 르귄이 [빼앗긴 자들]이라는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공동체의 이미지와 많이 겹칩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이 소설에서 자본가 정부에 맞서 사회주의와 아나키스트 공동체를 위해 싸웠던 사회주의자들과 아나키스트들은 투쟁에 실패하였으나 체제의 전복을 원하지 않았던 자본가 정부의 제안으로 그들의 달, 아나레스로 이주하여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갑니다.

새로운 삶을 선택하여 아나레스에 정착한 수백만의 영혼들은 그들만의 공동체, 아나키스트들의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그 곳에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상호협력이라는 원칙 외에는 어떤 법률도 없으며 자유로운 연대라는 원칙 외에는 어떤 정부도 없습니다. 그곳에는 주식시장이나 광고, 비밀경찰도 없고, 성직자도 없으며, 무기제조업자도 없는 곳이지만, 동시에 다른 많은 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소유하는 자들이 아니라 나누는 자들이기 때문이기 때문이지요.

** 너무 길면 읽기 쉽지 않을 듯하여 며칠 후 다시 계속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용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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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12:09 2012/05/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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