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법 1년 유예 법안 통과에 즈음하여


2012년 11월 22일 오후 5시 15분경, 악법 중의 악법 ‘(시간)강사법’의 시행을 1년 간 유예시키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습니다. 10월 31일에 유기홍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3년 유예 법안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과 교과부의 완강한 저항과 방해로 1년 유예로 바뀌어 통과되었습니다. 11월 21일의 국회 교과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보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작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들 여러 조건을 감안하였을 때 악법의 시행을 막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였습니다. 하지만 조합원 여러분들의 노력과 여러 연대 단체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악법의 시행을 1년은 막아 냈습니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흡하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각 분회장님들을 비롯한 일부 선생님들이 정말 헌신적으로 노력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첨부 자료(교과부 공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교과부도 시간강사법의 시행이 1년 유예되었다는 공문을 오늘 각 대학에 바로 보냈습니다. 활동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른 첨부 자료(국회에서 강사법 시행을 유예하기 위해 교과위에서 논의한 결과를 정리한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심사보고서-고등교육법일부개정법률안 심사보고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간강사법 1년 유예가 단순한 유예만은 아닙니다. 현재의 시간강사법이 문제가 많으므로 관련 고등교육법을 일부 개정하는 방향으로 대체입법하기 위한 유예인 것입니다. 그런 내용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조만간 우리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대체입법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대체법안을 만드는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만간 만나고 가급적 12월 중에 발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문제의 해결 방향은 교육공공성 확보에 있습니다. 고등교육재정을 OECD 평균 수준으로 확충하여 재원을 마련하고, 정년이 보장되는 법정전임교원 100% 확보를 의무화하며,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거나 그럴 필요가 없는 시간강사, 비정년트랙교수, 초빙교수, 겸임교수 등 모든 비전임교원들은 연구강의교수제로 통합하여 이들에게 생활임금과 교권을 보장하는 것이 해법입니다.

소요 비용은 기본적으로 교육공공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맞습니다. 대학에 돈을 퍼 주는 것이 아니라 교원의 일을 한 사람의 인건비를 정부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사립학교 교사의 인건비도 정부가 상당부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만적인 교원확보율 제도는 폐지하고 정년이 보장되는 전임교원만 법정교원확보율에 포함시키도록 하며 그 법정교원확보율로 대학을 평가해야 합니다. 천문학적 적립금을 쌓아두고도 핵심 의무인 재단전입금을 거의 내 놓지 않는 사립대학 재단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연구강의교수는 비전임교원이므로 법정교원확보율에 포함시키지 않아야 하고 그 수도 전임교원보다는 적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임교원 수 증가를 의무화하여 점차 비전임교원의 수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정년이 보장되는 법정전임교원은 당연히 대부분 연구강의교수 중에서 선발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대학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편법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사라집니다. 이런 대안을 담은 법과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투쟁합시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개선은커녕 개악만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맙시다.

한편, 탐욕에 찌든 대학 자본은 시간강사법 시행여부와 관계없이 여전히 대학을 기업화하고 지식공장으로 만들며 잘못된 구조조정을 일삼고 교원과 직원을 착취하면서 학생들을 수탈하고 있으므로 이에 맞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고 대학을 올바로 개혁하는 활동을 멈추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 임단투가 한창입니다. 부산대분회가 본관 앞 농성 투쟁을 40일 이상 지속하고 있고, 영남대분회는 최종 조정이 결렬되어 오랫동안 파업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북대분회와 부산대분회도 곧 최종 조정 절차에 들어갑니다. 이들 대학에서도 파업찬반투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전남대와 조선대도 교섭 막바지 상황입니다.

시간강사법의 시행은 잠시 막았지만 대학 현장에서의 악랄한 구조조정과 차별은 여전합니다. 생활임금과 교권 쟁취, 교육과 연구 환경 개선, 참정권 확보 등은 아직 요원합니다. 더 열심히 싸워서 우리 손으로 우리의 권리를 되찾읍시다. 각 분회 지도부의 임단투 활동에 힘을 실어주며 학교 측의 차별과 탄압에 맞서 파업 투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냅시다. 파업 전 타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굴복할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파업찬반투표를 성사시켜 정면돌파 해 나갑시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학기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힘차게 투쟁하여 반드시 우리 권리를 우리 손으로 쟁취합시다. 학문 탐구와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2년 11월 26일 위원장 임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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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6 20:23 2012/11/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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