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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마지막날 일지.

  • 등록일
    2006/12/31 20:45
  • 수정일
    2006/12/31 20:45

열시 좀 넘어서 일어났다.

집안엔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충 아침밥 먹고 자고 있는 동생 좀 이뻐해주고, 등 좀 긁어주고.

 

나사가 망가져 버릴까 고민하던 짐받이를 케이블타이를 이용해 자전거에 장착.

(시험삼아 약 6kg에 달하는 책들을 6시간 정도 얹어 놨는데 이상은 없다.)

 

곧바로 나갈 채비 하고, 잔차 챙겨서 쌩쌩 도심으로 내달렸다.

 

구 허리우드 극장. 그러니까 서울아트시네마/필름포럼에 도착해서 영화표를 끊었다.

굿모닝, 나잇. 원어로는 본조르노, 노떼. 이탈리아 영화.

10분 전에 들어갔는데 400석 가까이 되는 극장에서 달랑 혼자 보게되나 싶더니 나 외에 6명이 더 들어오더만.

 

약 100분간 영화 관람. 중간중간 나오는 기록영상들이 2년 전쯤 읽었던 이탈리아 역사책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영화를 다 보고선 인사동을 내려다 보며 사진 몇 장 찍었다.

 

인사동 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수많은 인파들. 옥수수호떡이 인기인가 보다. 줄줄이 줄서서 기다리는 걸 보면- 언젠가 평일 오전 인사동에서 고운 햇빛을 담았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FREE HUGS. 한 여학생(?)이 눈에 띄어 한참을 유심히 보다가, 사진을 한 장 찍을까... 그래도 얘기는 하고 그래야겠지 이래저래 망설이다가 그냥 넘어감.

 

원래 영화 끝나고 나면 대학로에 가서 옛 친구 만나려 했는데, 그 녀석이 몸이 안 좋다고 못 나오겠다네. 그래서 서점이나 들를까 했는데 마침 출출함.

 

김밥천국이나 갈까 하다가 눈에 들어오는 중국집. 짜장면 먹어본지가 너무 오래된 것 같은거야. 그래서 4000원 주고 수타짜장면 한 그릇. 분위기도 좋았고, 맛도 괜찮았고, 친절하고!

 

기다리는 동안 몇 동지에게 짧은 안부전화.

 

가장 가까운 영풍문고에 들러서. 이것저것 책을 많이 뒤적여 보면 좋았을텐데 잔차도 좀 걸리적거리고, 사람도 많은지라 떠오르는 책만 빨리 골라서 나왔다.

 

이관술 평전 구입. 모레 기차 안에서 읽을 생각이다. 개념어 사전이란 책이 있던데 심심할 때 짧게짧게 보기에 좋을 것 같고 황광우가 쓴 철학콘서트는 인터넷으로 주문하던지. 슬라예보(?) 지젝이란 사람이 쓴 "레닌에 대한 13가지 연구"라는 책 들추어 보고.

 

청계천에 참 많은 사람들. 종각 근처 피아노 거리에는 이쁜 조명들과 수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한 컷 찍었는데 어떤 연인에게서 사진 찍어달라 부탁받고 한 장 찍어 주었다. DSLR이었는데 별로 잘 찍어 주진 못한 것 같고...

 

다시 열심히 달리다가 문득 동국대 앞을 지나던 순간. 남산이나 가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16인치 미니벨로로 잘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스타트. 국립극장에서 15분만에 팔각정까지. 중간에 2번 쉬었으니. 그래도 아직 하체가 완전 부실해진건 아니로군! (아, 참고로 겨울 들어서 5년전 몸무게로 돌아왔다. 드디어!!!)

 

내리막길을 나름대로 슬슬 내려오는데 겨울이니까 조심해야지. 두 번 미끄러질 뻔 했다. 마침 헬멧도 없었는데... 그리고 집에 도착.

 

집에 와서 밥먹고, 1년 동안 해 온 소문난 칠공주 끝나는 꼴을 보고 지금은 개콘을 틀어놓고 이렇게 기록을 남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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