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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여성관련행사

1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10/14
    사랑에 대하여(3)
    푸른들판
  2. 2009/06/11
    일어나요, 우리
    푸른들판
  3. 2009/05/19
    전기하와 방가방가시스터즈
    푸른들판
  4. 2009/05/13
    고 장자연 사건 그후
    푸른들판
  5. 2009/04/15
    생명, 평화, 나눔에 취하다!(4)
    푸른들판
  6. 2009/04/09
    아이에게 주는 작은 선물(9)
    푸른들판
  7. 2009/04/03
    4월13일떡을 드려요~~(마포구 ngo활동가에게)(4)
    푸른들판
  8. 2009/03/19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8)
    푸른들판
  9. 2006/12/13
    운동사회 성폭력, 아니 여성을 이야기하다(17)
    푸른들판
  10. 2006/12/12
    오늘5시, 운동사회성폭력토론회(3)
    푸른들판

사랑에 대하여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었다.
고전이라 전에도 읽었는데, 이번에 새로 읽으면서 내용을 다시 진지하게 접하는 느낌이다.
 
 
저자의 말처럼 '사랑'은 '인간 존재의 문제에 관한 신중한 대답'이다. 
그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이렇게 풀어보았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 그 세상 속의 인간 모두 변한다. 인간이 하는 사랑 또한 변한다. 중요한 것은 세상 끝날 때까지 상대가 현재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람, 존재와 만날 기회를 주고, 세상 속의 어떤 희열, 고난, 고통 속에서도 돌아올 터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또한 자신도 상대에게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기댈 수 있음을 믿는 것이다. 세상 속에서 실감나게 경험한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의 성장을 위해 공유하는 것이다'  new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결혼'이라는 제도는 참으로 상대를 제대로 사랑할 수 없게 꽉 막혀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를 결혼 속에 한 사람만을 사랑하라고 강요하고, 그것을 실행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멸시, 처단하는 결혼 제도... 이것은 왜 생겼을까? 사유재산의 보호? 혈통의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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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요, 우리

장자연 언니와 함께 일어나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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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하와 방가방가시스터즈

제목 : 싸구려 신문
편곡 및 노래 : 전기하와 방가방가시스터즈
* 고장자연씨 죽음에 대한 수사가 재개되어 납득할만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우린 계속 이 노래를 불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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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 사건 그후

장자연 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시끌시끌하기만 했을 뿐 무엇이 달라졌는가?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경찰의 태도에 답답함을 넘어 분노가 쌓이는 지금,

그래도 다시 한 번 '경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요구한다. 이 목소리를 더이상 못들은

척 하지 말기를 바란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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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평화, 나눔에 취하다!

3시간 가까이 친구로, 단체 활동가로 만나고 오다.

서울역사박물관을 지나  나눔문화까지 가는 길에서 만난 들꽃들, 나무들의 향기에 취해

건물로 들어가기 전부터 제 맘은 설렜더랬다.

 

이 곳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어떤 모습을 하고 나를 맞이할까?

 

참사람이 사는 법

 

손해 보더라도 착하게

친절하게 살자

 

상처받더라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살자

 

좀 더디 가더라도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살자

 

우리 삶은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하늘을 상대로 하는 것

 

우리 일은 세상의 빛을 보기보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것

 

나눔문화 소개지에 나와있는 시다. 소개지를 펼치면 큰 글씨로 이렇게 쓰여있다.

'나눔문화는 참사람의 숲을 이루어 생명 평화 나눔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개개인 속에 숨쉬고 있는 빛을 발산하게 하여 참사람으로 거듭나는 것

참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타인과 사회를 돌아볼 수 있다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자본주의,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거짓 욕망을 벗어던지고

낮아지는 자세로, 함께 하는 즐거움으로, 덜 갖고, 덜 욕망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생명, 평화, 나눔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지향을 가진 단체

 

내가 만난 나눔문화 최재희 연구원의 여러 이야기는 내 맘 속에 이렇게 다가왔다.

 

 



지선: 재희야, 니가 나눔문화 활동가가 된 지 벌써 7년째가 되어간다구? 오호~~ 대단한데... 니가 오래 일하는 이유는 뭘까?

