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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이병률

#022 끌림

파리의 어느 까페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에게 직업을 물은 적이 있다.
청년은 대답하기를, 자신의 직업은 파리를 여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리 토박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파리를 여행하는 게 일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그러면 그 여행 경비는 어떻게 버느냐고 했더니 틈틈이 막노동 일을 하면서 그 수입으로 에펠 탑도 올라가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도 간다고 말했다.
여행이라고 하기엔 뭣할 정도로 가는 곳엘 가고 또 가고 하는 사람...

#024 나는 간다

... 허파로 숨을 쉬어야 하는 고래가 아플 적에 친구 고래가 아픈 고래를 수면까지 밀어올려서 숨을 쉬게 해 준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026 내일과 다음 생 가운데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다!'
티베트 속담이다.

#048 뒤

...동유럽의 한 사진작가의 작업이 고스란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 작가는 '이사 가고 난 후의 집'을 인화지에 옮기는 작업을 몇 년에 걸쳐서 하고 있던 작가로 그의 작품엔 이사를 떠난 직후의 휑한, 빈 방들이 등장한다.........그 사진이 매혹적일 수 있었던 건 역시 '돌아봄' 때문이었다. 이사를 마친 텅 빈 공간을 낮은 앵글로 돌아보다 가슴 한 가운데가 자꾸 허물어져 내리는 기분 때문에 그냥 그 텅 빈 공간 안으로 걸어들어가 살림을 차리고 싶은 충동. 그랬다, 그런 매혹을 그 사진은 담고 있었다.

#063 당신이 머물고 싶은 만큼

....(티베트는) 사람들의 성씨도 아버지나 어머니의 그것을 따르지 않는데 주류를 이루는 성씨는 모두 일곱 개로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월요일에 난 아이는 달, 화요일에 난 아이는 명마(名馬)를 일컫는 형마, 수요일은 바람, 목요일은 '날다'의 의미인 푸부, 금요일은 별, 토요일은 횃불, 일요일은 해다.
사람에 따라 보통 서너 개의 이름이 있고 많은 경우엔 수십 개의 이름을 가지고 살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랜 세월 이어오던 일처다부나 일부다처에서 오는 자연스런 현상임과 동시에 가계도의 혼선을 의미한다.

#067 케 세라세라

...
멋있는 사람은 아무렇게나 살아도 멋있다.
안 씻는 사람 안 씻어도 멋있다. 일생 정리정돈 못하는 사람은 그게 머이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너 같은 사람은 그것도 그대로 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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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한 글 치고, '정보'가 중요시 되지 않는 것들이 없는데

정보와는 매우 무관했던 책.

단지 작가가 라디오 작가를 했던 탓인지 좀 간질간질해서 아쉬웠음.

그리고 표지는 왜 흰색으로 쌌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움.

겉지 빼는 게 더 예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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