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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평화, 나눔에 취하다!

3시간 가까이 친구로, 단체 활동가로 만나고 오다.

서울역사박물관을 지나  나눔문화까지 가는 길에서 만난 들꽃들, 나무들의 향기에 취해

건물로 들어가기 전부터 제 맘은 설렜더랬다.

 

이 곳은 과연 어떤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어떤 모습을 하고 나를 맞이할까?

 

참사람이 사는 법

 

손해 보더라도 착하게

친절하게 살자

 

상처받더라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살자

 

좀 더디 가더라도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살자

 

우리 삶은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하늘을 상대로 하는 것

 

우리 일은 세상의 빛을 보기보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것

 

나눔문화 소개지에 나와있는 시다. 소개지를 펼치면 큰 글씨로 이렇게 쓰여있다.

'나눔문화는 참사람의 숲을 이루어 생명 평화 나눔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개개인 속에 숨쉬고 있는 빛을 발산하게 하여 참사람으로 거듭나는 것

참사람이 되었을 때 비로소 타인과 사회를 돌아볼 수 있다는 마음

그런 마음으로 자본주의, 권력자들이 만들어낸 거짓 욕망을 벗어던지고

낮아지는 자세로, 함께 하는 즐거움으로, 덜 갖고, 덜 욕망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생명, 평화, 나눔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지향을 가진 단체

 

내가 만난 나눔문화 최재희 연구원의 여러 이야기는 내 맘 속에 이렇게 다가왔다.

 

 



지선: 재희야, 니가 나눔문화 활동가가 된 지 벌써 7년째가 되어간다구? 오호~~ 대단한데... 니가 오래 일하는 이유는 뭘까?

 

재희: 일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느낌을 가져. 요즘 몸이 아파서 걱정이긴 하지만....

 

지선: 그러고보니 피부가 울긋불긋하네... 너무 무리해서 그런 거 아냐? 거의 매일 야근하면서 충전되고 있다니 이상한 것 같은데...

 

재희: 그래... 요새 내 몸이 내 말을 안듣는 건 사실이야. 피부 나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 놀래고 있어.

 

지선: 충전되고 있단 말은 듣기 좋은데, 몸도 생각해^^ 그래야 오래, 더 오래 일하지~~

 

재희: 그래 알았어^^ 방금 이야기한 일하는 공간에서의 충전은 일상 속에서도 되고있지만 일년에 두 번 가는 '연구원정진'을 통해서도 충전이 되고 있어. 열흘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깊이있는 토론, 서로에 대한 귀와 맘을 여는 작업, 서로 서로의 허기진 부분을 채워가는 작업이 이 기간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우리에게 이 기간은 매우 중요해.

작년엔 여름에는 부득이 거리에서 정진을 했는데, 그렇게 한 번 건너뛰니까 하반기에 무척 아쉽더라고.  

 

지선: 그랬구나. 9박 10일로 25명의 연구원들이 모두 시간을 뺀다는 것.... 정말 대단한데... 그것도 1년에 두 번이나...

        (육아를 겸하고 있는 연구원은 없단다. 그래서 가능한 건가? 난 2박 3일빼는 것도 대단한 결의였는데... )

 

재희: 나눔문화는 생활공동체를 지향하는 곳이야. 그러니까 서로에 대해 깊이 알고,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공동체를 실현할 지 고민을 지난하게 하는 곳이지. 그러기에 그 어떤 일보다 이 일이 중요한 거야.

        개개인이 자기 사업을 잘 해내는 게, 일상적인 활동을 잘 마치는 건 두 번째 문제지. 우리는 사업을 평가할 때도 개인이 이 사업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가 보다 이 사업을 서로 함께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가, 느리더라도 당장의 성과는 나오지 않더라도 얼마나 사람들과 소통하며 함께 가고자 했는가를 중요시하지.

       일을 잘 하는 사람 중에서 그 사업만 잘 해내고 다른 기여는 못하고 소통하려 하지 않을 때 그 사람은 결국 떠나더라구.

       내 일을 쌈박하게 잘해내겠다는 욕심만 있는 사람은 결국 단체 안에서 성장하지 못하더라구. 다음 일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지선: 음....

 

재희: 이 이야기는 조심스럽지만 할께. 연구원들은 나눔문화에서 일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순명'이라고도 해. 개인이 드러나기 보다는 조직이 드러나고. 성과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것을 지향하지. 일종의 생활공동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

 

지선: 생활공동체라... 그렇다면 회원들에게도 그런 마음으로 다가가는 거야?