 

재희: 일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느낌을 가져. 요즘 몸이 아파서 걱정이긴 하지만....

 

지선: 그러고보니 피부가 울긋불긋하네... 너무 무리해서 그런 거 아냐? 거의 매일 야근하면서 충전되고 있다니 이상한 것 같은데...

 

재희: 그래... 요새 내 몸이 내 말을 안듣는 건 사실이야. 피부 나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 놀래고 있어.

 

지선: 충전되고 있단 말은 듣기 좋은데, 몸도 생각해^^ 그래야 오래, 더 오래 일하지~~

 

재희: 그래 알았어^^ 방금 이야기한 일하는 공간에서의 충전은 일상 속에서도 되고있지만 일년에 두 번 가는 '연구원정진'을 통해서도 충전이 되고 있어. 열흘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깊이있는 토론, 서로에 대한 귀와 맘을 여는 작업, 서로 서로의 허기진 부분을 채워가는 작업이 이 기간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우리에게 이 기간은 매우 중요해.

작년엔 여름에는 부득이 거리에서 정진을 했는데, 그렇게 한 번 건너뛰니까 하반기에 무척 아쉽더라고.  

 

지선: 그랬구나. 9박 10일로 25명의 연구원들이 모두 시간을 뺀다는 것.... 정말 대단한데... 그것도 1년에 두 번이나...

        (육아를 겸하고 있는 연구원은 없단다. 그래서 가능한 건가? 난 2박 3일빼는 것도 대단한 결의였는데... )

 

재희: 나눔문화는 생활공동체를 지향하는 곳이야. 그러니까 서로에 대해 깊이 알고,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공동체를 실현할 지 고민을 지난하게 하는 곳이지. 그러기에 그 어떤 일보다 이 일이 중요한 거야.

        개개인이 자기 사업을 잘 해내는 게, 일상적인 활동을 잘 마치는 건 두 번째 문제지. 우리는 사업을 평가할 때도 개인이 이 사업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가 보다 이 사업을 서로 함께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가, 느리더라도 당장의 성과는 나오지 않더라도 얼마나 사람들과 소통하며 함께 가고자 했는가를 중요시하지.

       일을 잘 하는 사람 중에서 그 사업만 잘 해내고 다른 기여는 못하고 소통하려 하지 않을 때 그 사람은 결국 떠나더라구.

       내 일을 쌈박하게 잘해내겠다는 욕심만 있는 사람은 결국 단체 안에서 성장하지 못하더라구. 다음 일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지선: 음....

 

재희: 이 이야기는 조심스럽지만 할께. 연구원들은 나눔문화에서 일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순명'이라고도 해. 개인이 드러나기 보다는 조직이 드러나고. 성과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것을 지향하지. 일종의 생활공동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

 

지선: 생활공동체라... 그렇다면 회원들에게도 그런 마음으로 다가가는 거야?

 

재희: 그럴려고 노력해. 그러나 일반회원들에게 그런 마음과 자세를 강요하지는 않으려고 해. 각자 나눔문화를 후원하고 지지하는 이유는 다를테니까. 하지만 우리가 재벌기업과 정부의 돈을 받지 않고 자발적인 후원자, 후원그룹의 돈만을 받기에 우리에게는 회원들의 욕구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과제야.

        그래서  회원총회도 모든 회원들에게 열어놓고 사전에 소통하고 준비하느라 3월까지는 정신이 없어. 많은 회원들이 총회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올해는 첫 나눔포럼과 연계해서 진행했어. 100여분의 회원님이 참여한 소중한 자리였지.

 

지선: 그래서 나도 늦게 만나주었구나. 약간 서운했지만, 이제 이해할께^^  겨울 연구원정진을 다녀와서 바로 회원들을 만날 준비라... 정신이 없을 수밖에 없었겠어. 연관해서 나눔문화 회원사업에 참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하는데(회원들과 소통하는 방식, 홍보 문구, 이미지 등) 어떻게 회원섬김팀이 운영되고 있고, 회원들 현황은 어떤지 궁금해.

