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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혼적국제결혼예방전략회의를다녀와서

 

 매매혼적 국제결혼 예방,방지 위한 아시아 이주여성전략회의 (11/21)


회의진행순서

* 기조발제 : 아시아와 한국에서의 인신매매성 국제결혼현황과 과제

: 한국염(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 발제 1. 베트남: 카오 타이 홍반(베트남여성연합)

* 발제 2. 중국: 이해응(이대여성학과박사과정)

* 발제 3. 몽골: 소소마 출란바타르(몽골폭력반대센터)

* 발제 4. 필리핀: 플로렌스 메이 비, 코티나(칼루간이주여성센터)

* 발제 5. 대만: 알리스 리(희망노동자센터)

* 발제 6. 일본: 로산나 타피루(나고야 필리핀이주민센터)






 

기조 발제에서 한국염씨는 매매혼적 결혼의 문제를 1. 아시아여성의 상품화, 2. 가부장적 여성이미지 상업화, 3. 인신매매성 결혼중개과정 4. 돈주고 사온 상품으로서의 이미지고착으로 정리하면서 자본의 거래에 결혼이 국제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시아 이주여성의 유입국으로서 한국의 과제는 1. 결혼하려는 한국 남성들의 결혼진정성에 대한 확인 2. 국제결혼 중개업체 규제/ 불법에 대한 강력한 처벌 3. 피해자 재활 플그램 도입을 제시했으며, 장기적으로는 노동을 통한 이주를 쉽게 하도록 하는 것이 거짓결혼이나 매매혼적 결혼을 막을 수 있다고 정리했다.


사실 난 과제로서 한국염씨가 이야기 하신 '결혼하려는 한국 남성의 결혼 진정성에 대한 확인'은 참 모호하고, 가부장제 안에서 결혼제도가 갖는 허구를 보이지 않게 한다고 생각한다. 전에 성폭력전문상담원 강의때도 느꼈지만 도대체 정상적인 결혼과 그렇지 않은 결혼이 어디있는가? 정상적인 결혼이라는 것 속에서 한국여성조차 자유롭지 않고 남성공동체에게 예속되는 현실을 더 직시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야 하지 않나?


이런 나의 의문에 대해 대신 질문을 하신 분이 있었다. 여성학과 김정신님. 인신매매성 국제결혼 논의들이 오히려 국제결혼을 했던 여성들, 그 자녀들에게 '사회적 낙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부분, 국제결혼유입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 위장결혼, 진짜결혼의 개념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다.


나도 이 부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주여성을 일방적으로 피해자화할 수도 있는 위험을 매매혼적 국제결혼 논의에서 간과해서는 않될 것이다.


또하나 종이학에서 오신 조영숙님은 발제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이주노동의 문을 더 여는 것이 국제결혼안에서의 가정폭력이나 성폭력을 바로 근절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근본적인 폭력근절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기를 요청했다.


나는 매매혼적 국제결혼과 관련하여서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여성의 빈곤화, 이주의 여성화' 현상에 주목하면서 이를 막기위한 반자본주의 운동과 함께 유입된 국제여성의 주체성을 인정하고 그녀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로 제도의 개선과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단체에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회의는 같은 목적을 가진 여성들간의 국제연대의 발판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지게 된다.



다음으로는 각국의 국제결혼실태와 해당 국가의 여성단체활동을 소개했다. 베트남의 경우엔 중간브로커에 의한 매매혼적, 착취적 국제결혼에는 단호한 근절의지를 보였으나, 해당 여성단체에서의 활동은 정상적인 국제결혼을 위한 정보와 지원을 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나는 발제자가 활동하는 단체외에 다른 단체는 없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현재로선 거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제결혼, 혹은 결혼제도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단체가 과연 없는지에 대한 회의는 들었지만, 현재 베트남의 상황을 확인할 수는 있었다. 다른 질문자는 오히려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결혼정보단체에서 여성들이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태를 느끼고 있는데 이는 어떠한지 질문하였다. 발제자는 본인이 활동하는 단체가 유일하게 국가가 인정하는 결혼정보제공 비영리단체라고 이야기하면서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기층 여성들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여러 가지 면에서 베트남의 상황은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중국의 상황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는데, 발제자는 여성의 젊음과 남성의 자본이 교환되는 것이 국제결혼의 주된 양상이라고 하면서 이 상황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문제, 이주여성비하문제, 남성국가의 문화만을 강요하는 풍토는 변화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나는 여기서도 비슷한 질문을 했는데,