 

재희: 그럴려고 노력해. 그러나 일반회원들에게 그런 마음과 자세를 강요하지는 않으려고 해. 각자 나눔문화를 후원하고 지지하는 이유는 다를테니까. 하지만 우리가 재벌기업과 정부의 돈을 받지 않고 자발적인 후원자, 후원그룹의 돈만을 받기에 우리에게는 회원들의 욕구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한 과제야.

        그래서  회원총회도 모든 회원들에게 열어놓고 사전에 소통하고 준비하느라 3월까지는 정신이 없어. 많은 회원들이 총회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올해는 첫 나눔포럼과 연계해서 진행했어. 100여분의 회원님이 참여한 소중한 자리였지.

 

지선: 그래서 나도 늦게 만나주었구나. 약간 서운했지만, 이제 이해할께^^  겨울 연구원정진을 다녀와서 바로 회원들을 만날 준비라... 정신이 없을 수밖에 없었겠어. 연관해서 나눔문화 회원사업에 참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하는데(회원들과 소통하는 방식, 홍보 문구, 이미지 등) 어떻게 회원섬김팀이 운영되고 있고, 회원들 현황은 어떤지 궁금해.

 

재희: 본격적으로 회원배가운동을 한 건 2004년부터였어. 그전엔 알음알음 아는 분들만 회원이었기에 3~400명정도였지. 그런데 그 후원금만으로는 단체 운영이 안되는거야. 지금도 적자지만 그 때는 거의 너무 힘들었거든. 그래서 회원확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했어. 지금은 1400여분의 회원이 함께 하고 있어. '나눔문화 회원'은 말그대로 매월 또는 일시에 회비를 납부하는 분들이야. 오랫동안 회비납부를 않거나 참여의사가 없으신 분들은 의사를 여쭤봐서 후원중단으로 조정하기도 해.

 

회원섬김팀원 같은 경우는 5명이 일하는데, 다른 팀에서 일하는 연구원들도 모두 회원섬김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만큼 회비를 내고 관심과 애정을 갖고 꾸준히 함께 하는 '사람' 나눔문화 회원 한분 한분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연구원들이 섬기는 마음으로 하려는거지.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누구나 회원섬김팀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만큼 매우 중요한 팀이라는 인식이 있지. 올 한해 회원배가 모토, 이미지, 목적, 목표 등은 모두가 같이 고민해. 너무나 중요한 사안이고, 총회에서도 중요한 안건이니까. 그래서 올해 '한뼘만 더' 활동도 모두가 머리를 짜매서 나온 거야. 여기에 회원들이 직접 동참하고, 연구원들이 모집하고, 그런 과정에서 많은 성과가 이뤄졌다고 생각해.

 

 

'순명'이라는 말이 '나눔문화'를 설명하는 큰 고리임을 느낀다. 

 

'나의 욕망, 꿈조차 내가 만들어낸 게 아닐 수 있다' 라는 이야기.

생명, 평화, 나눔을 위해 기존의 자신의 꿈조차 버릴 수 있으려는 의지, 각오.

그것을 '순명'이라 표현하지 않고 뭐가 더 있을까?

약간 종교단체 필이 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나누는 공동체 삶을 위해

그들이 말하는 '다르게, 다르게'란 표현이 이런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나눔문화의 다섯번 째 원칙은 이렇다.

'실적보다 사람 중심으로, 좋은 일을 사이좋게 합니다'

 

나눔문화의 회원배가운동의 성과, 회원과 소통하는 멋진 방식에 놀라서 만나고 싶었지만,

상담소 회원소통에 뭔가 배울 점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 만났지만

돌아오는 내 맘 속엔 이 단체와 사이좋게 소통하며, 좋은 일을 나누며 하고 싶단 연대의 마음이 더 크게 남았다.

'사람 중심으로' '좋은 일을 사이좋게, 나직하게', '참사람 공동체'를 지향하는 그들의 거친 손을 마주 잡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쌈박한 운동방식은 순간순간 몇몇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닌

진정 조직의 지향에 동의하고, 그 지향을 삶의 목표로 실천하며, 끝까지 함께 하고자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절박함이

하나 하나 모여 이뤄진 것이라는 믿음.

음... 좀 느린 사람도, 좀 빠른 사람도 서로서로 자신의 템포를 조절하며 맞추어 사이좋게 가려고 하는 그들의

향기에 나도 좀 취했나 보다.

 

이 취한 느낌이 아무래도 오래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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