 

재희: 본격적으로 회원배가운동을 한 건 2004년부터였어. 그전엔 알음알음 아는 분들만 회원이었기에 3~400명정도였지. 그런데 그 후원금만으로는 단체 운영이 안되는거야. 지금도 적자지만 그 때는 거의 너무 힘들었거든. 그래서 회원확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했어. 지금은 1400여분의 회원이 함께 하고 있어. '나눔문화 회원'은 말그대로 매월 또는 일시에 회비를 납부하는 분들이야. 오랫동안 회비납부를 않거나 참여의사가 없으신 분들은 의사를 여쭤봐서 후원중단으로 조정하기도 해.

 

회원섬김팀원 같은 경우는 5명이 일하는데, 다른 팀에서 일하는 연구원들도 모두 회원섬김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만큼 회비를 내고 관심과 애정을 갖고 꾸준히 함께 하는 '사람' 나눔문화 회원 한분 한분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연구원들이 섬기는 마음으로 하려는거지.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누구나 회원섬김팀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만큼 매우 중요한 팀이라는 인식이 있지. 올 한해 회원배가 모토, 이미지, 목적, 목표 등은 모두가 같이 고민해. 너무나 중요한 사안이고, 총회에서도 중요한 안건이니까. 그래서 올해 '한뼘만 더' 활동도 모두가 머리를 짜매서 나온 거야. 여기에 회원들이 직접 동참하고, 연구원들이 모집하고, 그런 과정에서 많은 성과가 이뤄졌다고 생각해.

 

 

'순명'이라는 말이 '나눔문화'를 설명하는 큰 고리임을 느낀다. 

 

'나의 욕망, 꿈조차 내가 만들어낸 게 아닐 수 있다' 라는 이야기.

생명, 평화, 나눔을 위해 기존의 자신의 꿈조차 버릴 수 있으려는 의지, 각오.

그것을 '순명'이라 표현하지 않고 뭐가 더 있을까?

약간 종교단체 필이 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나누는 공동체 삶을 위해

그들이 말하는 '다르게, 다르게'란 표현이 이런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나눔문화의 다섯번 째 원칙은 이렇다.

'실적보다 사람 중심으로, 좋은 일을 사이좋게 합니다'

 

나눔문화의 회원배가운동의 성과, 회원과 소통하는 멋진 방식에 놀라서 만나고 싶었지만,

상담소 회원소통에 뭔가 배울 점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 만났지만

돌아오는 내 맘 속엔 이 단체와 사이좋게 소통하며, 좋은 일을 나누며 하고 싶단 연대의 마음이 더 크게 남았다.

'사람 중심으로' '좋은 일을 사이좋게, 나직하게', '참사람 공동체'를 지향하는 그들의 거친 손을 마주 잡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쌈박한 운동방식은 순간순간 몇몇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닌

진정 조직의 지향에 동의하고, 그 지향을 삶의 목표로 실천하며, 끝까지 함께 하고자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절박함이

하나 하나 모여 이뤄진 것이라는 믿음.

음... 좀 느린 사람도, 좀 빠른 사람도 서로서로 자신의 템포를 조절하며 맞추어 사이좋게 가려고 하는 그들의

향기에 나도 좀 취했나 보다.

 

이 취한 느낌이 아무래도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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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주는 작은 선물


어제 아이 이름을 상담소 후원회원명단에 올렸다.

요즘 자녀들에게 종잣돈 마련을 위한 통장 선물이 유행이라지?

워낙 유행과는 거리가 먼 나이기에

난 현이에게 뭔가 다른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더불어 사는 삶, 좀 더 멋진 삶, 차별과 폭력이 사라진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어릴 때부터 기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것.

자신의 것을 나누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하고, 우정을 맺고

상대의 아픔이, 배고픔이 나와 매우 연관됨을 깨닫는 삶을

선물해주고 싶다.

 

아직은 엄마, 아빠밖에 발음하지 못하는 아이지만,

언젠가 좀 더 의사표현을 할 시기가 오고, 대화가 될 때

이 선물의 의미를 더 깊이 이야기나누고 싶다.

 

아침 식탁에서 현이에게

" 엄마가 현이에게 작은 선물을 했어. 상담소에 매달 기부하는 회원이 되는 선물~

  기쁘니?"

현이는 유심히 듣더니만,

" 응" 하고 말해준다.

