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파티때는 반드시 짧은 이름으로 바꾸자고 제안하리. 또 까먹었다 -_-
6월 '사회변화를 위한 웹 벤치마킹 파티', 거의 모든 걸 휩쓸고 삼켜버린 지방선거의 회오리에도 변함없이 첫째주 화요일에 파티가 열렸다.
유성, 깡뚜껑, 나랑, 노미 그리고 지각생 이렇게 5명이 모임. 파티 이후 10명 미만으로 모인 건 처음이지만 그덕분에 나름 차분하게 새로운 걸 실험할 수 있었다.
2월 첫 파티는 버라이어티, 3월, 4월은 '무료 웹 분석도구', 5월은 '이야기'가 테마였고
6월 파티는 지각생의 제안대로 '공방'을 열었다. 미리 예고한대로 두세명이 한 모둠이 되서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안고 있던 '어떤 작업'들을 같이 해보는 시간으로.
NGO활동가들, 특히 그 안에서 정보통신 관련된 분야를 맡고 있는 활동가는 대개 단체의 지원을 충분히 받기 어려운 조건에서 스스로 IT기술을 습득하고, 활동에 적용해야 한다. 그나마 정보통신 "전담" 활동가라면 혹 모르겠으나 대부분 다른 활동을 하면서 "그 중 가장 컴퓨터를 잘 할 것 같다"는 이유로 겸직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스스로 짬을 내서 기술을 연마하는 건 쉽지 않다.
실상 기술이라는 것이 아주 포괄적이며 누구나 관계 맺는 것이라는 면에서, 그리고 IT라는 것도 사실은 아주 다양하게 세분화할 수 있고 복잡한 분야라는 점에서 볼때, 여럿이 같이 일하는 단체에서 한 명에게 정보통신 일을 모두 맡기면서 재생산을 위한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은 활동가 개인이나 단체에게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어쩌겠나. 일단 지금 할건 해야하니.
이러니 NGO의 ICT(정보통신기술)활동가들을 위한 교육이 많이 필요한데, 지금껏 그런 교육이 충분히 많지도 않을뿐더러, 있어도 그 수준이 너무 높다는게 문제다. 아주 낮은 단계의, 오랫동안 반복된 문제. 검색하면 나온다는 이유로 이제 어디서도 교육 주제로 채택하지 않는, 자잘하지만 긴요한 문제를 NGO활동가들에게 알려주는 교육은 이제 점점 찾기가 어렵다.
심지어 지금 행해지는 교육이라는 것도, 대개 가르쳐주는 사람이 알아서 준비해오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며, 활동가들은 소극적으로 따라가며 조용히 듣고 돌아서는 식이 많다보니, 정말 교육을 받는 사람에게 맞춘, 돌아가서 바로 뭔가 활용해보거나 과감히 응용해보고픈 마음이 들게하는 교육이 별로 없다. 교육하는 사람 개개인을 뭐라 하기보단, 흔히 말하는 "IT인"과 "NGO활동가"의 상시적 교류가 너무 적고, 공유하는 이해의 폭도 적으며, 그것을 적절히 매개할 장치가 부족한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ICT활동가들끼리 서로 협력하고 교류하며 함께 성장할 필요가 있어 이런 모임을 갖는 것이고, 이번 파티는 실제 어떤 작업들을 두세명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수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종합적인 노하우를 얻고자 하는 취지로 "공방"형태를 제안한 것. ( 간만에 블로그 쓰면서 그럴듯한 표현들을 찾아 쓰려니 좀 뭐하네. )
(사진: 한국인권재단의 노미님과 한국여성민우회의 나랑님)
지각생이 기타 반주와 함께 노래하는 동안, 포스트잇에 각자 해보고픈, 해결하고픈 것들을 적어 모아 봤다.
뭐가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데 -_- (바로 후기를 안쓰니 이렇다)
그 중에서도 좀 더 쉬워 보이고, 간절히 원하는 몇가지 주제를 추려서, 좀 애매하지만 팀을 나눴다.
지각생과 노미님, 나랑님이 한 팀, 유성님과 깡뚜껑님이 한팀.
30분인가 한 시간인가 두 팀이 각자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며 평소에 하고 싶었던 작업을 함께 해본다. 원래 IT하는 사람들이 솔플에 강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NGO의 ICT활동가도 공동작업이 익숙한 편은 아닐터다. 이날은 두세명의 작은 그룹이 공동작업의 경험을 갖는 것 자체도 내가 기대한 목표 중에 하나였다.
작업을 마치고, 결과를 공유했다. 그리고 단체 도메인으로 메일 계정을 만들어 쓴다던지 할때 유용한 구글 사이트 도구에 대해 유성님의 짤막 강의. 마침 필요한 분이 있었는데 시의적절한 팁!
그 다음으론, 깡뚜껑님의 그간 활동을 통해 쌓여온 고민. "웹접근성을 고려한 웹포스터를 만들려면?"에 대한 얘길 해봤다. 장애운동단체와 함께 하고 있는 깡뚜껑이 최근에 만든 것을 보여주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이미지 안에 내용을 담아 배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시각장애인이 내용을 읽을 수 없다는 것과 검색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등을 얘기했다. alt 와 title 속성, longdesc 등도 모든 경우의 해결책은 아니었다. 인터넷을 뒤져 몇가지 트릭등을 찾아봤지만 깔끔한 해결은 역시 아니다.
그나마 장애운동단체의 컨텐츠니까 이런 얘기가 되지, 많은 NGO들에게 "웹접근성을 위해, 검색엔진 노출을 위해 가능하면 텍스트로 내용을 만들자"는 말은 꺼내기조차 약간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이렇게 해서 6월 파티를 마무리했다. 7월 파티를 준비할 호스트는 유성님 당첨!
참석한 사람이 평소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 솔직히 첨엔 약간 힘빠졌지만, 진행을 하다보니 확실히 사람이 적으면 또 그대로의 이점과 여지가 있다. 이번 파티의 형식이 어떤 면에서는 더디고, 비능률적인것처럼 보일진 몰라도 그래도 다른 보통의 교육들보다는 좀 더 밀착도 있게 다양한 뭔가를 얻어갈 수 있는 방식이 아닐까. 참석한 분들도 대체로 만족한 분위기. 7월 파티도 이런 형식으로 하게 될 것 같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수상한 점심"이라는 다른 모임. 2주에 한번 점심을 같이 먹으며 ICT활동가들끼리 서로 경험을 나누는 또 하나의 모임이 이번주 목요일에 네번째로 열리는데, 이것이 있어 "파티"는 좀 더 실험적으로, 열린 형태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상한 점심은 지금까지는 NGO활동가만 참여하고 있고, "파티"는 지금 NGO활동가가 아닌 일반IT기술자/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혹시 이걸보고 뒤늦게 알게된, 단체 내에서 정보통신 분야의 일을 맡아 고전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 매달 첫번째 주 화요일 저녁은 "사회변화를 위한 웹 벤치마킹 파티"
* 매달 2,4번째 주 목요일 점심은 "수상한 점심"이 있으니
아무때나 오셔서 평소의 고민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해주시면 좋겠다.
7월의 첫번째 화요일은 7월6일. 파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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