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한다. 사실 좋아한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비가 오면 가장 먼저 내가 밥주는 녀석들과 녀석들의 새끼가 걱정된다.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도 고양이 새끼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쓰이고 그 울음소리가 어미를 찾는 소리처럼 들리면 가슴이 아프다.
모든 녀석들을 다 돌볼 수는 없지만 내가 돌보지 못하는 녀석들이 거리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날은 몹시 슬픈 감정이 들어 술을 마시게 된다. 이런 자신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사는 녀석들은 사람이 먹이를 챙겨 주지 않으면 잘 살아갈 수 없다. 그러니 나는 녀석들에게 먹이를 챙겨 주지 않을 수 없다.
더러 주위 동료들이 나에게 왜 사람을 챙기지 않고 '쓸데없이' 고양이나 챙기느냐, 이런 소리를 한다. 물론 그 말은 그저 농담으로 하는 말이라는 걸 안다. 그래도 나는 사람보다 고양이를 더 챙긴다.
이런 글을 읽으면 사람을 챙긴다는 건 길고양이를 챙기는 것보다 수천배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아마 그래서 나는 좀 더 쉬운 걸 택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챙기는 사람들이 사실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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