그 의미가 설마 내 말을 알아듣고 긍정의 의미를 표현한 것은 아니겠지만

바로 뭔가라도 이야기해줌에 얼마나 기뻤던지!

 

나의 작은 선물이

먼 훗날 현이가 자랐을 때, 큰 기쁨이 되기를, 너무나 행복해하기를

바라는 건 오바일까?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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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3일떡을 드려요~~(마포구 ngo활동가에게)

“4월 13일, 떡을 들고 찾아갑니다”

 KSVRC 생일을 축하하는 찾아가는 사랑의 떡차

 

     

상담소가 18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1991년 4월 13일은 많은 언니, 엄마, 선배들의 열정 속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씩씩하게 태어난 날입니다. 창립기념일, 개교기념일처럼 상담소 문을 하루 닫는 건 아니고요 ^^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 날을 풍성하게 즐깁니다. 그것은 바로, 떡을 이웃들과 나누는 것! 상담소가 마포구 합정동으로 이사온 이래로 매년 4월 13일이 되면 시루떡 백설기 절편 등을 한 가득 지어서 동네에 있는 주민, 가게, 그리고 마포구 일대에 있는 NGO 단체들, 그리고 우리가 가끔은 싸울 일도 많은 구청과 동사무소 분들에게 배달하고 있습니다.

뜨겁게 김이 나는 떡을 그릇째 드렸을 때, 답례로 얻어먹은 정성과 사랑도 무지 많았고요 상담소가 한해 한해 씩씩하게 활동하고 자라가는 모습을 잘 지켜봐주시니 감사하고요. 덕분에 상담소는 힘을 얻고 또 한해를 건강히 보내고요.

18번째 생일에는 마포구에 계신 회원님들을 찾아갑니다! 전국 곳곳으로 찾아 뵙고 싶지만, 아직은 사정상 ^^ 마포구에! 마포구에 직장이나 집이 계신 회원님들의 호출을 기다립니다. 호호 불면서 떡 한 입 떼어 서로 나누어 먹고, 상담소 생일을 축하하는 사진도 한 장!

호출하실 곳은 ksvrc@korea.com / 상담소 홈페이지 공지란 : 댓글로~ / 문자메세지 : 010-2229-0073 (오매 사무국장) / 전화 : 02-338-2890 입니다! 

미리 알려주실 내용은 이름 / 연락처 / 계신 곳의 위치 / 원하는 방문시간대 (1시~3시 / 3시~5시) / 축하메세지!입니다.  

그럼 4월 13일에 마포구, 떡을 들고 찾아갈게요! 많은 신청, 따뜻한 호출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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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자뭇 긴장감이 도는 시 한편을 읽었다.

뜨거운 노래를 땅에 깊이 묻는다라...

나는 나의 뜨거움을 어떻게든 들려주고 싶은데, 내가 이리 편하게 생각하는 걸 보면

깊이 묻을 수밖에 없는 시대적 현실은 지나간 것일까?

그렇지 않은 것일까?

 

연예계에 종사하는 한 여성이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쭈욱 있어왔다.

그리고 소문만 무성한채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해졌다.

 

이제는 웅성거림만 존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문제라면 각자 책임의식을 갖고 현실을 바꿔가면 좋겠다.

이 땅의 언니들이 더이상 생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과 손 붙잡고 함께 걸어가고 싶다.

 

 

 

<유치환의 시>

 

고독은 욕이 되지 않으다.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

 

겨울의 숲으로 오니

그렇게 요조턴 빛갈도

설레이던 몸짓들도

깡그리 거두어 간 기술사의 모자.

앙상한 공허만이

먼 한천 끝가지 잇닿아 있어

차라리

마음 고독한 자의 거닐기에 좋아라.

 

진실로 참되고 옳음이

죽어지고 숨어야 하는 이 계절엔

나의 뜨거운 노래는

여기 언 땅에 깊이 묻으리.

 

아아 나의 이름은 나의 노래.

목숨보다 귀하고 높은 것.

마침내 비굴한 목숨은

눈을 에이고 땅바닥 옥에

무쇠 연자를 돌릴지라도

 

나의 노래는

비도를 치레하기에 앗기지는 않으리.