매매혼적 결혼을 방지하고 예방하는 국가적 정책적 노력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지만,

빈곤으로 인해 여성의 성이 결혼이라는 도구로 상품화되고 있는 현상, 그러면서 이주를 희망하지만 결국 다시 남성, 혹은 자본에 희생되는 여성의 현실은 국제결혼여성의 폭력을 근절하고, 다문화적 풍토의 변화외에도 전세계적인 반자본주의 국제연대를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관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었다.

발제자는 내 생각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나 연구자로서 현실 단계에서 해볼 수 있는 예방, 방지에 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몽골의 사례에서는 주로 국제결혼으로인한 피해자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브로커의 사기, 폭력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가 국제결혼현상에 적극 개입하여 피해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필리핀도 이주여성의 폭력피해가 심각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주여성을 직접 만나 인터뷰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의 인권침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려냈다.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소유물로 취급되고, 가사도우미, 성도우미로 자리매김하는 현상을 방치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베트남, 중국, 몽골, 필리핀의 발제의 경우, 각국의 이주여성들이 겪는 인권침해와 물질적 피해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는 했지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발제는 없어 아쉬운 시간들이었다.


이후 대만, 일본의 사례를 들으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었다.


대만의 경우 불법적인 중개업소뿐아니라 중개업소자체를 국가에서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없도록 강하게 규제하고 있었다. 즉 결혼에 있어 이윤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식이 강하게 있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대만의 경우 국제결혼을 위한 여성의 송출국이 아니라, 유입국으로서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지점이 많았다. 또한 대만이 한 때 사회주의국가이기도 했음도 결혼 등에 자본이 개입될 수 없음을 강하게 배척한 역사적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발제자는 자유의사에 따른 국제결혼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과연.. 현실적으로 그런 부분은 소수일 수밖에 없을거란 생각이 들긴했다. 아직 이민법이 없어 국제결혼을 한 이주남성, 여성에 대한 권리와 보호방안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최근 제정을 위한 운동을 통해 모든 폭력으로부터의 근절과 선거에 투표할 권리를 시민단체에서는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사례를 발표한 발제자는 발제자 본인이 이주여성정책의 피해자라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두 딸 중 첫째 딸은 일본인과 결혼하기 전에 낳았다하여 일본국적을 취득할 수 없었음을 고백하면서 이주여성에 대한 법적, 시민적, 사회. 경제적 권리가 당연시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국제결혼을 필리핀 여성들이 선택하는 주요요인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실제로 결혼 후 경제적 궁핍, 폭력, 시민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대로 오는 사회적 권리 박탈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가로부터 피해를 입고, 비주류로 전락되고 있으며,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역설하면서 국제적인 여성의 연대가 절실함을 호소하였다.


나는 대만과 일본의 사례를 들으면서 여러 가지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는데,

우선 여성이 남성에게 예속되지 않고 평등하기 위한 노력은 국제적이어야 한다는 것

둘째 국제결혼 관련된 폭력, 차별, 착취를 근절하기 위한 국제사회, 해당국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상업적 국제결혼정보업소근절도 여기에 포함)

그리고 세계적으로 가난한 계층이 계속 가난해지는 현상,

여성들의 빈곤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 속에 경제적 어려움의 탈출구로서 국제결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는 분명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묘하게 결합되어

전세계의 여성을 억압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관심과 고민을 가지고

모여있는 국제여성연대기구가 있는지 혹은 그런 기구를 만들기위해 고민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 질문할 수 없었다.


사실 그러한 기구와 그러한 활동은 앞으로 나의 몫, 우리의 몫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날 진행되는 전략회의에도 참여하고 싶었지만, 다른 일정으로 아쉽게 돌아왔다. 새삼 열변을 토하며 발표했던 발제자, 그리고 청중들이 앞으로 새 세상을 만드는 동력이 되리라 생각하니 괜히 가슴이 뛰고 설레었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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