 

들어 보라

저 거짓의 거리에서 물결 쳐 오는

뭇 구호와 빈 찬양의 헛된 울림을

모두가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소리 맞춰 목청 뽑을지라도

 

여기 진실은 고독히

뜨거운 노래를 땅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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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사회 성폭력, 아니 여성을 이야기하다

어제 있었던 '운동사회내 성폭력, 다시 묻다'토론회에 다녀오겠다는 인사 후

다녀오고나서 오히려 더 복잡해져서 왔기때문에 후기를 안올릴려고 했다.

근데, 은근히 후기를 기다리는 한 분이 있어 왠지 써야겠다는 마음을 다잡았다. ㅋㅋ

역시 관심있는 주제라는 생각~~ 근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우선 토론회는 늦은 5시반부터 시작해서 8시까지 이어졌다.

사실 발제와 토론자가 총 8명이었다는 사실을 보면 알겠지만,

전체 토론은 20여분가량? 그것도 단 3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졌다.

어떤 토론회에 가도 참 아쉬운 것은

전체 토론시간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발제, 토론이 늦게 끝나

나중엔 그냥 형식적으로 두 세 질문 받고 그에 대해 짧게 답하는 형식이 된다는 거였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는 토론 문화에 익숙치 않은 것 같다.

토론회 끝나고 나서 몇몇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토론회 형식을 바꾸지 않는 한 발전적인 논의는 나올 수 없다는 결론을 짓게 됐다.

공개적으로 열려진 토론회 후에 질문나온 부분, 발제. 토론자가 던진 이슈에 대해

더 심도깊은 웤샵형태(둥그렇게 앉아 관련 주제에 고민하는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자리)를 기획하여 이슈를 생산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가 필요할 것 같다.

 

우선, 토론회 진행순서를 보자면

1. 평화- 인권운동, 성폭력 문제에서 얼마나 자유로웠나?

  발제: 윤정은(여성주의저널 '일다' 기자, 평화운동가)

  토론: 최정민(평화인권연대 활동가)

          권김현영(언니네네트워크 운영위원)

2. 성폭력에 대한 운동사회 문제점과 해결과제

  발제: 오매(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토론: 지은(경계를 넘어 활동가)

3. 성폭력 사건 대책활동 과정과 평가

  발제: 보경(운동사회내성폭력근절을위한 활동가모임)

  토론: 염창근(운동사회내성폭력근절을 위한 활동가모임)     



이번 토론회에서는 주로 평화-인권운동영역에서 성폭력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운동사회내의 성폭력 자체를 문제제기하면서 대안을 모색한 부분도 있었지만(권김현영, 오매, 지은) 주된 이야기는 최근 평화운동권 안에 일어난 성폭력사건과 연관지어 이뤄졌다.

(전체 발제 내용과 토론내용을 다 다루기에는 내용이 많아 관련자료가 필요한 사람은

한국성폭력상담소나 운동사회내성폭력근절을위한활동가모임에 자료를 요청하면 좋겠다.)

 

윤정은은

평화인권운동안에서 과연 일상의 평화, 비폭력은 이뤄져왔는지 반문하면서

평화운동은 여성들의 인권을 비롯하여 보다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들의 권리에 대해 얼마나 인권감수성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최정민은

지난 2000년 운동사회성폭력뿌리뽑기 100인위원회 활동속에서 소위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남성들에 의해 100인위와 피해자가 순결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소녀부대로 매도되는 상황 경험. 현재도 달라진 바는 없음. 성찰권력(운동사회 남성들이 여성억압에 대해 성찰했다고 하며서 새롭게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 그리고 그 권력을 남용)에 대해 돌아볼 필요를 언급했다. 

 

권김현영은

운동사회 안에서 폭력, 비폭력에 대한 개념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하며, 그 안에서 성폭력의 문제도 풀어 나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성폭력으로 규정할 수 없지만, 운동사회 안의 연애(사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어떻게 공적인 의사 결정과 행동들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매는

최근에 많이 알려진 두 사건(평화운동 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건)에 대한 여론 분석을 통해 운동사회 속에서 피해자. 여성, 문제제기자인 개인의 목소리가 얼마나 과소평가되어 왔는지 성찰이 필요하고, 성폭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자, 피해자의 발의를 통한 운동사회내의 토론이 활성화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지은은

운동사회 전반의 성폭력에 대한 무지와 남성활동가들의 오만을 지적하면서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위한 교육,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보경은

평화운동사회 내 성폭력사건 대책활동에 대한 과정과 평가를 하면서, 당시 사건을 지원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이에 대한 보완방안등(반성폭력네트워크, 사건지원경험 전수,실명공개) 을 이야기했다.  거기에 보태 성폭력이라 단언할 수 없으나 '연애'를 이용한 성적착취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였다.

 

염창근은

남성중심 운동사회안에서 여성과의 관계와 연애는 성폭력의 연장선상에 있을 수 있음을 말했다. 운동사회에서 많은 남성활동가들은 활동의 중요지점을 차지하면서 인맥을 통한 권력을 만들어 간다면서 '평화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남성운동가들이 '남성되기(남성역할)'를 포기하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가해자의 실명공개는 꼭 필요하다고 하면서 이것자체가 폭력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운동가가 갖는 사회적 공익과 영향을 고려할 때 실명공개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휴!~ 글을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 이 사람들이 다 자기 이야기를 10분, 5분내에 발표해야 했으니 상황이 어떠했으리라 짐작이 되리라.

 

이런 상황이었기에 많은 이야기들은 나왔지만 정리되지 못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논의를 모아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성폭력에 대한 개념정의부터 다시 해야되는 것 아니냐, 운동사회라고 지칭되는 것이 불편하다, 폭력에 대해 폭력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이 필요한 것 아닌가 등등의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나도 한 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기본적으로 윤정은이 언급한

평화를 비롯한 운동은 과정이고, 현재진행형이라는 부분에 동의하면서

성폭력논의에 있어서도 어떤 정해진 절차와 가해자 처벌이 중요한 것이기보다는

운동사회내에서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일상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느리더라도 공동체의 문제로 성폭력을 바라보고 다같이 해결하고자하는 토론과정이

중요함을 말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몇몇 발제자, 특히 염창근이 언급한 실명공개는 필수적이라는 등의

논의 과정보다 해결방식을 먼저 만들어 놓는 방식은

성폭력 해결에 있어 토론되지 못하게 하고, 

성폭력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묻히게 만들 수 있음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염창근과 윤정은은

운동사회활동가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사안에 따라 논의는 필요하겠지만

실명공개는 하나의 절차로 받아들여야 함을 말했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내 질문의 의도를 잘 전달하지 못해서 그런지

발제자들은 내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나중에 뒤풀이에서 염창근과 대화를 하면서

그도 논의과정이 중요하고 토론문화가 중요하다는 부분에 동의하면서

토론에서는 일부러 강하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상황을 보건데, 논의가 소통되지 못한 점, 이후 대안을 위한 논의에 대한 상이 보이지 않는 점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사회내의 남성성, 남성활동가가 가진 권력을

거기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성폭력, 여성차별 등등)을

운동사회내 공동체 구성원들 각자가  일상적으로 성찰하지 않는 한 

비폭력을 지향하든, 인권을 지향하든, 그 운동사회는 이미 자체적으로

그 지향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성폭력을 무슨 특수한 사건, 특수한 사람들의 일로 볼 것이 아니라

바로 운동사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주요한 이슈로 보아야 한다.

 

폭력반대, 성폭력반대, 여성이슈에 민감하기.

이는 일상적으로 논의되어야 하고, 내부. 외부에서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단체안에서 구성원이면 누구나 참여하도록

여성소설읽기 모임, 여성관련 스터디를 정기적으로 꾸리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휴~~ 대충 이정도로 마치고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

내 생각도 정리하기 힘들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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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시, 운동사회성폭력토론회

 오늘 서울여성플라자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에서 기획한

'운동사회성폭력토론회'가 열린다.

 

'운동사회내의 성폭력', 그리고 일상 속의 여성활동가의 차별

 운동사회내에서 어떤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모색해보는 장이라 하여

 나도 참여하려고 한다.

 

 대안사회를 향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주변을 그리고 스스로를 항상 돌아보면서

 자신의 무지와 아집을 깨뜨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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